사악한 자매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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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기억났다. 나와 언니 둘 중 하나는 악마다.”

 


<사악한 자매>는 베스트셀러 <마쉬왕의 딸> 작가인 카렌 디온느의 신작이다. 등장인물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촘촘한 스토리가 장점인 카렌 디온느의 글이라 이번 책 또한 많은 독자들의 기대를 받았다. 전작을 워낙 재미있게 읽은 터라 신작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아니나 다를까 책의 첫장을 펼치는 순간, 카렌 디온느가 구축한 또 하나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가슴이 쿵쿵 뛰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서류철을 테이블에 놓고 청바지에 손을 닦은 다음 덜덜 떠는 다리 위에 손을 얹어 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난 어머니를 쐈는데. 내가 죽였는데. 내가 했다는 걸 알고 있단 말이다. 라이플을 들고 어머니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서 있는 내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았는데.

<사악한 자매>, 30p

 

주인공 레이첼의 기억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자신이 총기 사고로 부모님을 죽게 했다고 믿는 레이첼. 부모님을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무려 15년 동안이라 그녀를 괴롭힌다. 스스로를 정신병원에 가둔 채 무려 15년을 살았던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부모님의 살해 사건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된다. ‘진실을 찾고자 미시간주 어퍼 반도의 숲속에 있는 집으로 향한다.

 


언니 말이 맞아. 내가 죽였어.”

그 말을 하는 게 너무나 아팠다.

<사악한 자매>, 297p



 




<사악한 자매>는 주인공인 레이첼과 엄마 제니의 시점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준다. 작가의 의도겠지만 레이첼에게도 언니인 다이애나가 있으며, 엄마인 제니에게도 여동생 샬롯이 있다. 책의 제목이 사악한 자매인 터라, 독자로서는 과연 어떤 자매가 사악하다는 수식어를 붙일 것인지 긴장을 하면서 읽게 된다.

 

엄마 제니는 큰딸 다이애나가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성향을 보이자 이에 대해 염려한다. 이는 큰딸 다이애나에 대한 걱정이면서 동시에 그녀가 동생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작가는 자신의 내면에서 악마를 발견한 부모가 어떤 마음인지, 또 어떤 행동을 하는지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작가는 여느 범죄 스릴러 소설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거나, 잔인한 장면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바탕을 뒀다. 심리 묘사에 초점을 둔 작품이라 자칫 늘어질 수 있는 전개지만, 카렌 디온느 답게 사이코패스를 한 집에 둔 가족들의 모습을 비교적 빠른 속도로 그리고 있어서 책장은 쉬이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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