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미치게 만드는 부모들 - 상처주고 공격하고 지배하려는 부모와 그로부터 벗어나는 법
가타다 다마미 지음, 김수정 옮김 / 윌컴퍼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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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영역을 거리낌 없이 침범하는 것은 본인의 행동이 어디까지나 옳다고 믿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자신은 부모니까 이 정도는 허용된다고 믿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식을 미치게 만드는 부모들>, 29p

 


여행 가방에 아이를 장시간 가둬서 사망하게 만든 엄마.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고 뜨거운 프라이팬에 손을 지진 아빠. 최근 대한민국을 분노로 들끓게 만든 사건의 주인공들은 놀랍게도 모두 '엄마', '아빠'라는 이름을 하고 있었다. 아이의 목에 쇠사슬을 채우고 동물처럼 키운 엄마의 심리는 무엇이었을까? 아이에게 폭언을 하며 도망가지 못하도록 한 아빠에게 부정은 존재하는 것일까?

 

오사카 대학교에서 범죄 심리학을 공부한 저자 가타다 다마미는 <자식을 미치게 만드는 부모들>이라는 책을 통해 부모의 행동이 자식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소개한다. 1장에서는 자식을 대하는 부모의 여러가지 양상을 소개하며, 2장에서는 그 이유를 분석한다. 3장에서는 이러한 행동들이 자식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하고, 4장에서는 이에 맞는 해법을 제시한다.

 

자식에게 폭언을 하는 부모는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니까 자식에게 무슨 말을 해도 괜찮다고 착각하고 있어서 그러한 폭언이 얼마나 자식에게 상처를 주는지 상상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심한 말로 자식을 야단친다<자식을 미치게 만드는 부모들>, 55p

 

저자가 1장을 통해 소개하는 부모의 유형은 가정 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부모의 유형이기도 하다. 자식에게 규칙을 강요하거나 지배하려는 부모, 자식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는 부모, 체면 때문에 허레허식에 집착하는 부모, 결혼을 강요하는 부모, 자식에게 폭언을 하는 부모, 형제자매를 차별하는 부모 등 여러 유형의 부모가 등장한다. 나의 부모가 한 유형에 속하지는 않더라도, 신문, TV를 통해서 접한 부모의 유형을 너무나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어떻게'에 주목한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 자식을 미치게 만드는 것일까. 저자는 자식에 대한 숨겨진 지배 욕구와 준만큼 돌려받고 싶은 투자심리, 학대의 대물림, '자식은 내 것'이라는 소유의식, '나는 부모니까 괜찮다'라는 특권의식, 부모는 무조건 옳다는 신념 등을 이야기 한다. 이런 부모의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낮은 자존감, 과도한 헌신, 강한 죄책감, 자해행동, 약자 괴롭힘 등의 행동 양상을 보이는데, 아이들이 자라서 부모가 되었을 경우 같은 행동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것인데, 저자는 '부모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제법 단호한 어조로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토록 공격적인 부모가 자식의 마음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므로, 언젠가는 자신의 아픔을 이해해줄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라는 것이다. 또한 부모에게 분노나 증오를 품어도 되며, 부모라고 무조건 용서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용서하려고 애쓰는 마음이 더 마음의 상처를 곪게 만든다는 작가의 조언을 꽤나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작가는 모든 악의 근원을 '부모의 소유의식'이라고 이야기 한다. 자식과 부모는 별개의 인격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그것이야 말로 자식을 공격하지 않는 부모의 첫걸음이라고 조언한다. 더 이상 뉴스를 통해 자식에게 상처를 주는 부모의 모습을 접하지 않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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