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디테일 -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한 끗 디테일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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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여행을 할 때에도 중점적으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각기 다를 터. 누구는 문화유적지를, 또 다른 누구는 맛집을 여행의 테마로 삼는다. 마케터이자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생각노트의 여행 테마는 디테일이다. 그가 여행을 하면서 기록해 두었던 수많은 기록들에 디테일이라는 주제가 관통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 년 동안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 전통과 현대가 적절히 버무려진 도시에서 생각노트는 무엇을 기록했을까. 그의 공부 노트를 차곡차곡 모아서 엮은 <교토의 디테일>에는 마케터가 아닌 고객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교토가 담겨있다. 그가 교토에서 마주한 상점, 상품, 그리고 서비스는 하나 같이 고객의 시선이고 바꿔 말하자면 고객이 느끼기에 배려라고 느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는 이것이 바로 디테일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도쿄의 디테일이 기획에 의해 드러나는 디테일이라면, 교토의 디테일은 태도맥락에 의해 드러나는 디테일이 많았고, 도쿄의 디테일이 세련된디테일이라면, 교토의 디테일은 담백한디테일이었으며, 도쿄의 디테일이 기발한디테일이라면, 교토의 디테일은 은은한디테일이었고, 도쿄의 디테일이 뜨는디테일이라면, 교토의 디테일은 유지되는디테일이었습니다. 19p




 

저자가 교토에서 발견한 것들은 생각보다 소소하고 일상적이다.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기발함보다는 따뜻한 배려와 은은함 감동이 담겨있다. 예를 들어, 공항에 버려진 우산을 재활용 하여 필요한 관광객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놓는 서비스, 관광지까지 가는 방법을 버스 안 디스플레이로 볼 수 있도록 해놓는 서비스가 그렇다. 엄청 기발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배려로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의 기분마저도 좋게 만드는 배려. 저자가 말하는 디테일의 대부분은 이렇게 선하고, 따뜻한 디테일이다.

 

들어올 때부터 나갈 때까지 고객의 맥락을 파악해 준비해 둔 디테일이 참 대단해 보였습니다. 물통의 물방울이 떨어질까 봐 수건을 깔고 물통을 올려놓는 섬세함, 다른 손님 때문에 방해되지 않도록 간이 칸막이를 쳐 주는 센스, 갑작스럽게 내린 비에 손님이 당황하지 않도록 우산을 준비해 놓은 배려. 하나같이 감동 포인트였습니다. 전혀 기대하지 않던 동네의 한 조그만 식당에는 고객을 향한 따뜻한 배려가 가득 놓여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기분 좋게 오후 일정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155p

 




<교토의 디테일>디테일이라는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이 담겨있다. 무언가를 디테일하게 바라보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한 독자들(그가 고객이든 마케터이든 관계없이 말이다.)에게 관점의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 책 자체도 누드 사철 제본 형식이라 좌우로 가볍게 펼쳐지는데, 이 또한 독자를 배려한 소소한 디테일 아닌가. 디테일의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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