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의 대표 궁금증 89가지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한 것 투성이인 우리 아이의 행동
김지은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0년 6월

비혼을 결심하면서 자연스럽게 출산이나 육아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지만, 지인들이 한창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비자발적 '랜선 이모'가 되어 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접한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 책을 고를 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게 표지와 제목인데, 이 책은 네이밍도 그렇고 표지도 정말 마음에 쏙 들었다. (엄마가 아니라 이모인데도 이렇게 책장을 넘긴 걸 보면!) 

<엄마는 너의 마음이 궁금해>에는 EBS 육아학교에서 아동심리상담전문가가 엄마들과 실시간으로 나눈 89가지의 즉문즉답이 담겨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를 양육함에 있어서 특히 '엄마'의 역할이 중요시 되기 때문에 '좋은 엄마'가 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89가지의 질문을 통해서 아이를 잘 양육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좋은 부모의 모습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 

그냥 저절로 좋은 부모가 되는 일은 없습니다. 부모가 되었다고 갑자기 아이에 대한 모든 지식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의 연령에 따른 발달 과제를 잘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글을 읽는다고 하루아침에 아이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양육 행동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조금씩 알아가고, 이 중 하나라도 적용해보면 어느 날 문득 많이 성장해 있는 부모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초보 엄마들이라면 한번쯤 고민해 봄직한 질문들이 책을 가득 메우고 있다. 육아 바이블 느낌! 손가락을 빨고 손톱을 깨무는 아이, 지나치게 예민한 아이, 언어 능력이 부족한 아이, 떼를 점점 심하게 부리는 아이, 산만하고 거친 아이, 거짓말을 하는 아이 등 아이를 양육하다가 흔하게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에 대한 해답이 담겨 있다. 우리 아이는 왜 엄마 말을 듣지 않는 건지 혹은 성교육은 언제 시켜야 하는 건지 등 ​89가지의 질문 모두 어마무시하게 실용적이고, 해법은 제법 납득 가능한 방식으로 설명되어 있다. 

몸은 어른이지만 감정 표현은 어린아이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을 성인아이(adult child)라고 합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어린 시절의 심리적 문제를 가지고 있어, 어린아이 때의 내가 현재의 내 안에 존재해서 좋은, 나쁘든 지금 하는 모든 일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지요.

중요한 점은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에 '아이'일 때 부모의 역할이 더 큰 파이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아이일 때 바로잡지 못한 습관이나 행동은 성인이 되어서도 남아있게 마련이니, 아이가 '건강한 어린이' 더 나아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게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다수의 부모들이 궁금증과 그에 대한 적절한 해답(육아에 정답은 없다지만)을 접하고 고민해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자세일 테니, 책의 저자인 이영애 아동상담센터 부소장의 말처럼 이제는 아이의 마음에 집중해 보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