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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세스 에이징 - 노화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뇌과학의 힘
대니얼 J. 레비틴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5월
평점 :
일시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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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이가 들어 ‘늙어가는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죽음과 가까워지는 것이고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감퇴하고, 신체적/정서적 능력이 둔화된다는 통념 때문일 것이다. 최근 세대갈등에서 비롯된 노인혐오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노화’가 더더욱 부정적인 의미로 통용되기 시작했다.
정말 노화가 인간의 모든 기능을 서서히 둔하게 만드는 것일까?
<정리하는 뇌>의 저자로 잘 알려진 대니얼 레비틴 교수의 답은 명료하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반드시 감퇴하고, 신체, 정서, 인지적으로 둔화된다는 것은 ‘편견’이라는 것이다. 대니얼 레비틴 교수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기존의 통념을 반박한다.
누구나 스스로 되뇌거나 남들이 우리에게 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리 인생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형성한 기억들의 전후 맥락을 편집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그리고 원래 기억은 사실상 좀 더 흥미진진한 서사에 맞춰서 변질된다.
저자에 따르면 노화로 인한 기억력 감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기존의 노인들의 기억력을 검사하는 연구들의 대부분이 대학교 실험실과 같은 젊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환경에서 진행되고, 또 노인의 생체 리듬상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대에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석세스 에이징>은 제목 그대로 ‘성공적인 노화’를 이야기 한다. 무엇보다 경험이 많은 노인들은 패턴을 알아차리고 향후 결과를 예측하는 기량이 향상된다고 말하며, 노화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을 거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체가 노화하는 대신, 즉 노화의 보상 기전 중 하나로 미래를 예측하는 기량이 생긴다는 것. 노인들의 ‘연륜’을 조금 더 과학적으로 풀어서 설명해서 무척 흥미로웠다.
특히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노인들의 행복지수가 생각보다 높으며, 행복감은 30대 후반에 감소하다가 54세 이후로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한다는 연구조사 결과를 언급한다. 저자는 이러한 결과를 반증하듯 63세에 KFC를 런칭한 할랜드 샌더스, 75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모지스 할머니, 93세 초밥 요리사 오노 지로 등 노후에 자신의 역량을 발휘한 사례를 소개한다.
<석세스 에이징>에는 노후를 위한 현명한 계획을 세우려면 ‘뇌를 단련’해야 하는 기술 즉, 건강한 뇌를 만들기 위한 코치(COACH)원칙이 소개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호기심, 개방성, 관계성, 성실성, 건강한 습관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다섯 가지의 요소 중 성실성을 가장 강조했는데, 다섯 가지 모두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 중요한 요소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노년을 단순히 ‘짐’이라고 치부하기 보다는 ‘자원’으로, 노화를 ‘종말’이 아닌 ‘정점’으로 여겨야 하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젊음과 늙음은 대비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우리들이 완성해 나가야 할 보다 완벽한 모습이 노화라는 것을 이야기 하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