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준비생을 위한 바이블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 작은 가게를 기획합니다
김란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1월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2018년 취업자의 수보다 창업자의 수가 더 빠르게 늘어났다. 아무리 경기가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건축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공간을 만들고 있는 공간 디자이너 '김란'이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를 펴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창업을 하고자 결심한 사람들에게 사업 계획부터 입지, 인테리어, 운영, 홍보까지 자신이 겪은 우여곡절과 노하우를 집약적으로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는 정직한 제목 만큼 창업을 할 때 필요한 공간을 어떻게 꾸미는지 '실전' 노하우가 가득 담겨있다. 부동산에 가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과, 공간 포지셔닝 맵 그리기, 관리 비용과 손익계산서, 예상 수익 계산 등 창업자들이 꼭 알아둬야 할 내용 말이다. 공간 디자이너 김란은 그동안 공간 디자이너로서 활동하며 만나 온 모든 사람들의 안녕을 꿈꾸며 책을 집필했다고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선한 의도로 발행된 책인 만큼,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있잖아. 나는 회사는 다니고 있지만, 너무 막막하고 불안해. 회사에 있는 동안에는 정신없이 일하느라 잘 모르겠다가도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서 겨우 씻고 누워서 불까지 끄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봐. 안 봐도 전혀 상관없고, 나중에 기억나지 않는 것들. 고작 그게 쉬는 시간이야. 그러다가 이제 진짜 자야겠다 싶어서 스마트폰 화면까지 끄고 나면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거야. 내일도 회사 가야 하는구나.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면서 나이만 계속 먹어도 되나? 이러다가 금방 40살 될 거 같아.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35~36p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두번쯤 해봤을 법한 고민을 하고 있는 김란 디자이너의 친구 A. 김란 디자이너는 부동산 계약을 하고 공간을 구하고 나니 더욱 두려움이 커졌다는 친구 A를 자신이 담당하는 '동해안 공간 기반 청년 창업' 사업의 발표회에 초대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아이템으로 공간 창업을 하는 분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친구 A는 그동안 자신이 창업을 하면서 궁금했던 질문들을 하면서, 어렴풋하게만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씩 구체화시키게 된다.

A는 김란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공간 포지셔닝 맵을 만드는 것으로부터 차근차근 서점 창업을 시작한다. 친구 A의 창업 과정을 지켜보면서, 독자들은 창업이 한번에 뚝딱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업 관련 경험이나 예상되는 비용 항목과 원가 구조, 목표 고객, 영업과 판매 방법, 예상 수입 등 신경써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님을 알 수 있게 된다. 한 달 기준 예상 영업 이익(매출이익-운영비-세금)을 계산하는 방법이라든가, 초기 투자금을 산정하는 방법 등은 정말 창업을 해 본 사람들에게서만 배울 수 있는 특급 노하우라는 점도 흥미롭다.

공간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분이라면, 다음 체크리스트를 채워보시길 추천합니다. 서점 또는 카페 등을 방문할 때, 머릿속에 이런 질문이 있으면 공간이 전혀 다르게 보일 거예요. 사진을 많이 찍어 두는 것도 좋지만, 구석구석 관찰해 두면 언젠가 내가 만들 공간 디자인에 좋은 참고가 됩니다. 미스터리 쇼퍼가 된 기분으로 한번 해 보면 어떨까요?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창업 가이드>, 106p

책의 끝부분에서 김란 디자이너는 친구 A의 실체(?)와 친구A가 차린 서점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궁금하신 분은 책을 끝까지 읽어보시길!)

참고로, 저자는 창업을 부추기기 보다는 오히려 말리는 쪽에 가깝다. 창업을 하고자 하는 다소 철 없는 낭만이 공간 창업을 할 때 준비해야 하는 수백 가지의 리스트들로 인해서 산산조각날 수도 있기 때문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히는 저자. 자신의 공간에서 새로운 '행복'을 경험하기를 바라는 디자이너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