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재일 수 있다 - 당신의 재능을 10퍼센트 높이는 신경과학의 기술
데이비드 애덤 지음,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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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은 예술과 포르노그래피의 관계와 비슷하다.

그 실체를 끊임없이 규명하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면 인식하지조차 쉽지 않다.

<나는 천재일 수 있다>, 13p

 


고백하건대 20대 중반 무렵부터 자주 잊었다. 첫 직장에 적응을 하느라 많이 바빠서 그렇겠거니 했지만, 당시 별명이 ', 맞다!'일 정도로 해야 할 일과 해왔던 일들을 깜빡깜빡했다. 태생이 부주의한 탓이려나 하고 넘겼고, 서른이 넘은 지금은 돌이킬 수 없겠구나 싶어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고 있다. 언젠가 한번은 '이제 감퇴하는 나이니까'라고 자위한 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컴플렉스다. <나는 천재일 수 있다>의 저자 데이비드 애덤(David Adam)은 세계적 과학 저널 <네이처>의 편집자이다 <가디언> 과학 전문 기자로 오랫동안 근무했다. 그는 책의 머릿말에 이 책을 쓰면서 실제로 자신의 기억력이 좋아졌으며, 집중력이 향상되었고, 공감능력 뿐만 아니라 업무 능력도 향상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어야 할 명분이 생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은 뇌의 10퍼센트 정도만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90퍼센트의 잠재력은 깨우지도 못한 채 방치하고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부분의 뇌세포는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느라 과부하에 걸릴 정도다. 어느 하나도 빈둥거리지 않는다고 한다. 생각해보라. 만약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더 큰일이지 않은가. 90퍼센트의 잠재력에 희망을 걸었으나, 지금 이 상태가 나의 뇌를 풀가동한 상태라니!





 


저자는 <나는 천재일 수 있다>'''지능', '인지 강화' 등의 영역을 탐구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경험담은 물론이고, 인류가 지능을 이해하고 측정하기 위해(또 발전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살펴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단순히 과학적인 사실을 '전달'하는 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독자들에게 생각할 논제를 던져준다는 점이다. 지능을 높이는 약물이나 전기 자극 방식을 상용화시킨다면, 과연 이것은 단순히 과학적인 차원의 문제일 것일까? 저자는 이 질문을 과학에 국한시키지 않고 철학적인 의문, 더 나아가 윤리적인 의문과 맞닿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생전의 업적만큼이나 사후에도 큰 주목을 받았는데, 바로 그의 ''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그의 업적의 비밀이 그의 뇌에 숨겨져 있다고 믿었는데, 1955년 그가 사망한 이후 부검 과정에서 그의 뇌가 비밀리에 적출되었다. 아인슈타인의 뇌를 연구한 사람들에 따르면, 그의 뇌에는 신경교통 세포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많아서 뉴런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뇌의 무게나 크기는 또래 남성의 것보다 작고 가벼운 축에 속했다고 하니 뇌의 크기와 지능의 상관관계가 언제나 옳다고 할 수도 없다.



 




저자는 뇌를 연구하고, 뇌에 자극을 줘서 치료가 되거나 전보다 나아진 각종 사례들을 설명하고 있다. 다만 평범하게 일상을 영위하고 있는 독자들이 스마트 약물을 복용하거나 뇌에 전기 자극을 주어서 신경을 강화하는 작업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부담스럽고, 어려운 접근 방법일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어떻게 똑똑해질 수 있는 것일까?저자는 책의 끝자락에 신경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몇 가지의 연구를 소개한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거나, 공간 기억을 파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심층적인 연구'가 여전히 더 필요하다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한다. 학계에서도 뇌 훈련에 대해서 필요성을 주장하는 측과 회의적인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는데, 이 또한 빼놓지 않고 알려준다.

 

지능의 치료와 지능의 차이에 관해 우리가 부모나 조부모 세대처럼 부지할 수는 없다. 우리는 더 훌륭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그 일을 해나갈 수 있으며, 인지강화에 대한 논의를 통해 그 일을 수행할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나는 천재일 수 있다>, 374p

 

신경과학과 뇌과학 등의 영역은 여전히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하고, 그만큼 우리들은 실패를 거듭할 것이다. 하지만 변화를 향한 열망이 언젠가 인간이 '인지 강화'에 성공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 되어주지는 않을까? 물론 그에 따른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논제들 또한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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