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a love letter to my city, my soul, my base
유현준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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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언급된 장소는 나를 만든 공간들이고, 내가 좋아하는 공간들이다.

그 공간들은 내 인생에서 가끔씩 있는 희미한 별빛들이다.

그리고 이 책은 멀리 떨어져 있는 나의 희미한 별빛들을 연결해서

나만의 별자리를 만들려는 시도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나를 '규정'한다는 것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단편적인 예로 내가 즐겨찾는 '공간'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짐작케 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들이 결국에는 나를 규정할 수 있게 만드는 단서가 되고는 한다, 때때로 그리고 종종.

 

건축가 유현준의 첫 번째 에세이 제목은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이다. 책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없이, 그러니까 그가 건축가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독자가 책의 제목만 봤을 때에는 ', 별자리에 관한 책이구나!'라는 오해를 할 수 있겠다 싶다. 하지만 책은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건축가 유현준을 성장시켜온 공간, 그를 형성하게 하고, 지금의 그를 있게 만든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유년 시절에는 수동적으로 공간들을 만났고, 성인이 되면서 점차 나에게 맞는 공간을 찾아다니거나 머무는 곳을 꾸미거나 건축가로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어려서 주어진 부모와 형제는 바꿀 수 없지만, 나이 들어서 만나는 친구와 책과 영화는 선택할 수 있다. 공간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13p

 

책에는 저자에게 의미있는 121곳의 공간이 담겨있다. 건축가로서 가장 오래된 기억이자 그의 어린시절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스치는 공간인 '마루'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형과 함께 모래를 가지고 놀았던 '마당'과 낡은 옷차림의 거지를 보며 무서워했던 동네의 '골목길'. 그의 어린 시절에는 희미하지만 아름답고 행복했던 공간들이 있다. 그리고 그의 기억을 함께 더듬어가는 독자들에게도 그와 비슷한 어떤 '낡은 공간', '빚바랜 공간'들이 떠오른다.




 

공간이라는 것은 이동하는 속도에 따라 같은 공간도 다르게 느껴진다. 그래서 어느 도시를 자동차를 타고 구경하느냐, 걸어서 구경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타면 마주 오는 차들과 빌딩숲만 보게 되는 경험이다. 반면 한적한 시골 국도를 달리면 자연을 보게 되는데, 이 순간 자연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274p

 

건축가인 유현준이 결국 책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공간과 도시이다. 자신만의 공간을 통해, 그리고 이 공간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만의 별자리를 만들어 나간다면 조금 더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믿음에서 책은 출발한다.

 


 

나의 보금자리, 출근길,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 사무실, 마음을 치유해주는 미술관.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를 읽으며 나에게는 어떤 공간과 어느 도시가 나를 있게 만들어주는 별자리인지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나는 이 공간과 도시에서 어떤 ''인지, 어떻게 반짝이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 당신이 매일 스치는 공간,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어쩌면 당신을 만들고, 규정하고, 반짝이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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