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와 꿀벌 - 약탈과 창조, 자본주의의 두 얼굴
제프 멀건 지음, 김승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지만, '자본주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지 못한다. '자본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지 170년이 지났지만,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변화해 왔으며, 또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뚜기와 꿀벌: 약탈과 창조, 자본주의의 두 얼굴>의 저자 제프 멀건(Geoff Mulgon)은 자본주의를 '메뚜기''꿀벌'에 빗대며 소개한다. 자본주의를 삶과 생명에 더 밀착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함으로써 자본주의가 풍성해지고, 즐거워지고, 고양되고, 의미의 결핍을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길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자본주의의 뿌리에는 하나의 개념, 하나의 상상, 세계를 보는 하나의 방식이 놓여 있다. 그 개념은, 오로지 가치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교환 가능한, 가치의 표현들'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64p)”

 

자본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그동안 수많은 학자들이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해 탐구해왔으며 자본주의의 명암을 조명했다. 자본주의의 본질을 자본주의 체제의 작동을 좌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가 가장 잘 만해준다고 보는 견해, 기업가보다는 투자자와 자본가를 자본주의 경제의 지배자로 꼽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위의 견해와 함께 단지 경제의 한 형태로서만이 아니라 '문화''문명'의 형태로서 자본주의를 규정한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자본주의가 가지는 두 얼굴이다. 그는 이를 '꿀벌''메뚜기'로 표현했는데, 꿀벌로 표현되는 건 바로 '생산자'이다. 자본주의는 더 정교한 베틀부터 더 정교한 조직 운영 방식까지,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해서 창조한다. 생산 활동을 통해 체계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능력은 경제 체제로서 자본주의가 가진 가장 놀라운 특성이라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반면 저자는 자본주의의 다른 얼굴로 '메뚜기' , 약탈자의 얼굴을 꼽았다. 과거에는 주로 식량, 주택, 생명 등 가시적인 것을 대상으로 약탈이 이뤄졌다면, 가치의 '표현'이 점점 더 경제를 지배하게 되면서 이제는 현실에서 한발 떨어진 곳에서도 약탈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미래에는 새로운 약탈의 기회도 생겨날 것이다. 어떤 기회는 경제 권력과 군사 권력이 상호 강화적이라는 점에서 나올 것이다. 가령 새로이 열강으로 부상한 러시아와 중국이 자연 자원을 확보하고 상품을 판매할 시장을 열기 위해 다른 나라들에 압력을 행사하려 할지 모른다. 어떤 기회는 조직 범죄부터 외환 거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네트워크'를 통해 생겨날 것이다.(125p)”

 

저자는 자본주의의 두 얼굴을 소개하며, 앞으로 자본주의가 어떻게 진화해갈지 생각해볼 수 있는 이론적인 틀을 제시한다. 특히 자본주의를 변혁할 여건을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자본주의의 성공이라고 밝히며, 지금의 자본주의의 성공을 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는 자본주의 자체가 자주 약탈적 행동에 맹렬히 나서는 것을 경계하며, 꿀벌에 힘을 실어주고 메뚜기를 제약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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