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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스펙터클 - 금융자본주의 시대의 범죄, 자살, 광기
프랑코 ‘비포’ 베라르디 지음, 송섬별 옮김 / 반비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무한한 충격이다. 마치 불감증에 빠진, 눈을 뜨고 지금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이 책에 나오는 자살자 혹은 살인자들은 바로 이웃에 있고, 그런 이웃은 평범한 소시민이다. 누가 그들을 구석으로 몰았는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그들은 분명 건물의 그림자처럼 같이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우울한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 시대를 살면서, 우울의 끝이 어디로 흘러들어 가는 것일까? 생각하고 있었다. 난데없는 생각은 아니다. 우울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저변에 깔린 생각의 깊이가 밝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절대 우울한 낯을 하지 않는다. 여느 사람들 보다 밝은 외면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밝은 외면을 보기 때문에 그들의 내면에 어떤 고통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지 모른다. 다른 우울한 사람들 혹은 상상과 현실의 구분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일까 궁금했었다. “죽음의 스펙터클”은 그런 나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 주었다.
지금의 시대는 세계적으로 다중 살인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다중 살인이 자주 일어나는 나라는 총기소지가 가능한 나라일수록 그 횟수가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총기 소지가 가능한, 자유와 평화를 지향한다는 미국에서 그러한 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된다. 다중 살인은 한 마디로 참혹하다. 자신과 관련이 없는 불특정 다수를 이유 없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불특정 다수에게 불만을 품은 것이 아님을 어느 누구나 알고 있다. 사회적 불만을 가진 것을 그렇게 표출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알면서도 변화할 수 없는 사회적 구조는 더 많은 조커를 만들어 낼 것이다. 스물네 살의 조커인 제임스 홈스는 영화관에서 관객을 향해 총구를 들이대고 무차별하게 총을 쏘아댄다. 게임하는 게이머는 사람이고 게임안의 사람들은 아바타여서, 관객을 아바타로 인식한 것인지도 모른다. 제임스 홈즈는 절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하였고, 자신도 기독교인이라고 한다. 31쪽의 내용을 보면 ‘눈에 보이는 어떤 ’불결함‘도 용납하지 못한 청교도 살인자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철저한 대량학살로 원주민 문화와 인구의 자취와 씨앗을 모두 뿌리 뽑았다. 미합중국은 바로 이 대량학살에서 태어난 나라다.’라고 우리들이 알고 있었던 것처럼 다시 한 번 미국이라는 나라의 잔인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물질만능의 나라를 만든 미국만이 다중살인자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자본주의 세계 곳곳에서 조용한 조커들이 온순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우리는 늘 잊기 말아야한다. 39쪽을 참고로 언급하자면 ‘세상의 수많은 홈즈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온순한 초식동물처럼 살아간다. 똥 같은 직업을 가지고 똥 같은 집에서 살면서 똥 같은 음식을 먹으며 사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처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러한 상황의 사람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는 자꾸만 조커를 생산한다.
이제 서두를 끌어낸 “죽음의 스펙터클”에 관한 내용이지만 1장의 내용인, 여기까지만 언급해도 우리는 이 책을 보지 않고서는 못 배기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2장의 과대평가 된 인류에서 ‘적자가 생존하고 적합하지 않은 자는 반드시 패배한다’는 법칙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존재하도록 만드는 법칙이라고도 볼 수 있다. 5장에서는 범죄란 무엇인가?에 대해 9장에서는 일본을 중심으로 본 자살, 10장에서는 서울의 자살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중살인을 다루고 있다. 자주 일어나는 다중 살인의 이유를 시대 속에서 찾으려한다. 또한 이 책은 우리시대가 앓고 있는 정신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프랑코 비포 베라르디는 희망에 대해 불확실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이 자라난다는 시인 힐더린의 말을 믿고 싶어 한다. 이 책은 글자 크기도 시워스럽고, 책 제목도 내용에 걸맞았다. 차례의 글자들은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295쪽에 참고 영화들을 올려 주어서 좋았다. 주위에 소외된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