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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유정아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4월
평점 :

언젠가부터 에세이류는 잘 읽지 않는 카테코리였는데, 최근 북폴리오 덕분에 흥미로운 에세이를 읽게 되었어요. 이 책은 보여주는 지인들마다 다 제목부터 벌써 흥미롭고 읽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네요. 제가 에세이를 멀리하던 큰 이유중에 하나는 에세이 대부분이 글을 쓰는 작가가 나 이런 생각도 한다? 나 좀 대단하지?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랄까..(물론 제가 자격지심에 꼬여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요..ㅠㅠ) 근데 최근 나오는 에세이들을 유심히 살펴보니 너만 그런거 아니야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다른 사람도 비슷해~ 사는게 다 그렇지 뭐. 하는 느낌? 이 많이 들더라고요.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역시 대부분 그런 내용이었어요.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니까, 제가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들을 소개해드릴게요.

나를 낳은 게 인생의 결승점이 아니라는 걸, 엄마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었고 또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는 걸 늘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엄마'라는 이름을 유니폼처럼 힘겹게 입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지 그 역할만이 엄마의 남은 몫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바라는 건 그것뿐이다.

부당하게 예의 없는 말을 들으면 기름종이에 물방울이 미끄러지듯 흘려보내고, 그 말의 책임을 최대한 빨리 상대에게 넘겨 버리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그의 무례는 내 탓이 아니다.

도대체 다들 왜 그렇게 서른이란 나이에 의미 부여를 했던 건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정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딱 한 가지 달라진 것은 있다. 내게 서른 살의 느낌을 가르치려 드는 사람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것만은 아주 마음에 든다.

물론 인간에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반드시 돈이 있어야 해결되는 것도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슬플 때 슬퍼하고 기쁠 때 기뻐하기 위해 돈을 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