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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류근 지음 / 해냄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시집도, 산문집(에세이)도 사실은
태어나서 읽어 본 적이 별로 없다.
시인이라고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시인들이나 류시화까지만 알고 있다.

 

그래서 사실 류근 시인은
처음 알게 되었다. 소개 글을 보면
가장 인상에 남는 게 바로 이건데

대학 재학 중에 쓴 노랫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
김광석에 의해 노래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내 윗세대라면 한 번쯤은
노래방 가서 감수성 어린 목소리로
불러봤을 그 노래, 이별 후 눈물 콧물
질질 흘리며 애절하게 듣는 노래가
류근이라는 시인의 글이었다니.

 

류근 시인은 등단 후 18년간 공식적인
작품을 발표하지 않다가 2010년에 첫 시집인
<상처적 체질>, 2016년에 두 번째 시집
<어떻게든 이별>을 출간했다고 한다.

 

그리고 5월 말 해냄 출판사에서
바로 이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이란 산문집이 출간된 것이다.

신기하기도 하고 참 기억에 남는
소개이기도 하다. 노래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산문집까지 읽게 되다니 말이다.


산문집에 이렇게 목차를
소개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지만,

 

이 책은

 

 

희망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팍팍한 일상을 견디는 그대에게,
지난날을 돌아보는 그대에게,
오늘도 휘청거리는 그대에게,
여리고 상처받은 그대에게란
부제목으로 크게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또 최근에야 에세이를
읽어보긴 했지만 처음에는 어색했다.

뭔가 처음 만나는 사람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먼저 들었다.

류근 시인님은 글 속에 시바 라든가
조낸이라든가 지즈배 이런 표현을
자주 쓰는데 처음엔 그것도 어색했다가
글을 읽다 보니 동화되어 점점 정겨워졌다.


읽다 보니 슬슬 느껴진다.
이 사람 마치 '시바' 라든가 '조낸'을
내공을 숨기는 장비로 쓰는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을 말이다.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엄청 센데 겉으로는 티 내지 않는,
무협지로 따지자면 엄청난 내공의
소유자 같은, 이분이 딱 그런 분이었다.

 

순간순간의 글에서 숨길 수 없는
아련함과 그리움이 묻어나는데
그러다 또 어느 부분에선 한량처럼
쓰기도 하고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글을 읽다 보면 마음이 웃다가 울다가
를 반복하고 웃긴데 슬프고, 슬픈데 웃기다.
가난에 대한 이야기,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음 한구석
그리움이라는 것이 마중 나와서 나도 어쩔 줄
모르겠다. 글 속에 해학과 풍자를 숨겨놓기도
하고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쓰기도 한다.

 

아마 내 말이 무슨 말인지는
올려 둔 사진 속 글귀만 봐도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 속 내용 중에 '일요일의 서촌 투어'라는
제목의 산문이 있다. 애인이 힘들게 번
돈으로 저녁 한 끼 먹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어느 곳은 또 너무 비싸서 헤매다 스위스
베른식 레스토랑으로 갔는데 조낸 검열이
삼엄하고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아서
정말 많이 웃었다) 처음 고아원에 간 남매처럼
가서 앉았다가 메뉴판을 보고 도저히
안되겠기에 그냥 나와서 삼선짬뽕을
먹으러 갔다는 이야기.

 

고아원에 간 남매처럼 앉았다는 표현이
너무나 적절하고 와닿아서 이 사람은 정말
표현력이 좋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전까지 시라고 하면 내가 모르는
의미를 주저리주저리 써놓고 깊은
고뇌에 빠진냥 뜻깊은 것처럼 써놓은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사고가 얼마나
편협한지 새삼 깨달았다. 산문이나 에세이도
마찬가지 그저 쉽게 쓴다고 생각했다.


 간단하게 내 감정을 써두고, 생각을 써둔다고
생각했다. 대충 그럴듯한 말로 이런 말 저런
 말 쓰는 거라는 생각도 이제는 접었다.

 

지난번에 읽은 <당신은 우는 것 같다>라는
에세이에서도 많이 느꼈지만
이 책 역시 한자 한자마다 의미가 있고,
그리움이 있다. 가짜 글이 아닌 (이걸 내가
감히 어떻게 판단하겠냐마는) 진짜 글을 쓰는
사람들은 모두 그런가 보다. 새삼 존경스럽다.

 

처음에 어색하게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듯
읽기 시작했던 이 책은 어느새 내 마음에
와닿기도 하고 가끔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기도 했지만 한 사람의 그리움을,
사랑을, 가난을, 겨울을 그리고 우리에게
통용되는 이야기들을 읽게 된 것
같아서 읽는 내내 재밌었다.

 

작가님의 농담과 진담 어느 중간에서
공감을,  위로를 받고 싶다면
그리고 쿨하게 조낸 시바하고 싶다면
류근 시인님의 글을 추천해 본다.

 


자존심과 자존감 p30

자존심과 자존감의 차이. 타인에게 삶의
높이를 재면 자존심이 되고, 자기 가치에
삶의 높이를 맞추면 자존감이 된다.

 


낮은 자리 p38

슬퍼 말자. 언제나 가장 깊고, 가장 넓고,
가장 힘센 것들은 모두 다 낮은 자리에 산다.

 


더 늦기 전에 p77

사람은 자기 삶 아닌 것에 발목을 적실 때
비로소 한꺼번에 '폭삭' 늙는 법이다.
그러니 더 늙기 전에 자기 삶이 무엇인지도
한번 되물어볼 일이다. 그것이 먼저 규명되지
않으면 결국 남의 삶을 살다가
그냥 '허투루' 스러지게 되는 법이니까.

 

틈 p114


자기의 틈으로 소통하기보다 남의 틈만을
노려 거기를 비집고 들어가 뭔가를 해치워야
하는 삶은 가련하다. 그러한 진지함이
세상을 이 모양 이 꼴로 '안녕들 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안 죽었다 p269

 

외로워서 죽을 것 같았는데
한 번도 안 죽었다.
앞으로도 그래야지.


진짜 솔직하게 자주 꺼내보진 않겠지만
가끔씩 추운 겨울날, 혹은 마음이 시린 날
내 마음 위로 차원에서 한 번씩 읽어보고 싶다.

바빠서, 힘들어서, 아파서, 화가 나서,
짜증 나서 죽을 것 같았는데
나도 한 번도 안 죽었다.
앞으로도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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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회 교과서와 함께 읽기 2 - 인문학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높여주는 해냄 통합교과 시리즈
구정화 지음 / 해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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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통합사회 과목과 함께

읽으면 좋을, 통합사회 교과서와 함께 읽기

1을 읽었는데 이번 주에는 그 뒤편이자

마지막 편인 2를 읽었다.


 

1을 읽기 전에는 겉으로 봤을 때

어려워 보여 걱정이 많았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학생들이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되어 있었다.

 


이 책은 새롭게 신설된 '통합사회' 과목을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나온 전과 같은

책이기도 하니까 우리 학생들이 배울

과목이 어떤 과목인지 알기 쉽고,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1권에서 행복, 자연환경, 생활공간, 인권과

헌법을 다루고 그 속에서 우리의 생활과 삶을

함께 짚어봤다면 2권에서는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 정의로운 사회, 다양한 문화, 세계화와

평화, 미래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목차를 읽다 보면 30대인 나는

과연 이러한 것들도 정의 내리고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인가라는

의문이 들 때가 종종 있긴 하다.

 

 

 


 

의미가 너무도 다양하여 정의 내릴 수 없는

단어들도 교과서적으로, 교육적으로 어떻게

설명되는지, 풀어나가는지 읽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고,


 

받아들이는 느낌, 체감은

서로의 환경이나 생각에 따라 다르니

어른들이 읽기엔 갸우뚱할 수도 있지만

우리 아이들이 기본적인 개념이나

틀을 잡기에는 좋은 것 같다.



 

시장경제와 금융


 

 

 

가장 중요한 '돈'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자본주의

미소, 자본주의 xx라는 단어처럼 인간의

가장 큰 욕심이고 없어서는 안될 자본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하나의 모습

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데 15세기부터 시작된

상업 자본주의부터 18세기의 산업혁명과

함께 나타난 산업 자본주의, 19세기 말

투자회사와 금융기관을 배경으로 나타나게 된

독점 자본주의 까지. 그리고 각각의 시대에서

나타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좀 더 세부적으로 시장경제를

움직이는 주체들에 관하여 배우고, 넓게는

무역에 관한 이야기까지 통합적으로 곁들여

합리적인 소비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주며 이런 사회 속에서 '욜로'라든지

'돈'에 대해서 어떻게 사고하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돈 이야기를 꺼내는 걸

금기시하고 돈을 밝히면 부정적으로

생각했는데 나는 그게 잘못된 교육이라

생각해서 이렇게 자본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하고 돈을

모아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1장이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든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돈을 벌고,

쓰고 하는 것에 대해 의미를 알고 책임을

느끼고 돈을 버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20살이 되었을 때 갑자기 학교에서

튕겨져 나와 돈을 벌어야 한다는 막막한

현실에 당황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사회정의와 불평등


 

 


 

우리의 일상, 혹은 어떤 상황, 그리고

국가 정책 등에 판단하면서 공평하고

올바르다, 공평하지 못하고 올바르지

못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정의의

다른 이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의를 정의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지만 일반적

정의와 특수적 정의, 특수적 정의를 분배적

정의와, 교정적 정의로 나눔으로써 정의의

틀을 설명하고 있고, 기준에 따른 문제점,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들을

잘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개인과 공동체 중

어떠한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고 지역, 성별, 환경에

따른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해 나가야 할지

그리고 불평등 해소에 따른 문제점들도

짚고 나갈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있다.


 

1권과 마찬가지로 각 장의 끝에는

작품과 함께 토론을 할 수 있어서

흥미 유발은 물론 함께 생각하고

의견 또한 나눌 수 있어서 좋다.



 


 

문화의 다양성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삶의 양식과 여러

나라의 문화에 대해 짧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문화들이 변화하고 뒤섞이거나,

따라가는 문화변동을 설명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그 속에서 나타나는 우월

문화나 열등 문화 등 갈등을 이야기해주며,

다름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길

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요즘은 우리 주변에도 다문화 가정이 많고,

기술적으로도 이미 상당히 여러 문화를

접할 수 있는데 현실적인 이야기와 그에 맞는

갈등, 완화할 수 있는 노력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세계화와 평화

 

 


 

3장에서 내가 불만을 가졌던 점을 알았는지

문화의 세계화가 불러오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으로 일어나는  지구촌 (요즘에도

이런 단어를 쓰는군) 갈등, 분쟁, 내전, 테러,

전쟁, 평화에 관한 이야기까지.


 

허나 세계화와 평화하면 우리나라의 역사와

현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텐데

생각보다 많은 내용을 담지 않고 있어서

조금 당황했다. 역사 시간에 배우는 건지

아니면 선생님들의 역할인지 알 수는 없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우리 사회와 가장 연관되어

있는 부분이 좀 짧고 간결해서 아쉽다.



 


 

미래와 지속 가능한 삶


 

 

출산율 감소로 인한 인구 문제, 노인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속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문제 해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우리 삶의 터전이자 환경인 지구환경에

대한 문제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5월인데

어느 지역은 벌써 30도를 웃돈다고 하지 않나.

정말 몸으로 느껴지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입으로만 자연보호하지 말고

생활 속에서 지킬 수 있는 약속들은

지켜나갔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인공지능과 제4차 산업

혁명에 관한 이야기로 인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4찬 산업혁명은 무엇인지,

빅테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에 대해

짧게 설명해주고 있으며 이러한것들이

가지고 올 현실과 환경 변화에 대해 생각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통합사회 교과서와 함께 읽기

1보다 2에서 더 정의 내릴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나 단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나는 좀 어렵기도 했다.


 

우리를 둘러싼 사회에 대해

통합적으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고 해서

짧게 끝나버리는 아쉬움이 크기도 했지만


 

시대는 계속 변하고, 유기적인 존재인 만큼

정의 내릴 수 없으니 마지막 저자의 말처럼

청소년들의 사고에 작은 실마리를 던지는

역할을 하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제 이미 어른이라서 교양 인문이나

청소년 인문 책을 읽어도 지금 내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 해왔던 방식들을 바꾸기

어렵고, 이러한 습관들이 유연한

사고방식을 방해해 무엇이든 편견 없이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은

스스로 여러 사회문제에 대한 자각을 하고,

통합적인 사고와 유연한 사고로 자라나

멋진 어른이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런 청소년 인문 책을 통해 좀 더 쉽고

재밌게 통합사회를 배우고 공부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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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회 교과서와 함께 읽기 1 - 인문학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높여주는 해냄 통합교과 시리즈
구정화 지음 / 해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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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18년 신설된 '통합사회' 과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라고 한다.

 

동아전과나 표준 전과 같은 느낌도 물씬 난다.
언제는 효율적인 교육과정을 위해 세분화하고
교과서도 나누더니 이제는 또 합하나 싶기도 하다.
학생들은 언제나 분주하고 고생이 많다.
(feat. 이해찬 1세대의 푸념)

 

하지만 사실은 부럽다. 요즘처럼 복잡하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세상에 살면서
나와 세상을 둘러싼 사회의 주제를 9가지나
이해하기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준다니 말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도서이긴 하지만
나처럼 나를 둘러싼 정치, 경제,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회구조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도서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총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1권에서는  행복, 자연환경, 생활공간, 인권
이라는 핵심적인 주제들로 청소년들 스스로가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문제를 제시하고
설명해준다.

 

 


인간과 행복

 

인간과 행복 사이에는 어떤 연관이 있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설명해준다. 상대적인지 절대적인지,
순간적인 것인지 지속적인 것인지부터
행복한 삶을 위한 조건을 통해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지 나아가 국가와 관련하여 사회적,
인문학적 관점에서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잘 설명해준다.

 

아직 스스로의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를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부분.

 

 


자연환경과 인간생활

 

자연환경은 의식주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각,
마음에도 영향을 미친다. 언어, 가치관, 습관,
제도 등 인간의 비물질적인 삶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이렇게 밀접한 영향 관계에 있는
자연환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할까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는
부분이다.

 

인간중심주의, 생태 중심주의와 함께
환경문제를 위한 국가, 기업, 시민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자연재해
에 대한 부분까지 다루고 있다.

 


생활공간과 사회

산업화로 인해 나타난 여러 가지
사회현상들을 소개하며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도시의 성장과 도시민의 삶을 설명해준다.
뿐만 아니라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회현상과 함께
다양성과 획일성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지식 정보화 시대에 들어선
현 상황의 사회적 문제들 (정보격차,
사이버범죄, 의존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을 하고 있다.

 

 

 

인권과 헌법 그리고 삶

인권은 무엇일까? 인간은 존재 자체로
존엄하며 다른 사람 또한 이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 책에서는 인권의 발생 배경과
현재 이루어지는 인권에 대한 내용을
흥미롭게 이야기하고 있으며 시대가 변한 후
그에 따라 변화되는 도시민을 위한 권리도
이야기하고 있다. 인권과 법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봄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의 인권문제까지 알기
쉽고 통합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이 책의 앞장은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는데 내가 어렸을 때 공부를
왜 하는 거냐고 물어보면 어른들은 그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라고 말했고,
좋은 대학은 왜 가야 하냐고 물으면 그래야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돈을 많이
번다고 당연하듯 대답했다.

 

그때 누군가 나에게 공부란 더 많은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말해줬더라면,
그리고 앞으로 닥칠 나의 진짜 세상에서
세상을 알아가는 법을 배우는 거라고
알려줬다면 어땠을까?

 

이 책은 통합이라는 말답게 다양한 관점과
시각에서 사회현상을 바라보게 해주고
각 주제의 뒷부분에는 프로젝트라고 해서
간단하지만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문제를
내준다. 끝에는 토론 주제로 작품을 하나씩
알려주는데 내가 학생이라면 이렇게 하나의
주제에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재미 또한
쏠쏠할 것 같다.

 

이상하게 계속 부럽다.
청소년들 복받은 줄 알아라.

 

관심을 가질만한 흥미로운 요소들과
현재 이슈가 되어가고 있는 내용들까지
고루 잘 어우러져 있어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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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는 것 같다 시요일
신용목.안희연 지음 / 창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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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산문집, 에세이, 시집을 잘 읽지 못한다. 이야기

읽는 것을 좋아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고 항상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주기를, 내가 내가 아니어도 되는 책들을 좋아했다. 그래서 어쩌면

현실과 맞닿은 현실과 가까운 글들을 읽지 않으려 애썼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구성은 어떻게 보면 독특하다. 그저 시집을 묶어서 낸 책이 아니라

책의 반 중 앞은 신용목님이, 뒤는 안희연님이 쓰셨다.

 

각 글은  아버지를 소재로 한 시가 나와있고,

그 뒤는 시와 관련된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기억들을

담은 작가님들의 에세이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쉽게 말해서 시, 에세이, 시, 에세이의 형식이다

 

처음에 이 책을 읽고 내가 느꼈던 건 부끄러움이었다. 내가 하루 동안

내뱉는 말이, 블로그에 써 내려갔던 그간의 글들이 얼마나 의미 없고

그저 그런 말과 글들이었나 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내 모자란 표현력을 비웃듯

한자 한자가 의미와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특히 신용목님의 글을 읽으면서 가슴 한편이

계속 아려와 새벽 감성 버프인가 싶어

오후에도 읽어봤지만 역시나 계속 아려왔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후로 매일 밤 잠들기 전

'아버지'에 대해 생각했다.

 

'아버지', '아빠' 20년도 넘게 나에게

너무 낯설었던 그 단어를 매일 밤 되새기며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나 생각해 보았다.

 

우리 집 '아빠'라고 남들과 조금은 달랐을까.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던 그 사람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얼음장사를 했다고 한다.

 

내 기억속에서는 흥이 많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했으며,

술도, 담배도, 도박도 무척이나 좋아해서 집에 있는 날보다

없는 날이 더 많았던 사람이었다.
 

엄마 말에 따르면 돈 버는 재주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놀고먹는 한량은 아니었다 한다.

사실 나도 아직까지 우리를 떠나기 전

그가 했던 노력들을 조금씩 기억하고 있다.

 

가족여행을 계획하다 아무도 반응이 없어

화가 나 집 밖으로 뛰쳐나가버린 일,

내 방학 숙제를 아무렇지 않게 뚝딱 만들어

주던 일,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진미숯불갈비에

서 외식했던 일, 일요일 아침에는 전축을 틀어

놓고 가족 모두 집 안 청소를 했던 일까지.

 

다만 내가 그땐 너무 어려 '아빠'라는 사람과

함께 있던 그 공간을 무서워 피했고, 유독

나에게만 엄격했던 사람이라 그 사람을

좋아할 수 없었던 것뿐이었다.

 

아빠는 내가 아들이길 바랐다.

태몽조차 아들이었던 나는 그에게는

자신의 든든한 편이자 분신이 될 거라는

기대감을 주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더 무서운 호랑이 같은

사람이었다. 마중은 물론 깍듯한 인사.

그리고 인사를 한 후에는 들어가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까지 서 있어야 했다.
 

왼손잡이였던 나를 아침마다 밥상머리에

앉혀 오른손으로 다 먹지 못하면

못 일어나게 하셨다.

 

집에서 쿵쾅거리면서 뛰어다니면 본인이

만족할 때까지 다시 걷게도 하셨다.  

그래서 나는 아빠가 우릴 떠난 후 그에 대한

반발심으로 예의라곤 1도 없는 청소년기

시절을 보낼 수 있었고, 여태 쿵쾅 거리며

다니는 발걸음을 못 고쳤다.


 

부모님은 헤어짐의 이유가 명확했기에,

그리고 잘못이 분명했기에 나는 편하게

한쪽 편을 선택할 수 있었고, 누구를 미워해야

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아버지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있으면 무섭고 부담스럽고 싫었지만 그가

끓여주던 라면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의 혼란도 불안함도 없을

거라는 자유로운 마음과 동시에 아빠가

없는 삶을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세상이

얼마나 차가운지, 현실이 얼마나 차갑고

냉혹한지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놓아주었다고 생각하면 정말 놓아준 것이

아니라고 한다. 10여 년 전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그 모습을 마지막으로 나는 그 사람을

놓아주었다 생각하지만 어쩌면 내 마음속에

그 사람은 영원히 남아서 '아빠'라는 이름으로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책을 세상의 모든 딸과 아들들이,

아빠가 될 아빠들이 읽으며 미웠던 아빠,

좋았던 아빠, 그냥 아빠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세상 저 끝으로 간다고 말해주었다. p018

무엇이 되고 싶다는 말은 아름답다.

혼자 걸어가야 하는 길이고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이지만,  세상에는 외롭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도 있다. 우리는 모두 그런 류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엑스레이 필름처럼 검은 유리창 속에. p046

병원에 가면 세상은 아픈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것 같고, 밤의 고속도를 달리다 보면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잃고 차를 모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결국 세상엔 사람과 사람의 일들

로 가득 차 있었고 그것은 어김없이 쓸쓸한 풍경으로 다가왔다.


 

나는 내가 다 지나가기를 기다릴 뿐. p070

말이 반복되면 강조일 뿐이지만,

행동이 반복되면 그 사람이 된다,


 

그러나 아버지는 죽지 않으리. p97

정작은, 아버지도 당신의 아버지를 감당하기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에 미치면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아버지를 반복해 사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너무 긴 칼을 가진 무사처럼 허둥대다가. p108

엄마 나이 서른다섯, 언니 나이 열, 내 나이

아홉의 일이었다. 그저 한 사람이 사라졌을 뿐

인데  그날 이후 우리의 세계는 잘 익은

수박처럼 쩌억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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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아이돌 배달작전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2
손지상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어렸던 시절에는 SF 판타지라기 보다는 그냥 판타지가 유행했었다.

<퇴마록>을 읽고 자랐고, <드래곤 라자>를 읽으면서 내 인생철학을

다시 세우고, 나는 누구인가 고민하곤 했다.

      

20대가 되면서 다른 것들에 마음을 뺏겨 판타지는 물론, 한국소설에서도

많이 멀어졌었는데 최근에 혼자만의 계기가 생겨 

이 책을 보자마자 어린 시절의 호기심이 떠올라서 신청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의 이름이 너무 가슴 철렁해서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나랑은 정말 모음 하나만 다른 이름. 분명히 뭔가 있다 싶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SF판타지>

 

나는 사실 과학에 별로 흥미가 없다. <인터스텔라>를 봤을 때도

이해가 안가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간단한 질문을 몇 번이나

남자친구에게 해서 곤혹스럽게도 했다.

 

그런 내가 SF 판타지라니...

 

처음에는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책 표지만  보고 우주선으로 우주 아이돌을

배달하는 이야기인가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첫 장 을 열고

 얼마 안 읽었을 때는 솔직히 난감했다.

 

지금까지 읽어 온 소설의 대부분이 전지적 작가 시점이었는데

 이 책은 1인칭 시점인데다 주인공이 발랄한 20대 여성이었다.

그것도 내가 잘 모르는 SF, 우주 배경으로.

 

초반까지 유치하다고 생각했다. 프사이라든가

테라인 이라든가 갱남 시티라는 단어들이 실소를 자아내게 했고

계속 읽을까 말까 고민을 한 것도 사실이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보다 재밌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이 쏙쏙 나왔고 어느새 중반부에는 빠져들어서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우주 아이돌 배달 작전>은 쩐의 민족, 배달의 민족의 후예인 시현과 은령이

배달의 일환으로 판타므 교단의 소속 아이돌 '체인'을 은하 라이브 투어로

이동시키면서 일어나는 초발랄 스페이스 모험 활극이다.

 

소속사를 교단으로 표현하며 마찬가지 파파라치의 개념으로 귀 레기옹을

등장시키키도 한다. (이런 표현들이 흥미를 유발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체인의 매력적인 멤버들과 그들을 둘러싼 교단과의 갈등, 다른 아이돌 그룹과의 갈등.

과연 시현과 은령은 그들의 투어를 무사히 성공시키고 난 뒤 쩐을 챙길 수 있을 것인가?

 

 

<영원토록 연결해! 너와나의 다섯반지!

영롱하게 이어져! 최강체인 영원체인!>

 

 

이건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따라 하게 되는 구호인데 마치 무한도전의

하하가 천년만년! 영원히 사랑해! 라고 외치는 구호 같지만 

 

실제는 '체인'의 팬클럽이 외치는

팬클럽 구호이다. 근데 나도 모르게

계속 따라 하게 되는 건 왜지?

 

<우주아이돌 배달작전>은 좋게 말하면 통통 튀는 발랄한 SF

안 좋게 말하면 산만하고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들로 뭔가

그들만의 세계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후반에도 계속되는 설명에 조금 지치기도 했다. 물론 적절한 비유와,

오마주 그리고 패러디의 향연은 생각보다 재치 있어서

대단하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이 읽었을 때는

도통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우리 손 작가님은 친절하게도 

마지막 페이지에 우주아이돌 배달 가이드를

따로 작성해주고 있다. 그리고 패러디 했던

영화, 책 등등 온갖 작품을 설명해주신다.

 

나도 만화나 애니메이션,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고 자부해서

몇 개 정도는 찾았는데 정말 얕은수였고 정말 알지도 못하는

어마어마한 작품들이 많아서 주눅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을 좋아하는 재료를 한데 모아

매콤하게 비빈 비빔밥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표현하시며

쓰까- 묵는다는 이야기를 하시던데

 

그게 좀 은근히 기분 나쁜 표현이라 (왜인지는 모르겠다 ㅠㅠ)

당황스럽긴 했지만 내가 몰라서 그렇지 여러 재료들을

한데 넣어 잘 버무린 SF 소설은 맞는 것 같다.

 

한국소설에도 이런 SF 장르의 소설이 있다니 뭐 당연히 그간 있어왔겠지만...

막상 읽어보니 신기하기도 했고,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20대 시절 간간이 읽었던 일본 판타지

<보너스 트랙>, <라스만차스 통신>

생각나는 추억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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