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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책읽기 - 즐거운 인생을 위한, 살아 있는 독서의 기술
니와 우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5월
평점 :

하루는 너무 바쁘다.
회사를 다닐 때에는 더 심했다.
책을 읽어야지 하면서도 퇴근을
하면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축 처져
있기가 일쑤였다. 그렇다고 퇴사 후에
책을 많이 읽었냐고 물어본다면...
사실 그것도 아니다.
대학생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일주일에 1권 정도 책을 읽게 된다면
한 달에 4~5권, 1년에 50권 정도를
읽게 될 것이고 앞으로 20년 동안
읽는다고 치면 그래봤자 1천 권인데
이 세상에 쏟아지는 많은 책들 중
못 읽고 죽는 책이 얼마나 많겠냐고.
이것도 꾸준히 읽었을 때의 이야기지
나포함 대부분의 사람들 더 많은
책을 놓치고 살지 않을까?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어렸을때
나는 책을 읽을 수 있는 나이를
40대로 한정했다. 그 이후는 더
읽기 어려워질 거라는 생각을 했으니까.
하지만 책 제목부터 <죽을 때까지
책 읽기>인데다가 표지에 그려진
니와 우이치로는 일본 할아버지가 아닌가.
나이가 들어서도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계속 책을 읽을 수
있는지 궁금해져서 책을 펼쳐 보았다.

이 책의 저자 '니와 우이치로'는 대학을
졸업하고 이토추 상사라는 곳에 입사하여
1998년 사장으로 취임했다고 한다. 2010년
에는 민간인 출신 최초로 주중 일본 대사에
발탁되었으며 현재는 와세다 대학의 특명
교수이자 이토추 상사 명예 이사라고 한다.
왠지 작가 소개만으로도 내가 책을
읽으면 이렇게 자신의 분야에서
멋진 사람이 될 것만 같은 시작이다.
책 자체는 상당히 간결한 문체로
한두 페이지씩 이어져있다. 그래서
어려운 이야기가 나오더라도 다음
페이지에서 다른 이야기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분야 1위
이며 자기 계발서, 성공처세도서
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부담스럽거나
거창한 책은 아니다.
일본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독서이야기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우리와 다른 나라에서,
다른 시대에서 살아오셨기에 살짝
어르신의 기운이 많이 느껴지고
어려운 말도 많지만 그래서 더욱
연륜과 독서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나는 계속 집밥블로그만 운영해와서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거지만)
잘 몰랐었는데 이렇게 많은 출판사들과
서평 이벤트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존재하는지
처음 알았다.
아마 내가 블로그라는 것을
하지 않았다면 더 넓은 세상이
있는 걸 몰랐던 것처럼 태어나서
책이라는 것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세계가 있고, 관심사가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나 더 큰 의미의
세상을 전혀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것만으로도 독서의 필요성은
충분하지 않을까? 나의 경우에는
일종의 도피로 독서를 시작했다.
판타지의 세계라든지 내가 존재할 수
없는 곳의 이야기가 너무 재밌었고
현실은 생각보다 차갑고 재미가 없었다.
그러다 나이가 들어서는
내 삶의 존재 이유라든가 나는
누구인가 같은 호기심이 가지를 치고,
관련된 책을 읽다 보면 또 다른 책이
궁금해져서 그것을 반복하다 보니
습관이 되어 자주는 아니지만
항상 책을 읽을 준비가 되어 있는 편이다.
이것이 처음 살아보는 이 생에서
얼마나 힘이되고, 많은 부분 도움이
되는지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다.
책 속에서 서점에 가는 것을
숲에 비유하는데 그 점이 굉장히 와닿았다.
서점에 가면 큰 나무 작은 나무, 이쁜 꽃,
풀, 잡초들 새싹들 무수히도 많은 식물이
존재한다. 어떤 책은 잡초인 줄 알았는데
읽고 나서 큰 나무라는 것을 깨닫고
어떤 책은 이쁜 꽃이길래
읽었더니 표지만 이쁜 잡초일 때도 있다.
책의 본질이 이렇다 저렇다라는게
아니라 내가 읽었을때 그랬다는 이야기고
책 역시 스스로의 판단이며 취향이다.
우리 모두 식성이 다 다른것처럼 말이다.
이 책에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책, 실패담, 성공담,
자서전, 베스트셀러 등은 읽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적혀 있기도 하는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속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래도 역시 내가 몸소 배우고,
느끼고, 실천하는 것이 제일이겠지?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공감을 하며
읽었고, 나 역시 앞으로는 40대까지가
아니라 죽을때까지 내가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자각한다. p.31
아무것도 모른다는 자각은 인간을
겸손하게 합니다. 겸손해지면 어떤 것에서든
뭔가를 배우려는 마음가짐이 생깁니다. 배움을
통해 사고를 깊이 있게 다지고, 보다 좋은
사회와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려 합니다. 설령
나와 다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도 상대를
인정할 수 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자각은 그 사람을 끝없이 성장시켜 줍니다.
부족한 감정은 책으로 메운다. p.158
인간의 감정은 한쪽으로만 치우칠 때가
있습니다. 따라서 업무상 긴장 상태가
계속되면 긴장을 풀거나 울거나 웃거나
감동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감정을
움직이는 게 좋은데, 책이 바로
안성맞춤인 대상입니다.
책은 감정을 풍부하게 해줄 뿐 아니라
평소에 자기가 별로 자기가 드러내지
않은 종류의 감정도 일깨워줍니다.
독서는 감정도 연마해 줍니다.
그것 또한 독서의 효과 중 하나일지 모릅니다.
문제가 사라지는 건 죽는 순간. p.178
문제가 있다는 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곤란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필요한 것은 그 상황을 냉정하게 직시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겸허함입니다.
과신이나 자기부정에 빠지면 안 됩니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인간 개개인의 힘은 기껏해야 빤합니다.
이것이 바로 내게는 인생 최대의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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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든 타의든 책을 읽고 내 블로그에
서평을 쓰면 이웃분들이 달아주시는
댓글의 대부분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반성 아니면 내가 글을 읽고 서평을 쓴 것에
대한 칭찬과 부러움이다.
이것만 봐도 사실 책의 중요성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읽어야 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읽지 못하면
괜히 게을러진 것 같고, 뒤처지는 것
같고 열심히 살지 않는 것처럼 느낀다.
책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사실 고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왜냐면 그 모든 것에 정답이 없으니까.
빨리 읽든, 대충 읽든, 정독을 하든,
하나하나 적어가면서 읽든
어떤 당연한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짜 책을 읽어야
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면,
책 읽는 습관이 없고, 어떤 책부터 읽어야
될지 막막하다면 <죽을 때까지 책읽기>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