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희망 프로젝트 1 - 유방암, 폐암, 간암 편 암 희망 프로젝트 1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엮음, 박지훈 그림, 이수겸 글 / 북폴리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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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길 보세요. 저 안에는 건강을 찾아 나오는 사람도 있지만 끝내 걸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의 운명은 아무도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사랑할 시간은 항상 부족합니다

바로 이 순간, 당신 곁에 있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당신의 모든 사랑을 보여주세요."

 

서울아산병원 암센터에서 전하는 암희망 프로젝트..

암.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 먼저 죽음, 이별. 그리고 고통스러운 항암치료 등을 떠올리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대부분 암이나 백혈병으로 생을 달리하고 그 가운데서 고통받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등장하다 보니

우리가 암을 너무 두렵게 생각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물론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병이고 신경써야 할 병이지만

이 책은 암에 대해서 절망하고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암치료에 적은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니다 보니 보험에 들어 있었더라도 온 집안의 가산을 소비하게 되고 결국

남은 사람에게 과중한 부담만 안겨주게 되어 치료를 일찍 포기하고 자신의 남은 생을 좀 더 보람있게 보내고 싶다는 환자들도 있지만

이 책에서 보면 노력하고 열심히 치료하면 그리고 무엇보다도 증상이 있을 때 초기 발견하여 치료하면

암이라고 해서 모든 희망이 끊어지고 모두가 사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2010년에 출간된 1권에 이어서 2권은 자궁경부암, 위암, 대장암에 대해 집중하여 다루고 있다.

흔히들 대장암은 암 중에서도 치료가 용이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어떤 병도 쉬운 병은 없고 의사들은 각자의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실 내게도 이 병원에서 수술한 지인이 있다.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금방 나을 거라고 간단한 수술이라고 말은 했지만

암. 이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었다. 그래도.. 감사하게 수술히 무사히 마무리되었고

정기적인 검사와 관리를 통해 재발하거나 전이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암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끼기 마련인데 특히 이 책은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만화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서 더 좋았다.

가까운 나라 일본에는 이런 의료현실이나 질병에 대해 다루는 만화나 드라마들이 꽤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좋은 소재로, 사람들에게 계몽의 목적 외에도 정보를 즐겁게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만화가 이용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막연하게만 느꼈던 암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옅어지는 것을 느꼈다.

물론 당장 그 상황이 되면 절망하여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아니면 오히려 덤덤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꾸준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하면 암은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확실히 배울 수 있었다.

지금도 병상에서 최선을 다해 투병하고 계실 많은 환자분들께 파이팅을 보내며 이 책의 리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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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키
존 윈덤 지음, 정소연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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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탐험가다. 우리는 현재, 우리가 아는 한 이 우주의 유일한 탐험가다. 더 오랫동안 우리는 우리가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유일한 지성체라고. 광대하고 우연한 우주에 유일하고 특별한 이성이라고. 끔찍한 낭비인 우주에서 극히 외로운 존재라고....

또다시 우리는 우리가 착각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성체는 드물다... 정말 매우 드물다... 생겨난 것 중 가장 드문 존재이다...

그러나 가장 소중하다... 지성체는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는 유일한 존재이다. 성스러운 존재다. 보호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지성체 없이는 무엇도 시작하지 않고 무엇도 끝나지 않는다. 모든 영원을 지나며 카오스의 어리석은 소음만아 존재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지성체를 양성하는 것은 신성한 의무이다. 이성의 가장 단순한 불꽃도 횃불이 되리라는 기대로 키워야 한다.

좌절한 지성의 굴레를 풀어야 한다. 생각이 좁은 지성에게는 넓힐 힘을 주어야 한다. 높은 지성은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1903년 영국에서 태어난 출중한 SF작가 존 윈덤의 소설. 작가 이름은 처음 들어보는데 작가 소개에 나온 "괴기식물 트리피드"는 읽어본 기억이 있다.

SF작가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은 H.G.웰스나 아이작 아시모프 정도 일텐데 존 윈덤의 책은 생소했던 것 같다.

특히 이 초키 라는 제목의 책은 1968년에 초판 간행된 것인데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거나 그렇지 않고

약간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E.T 같은 느낌도 좀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E.T는 눈에 보이는 현상적이고 물질적인 부분이 있지만

초키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책 속의 주인공 남자아이 매튜에 의해 "초키가 이렇게 말했어"라고 설명되거나

매튜의 입술을 통해 초키가 직접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다른 것이라고 하겠다. 그렇게 보면 빙의..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도 어색하지 않아보인다.

 

우연히 떠난 여행지에서 만난 데이비드 고어와 메리 보스워스는 결혼을 하게 되고 아이를 갖지 못해 매튜를 입양한다.

매튜 고어 열한 살. 그리고 매튜를 입양한 후 낳은 딸 폴리까지. 네 명의 고어씨네 가족은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어느날, 아빠는 매튜가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는데 그것은 평범한 열 한 살짜리 아이가 생각하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매튜에게 질문해보니 이름은 초키라고 한다. 아이들이 흔히 만드는 상상 속 친구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던 Mr.고어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계속되는 매튜의 이상행동과 학교 수학선생님, 지리선생님 등의 이야기에

빠와 엄마는 매튜에게 전문 상담을 받게 하기로 결심한다. 전문 상담을 통해 점점 초키가 매튜의 상상 속 친구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는데..

과연 초키라는 존재는 무엇? 일까..

 

사실 처음에 책 소개를 접하고 나서 어떤 식으로 표현되었을지도 궁금했는데 읽어내려가는 동안 좀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굉장히 박학다식한

작가의 상상력과 지식에 일단 감탄을 표하게 되었다. 또 초키가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이라던지, 초키가 바라보는 세상의 관점 등..

그것들을 매튜를 통해서 표현해 낸다는 상상력도 기발했다.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초키의 이 말이었다.

"나를 보고 내 형태에 마음이 담길 수 있다고 믿는 일은 당신들에게 더 어려우리라. 아니, 모르는 편이 낫다"

사실 많은 SF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들이 일명 외계인의 모습을 비슷하게 혹은 아예 괴물처럼 규정하는데 반해서 초키는 무한한 상상력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꽤나 고무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초키가 존재하는 방식 자체도 실체가 지구에 와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투영하여 어디든 여행할 수 있는 여행자로서 그리고 탐험가로서 와 있는 것이니까..

아마 어른이 초키를 처음 만났다면 어딘가의 보이지 않는 마음에서 들려오는 소리이기 때문에 무시하고 외면했거나 스스로 미쳤다고 여겨

정신병원에 자신을 가두게 되지 않았을까. 열한 살 매튜 고어를 통해 초키는 오히려 자신의 존재감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세상에는 아직 해명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예전에 비해 확실히 지구의 인간들은 많은 부분에서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지만 실제로 사람이 알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는 아직도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무궁무진하다. 심지어 한 가지를 발견하거나 발명하게 되더라도 거기에 따라 달려나오는 모르는 것들이 줄줄이 존재해서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고 탐구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굉장한 인간의 오만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주 어디엔가 우리 외의 지성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이라면 우리보다 뛰어난 지성일지도 아니면 오히려 더 미개한 지성일지도..

여러가지의 가능성은 있지만 초키를 읽으면서 어딘가에 초키 같은 지성체가 혹은 다른 어느 행성에 우리가 초키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소장해두고 오래오래 곱씹어 읽어보아도 재밌을 것 같다. 무엇보다 벌써 거의 40년이나 전에 씌여진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 상상력이나 표현력이 현대의 책들보다 더 탁월하다는 점에서 작가의 역량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T로 영화의 전설이 된 스티븐 스필버그가 초키를 영화로 제작중이라고 하니 어떤 느낌의 작품이 나올지도 기대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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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거미줄 (Web)
    from 512 2012-02-01 17:31 
    자연의 경고 메시지를 전하는 존 윈담의 단편 소설. 거미줄.트리피드의 날(The Day of the Triffids)을 쓴 영국의 SF 작가 존 윈담. 그가 죽은 지 십 년 후에 출간된 단편 소설입니다. 그의 다른 글은 읽어본 적이 없지만, 짤막한 이 소설은 그가 내공이 쌓인 작가라는 걸 여실히 보여 주는군요.“ 태초부터 인간의 삶의 일부였던 ...
 
 
 
레벌루션 No.0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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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레벌루션 No.0 / 가네시로 가즈키 / 북폴리오

 

"뭐라 말을 잘 못하겠지만, 지금 학교에 다니면서 깨달은 게 있어.

무슨 잘못이 있는데, 그걸 사람들이 마치 당연한 일인 것처럼 여긴다고 해서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거야.

잘못이라고 분명하게 말하거나, 잘못을 인식시키기 위해 행동하는 인간이 필요해.

다른 애들보다 먼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 그러니까 우리가 할 수밖에 없어."

 

더 좀비스가 돌아왔다. 답답한 계급사회에 구멍을 뚫기 위해 옆 여학교의 학원제에 침입하고,

권투하는 녀석에게 맞은 딸의 아버지를 위해 무기력한 중년 남자에게 두 주먹으로 싸울 수 있는 용기와 특훈을 시켜주며

살아있다고 청춘이라고 온몸으로 소리치며 외치는 그들. 재일교포 순신을 비롯하여 가야노, 야마시타, 히로시, 이노우에, 곽.. 그리고

더 좀비스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노구치의 이야기.

이 책에는 더 좀비스의 탄생에 관한 가슴 뛰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요즘 시리즈의 프리퀄이 후속작으로 나오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최근 개봉했던 영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도 그러했고

그 외에도 이제 개봉할 여러 영화들이 시리즈의 실패를 딛고 다시 처음의 초심? 기반으로 돌아간 이야기들을 선보이고 있다.

하물며 가네시로 가즈키의 더 좀비스가 등장한 책들은 사실 대체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을 생각하면

더 좀비스의 처음을 얘기하면서 마지막 책이 될 이 책에서 흥미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200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이야기여서 더 좀비스의 굉장한 활약을 다시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조금 아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더 좀비스의 탄생은 결코 녹록치 않았음을 보여주면서 현재의 청춘들에게 잘못된 것을 묵인하고 그대로 두는 태도들,

지금 내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지 못하는 무기력해진 청춘들에게

불타오르는 열정과 젊음과 힘을 되찾아 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고교입시 편차치가 42밖에 안 되는 찌질이들의 남고. 그 학교가 바로 야마시타 등 더 좀비스들이 다니던 곳이다.

이 학년에는 유난히 200명이나 많은 정원을 뽑아서 안 그래도 좁아터지고 찌질한 학교에는 교실마다 콩나물 시루처럼 인구밀도가 빽빽히 높아

괴로워하는 아해들로 가득하다. 어느날, 3박 4일간 군마 현의 아카기 산에서 1학년 전체 합숙 훈련이 실시된다.

풍기문란한 1학년을 바로잡고 집단생활에 어울리는 행동규범을 교육함으로써 자기를 발견하고 인간성을 함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명목.

그러나 실상 이 훈련은 어중이떠중이 같은 찌질한 학생들이 알아서 제 발로 학교를 그만두게 만들어

남은 등록금을 학교의 각종 시설물 건축에 투자하려는 일종의 음모였다. 그걸 알려준 것은 아버지가 수학교사로 있는 노구치.

그리고 그들은 답답하고 지루하기만 한 세상을 바꾸려 그날밤 탈주를 시도한다.

 

"난 너희들에게 어떻게 경계를 넘는지, 그 방법을 배웠어"

 

그들의 친구이자 이 거사를 뒤에서 도왔던 아기의 말처럼  레벌루션 no.0를 통해 우리는 그 경계를 넘는 법을 목격할 수 있는 것 같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고 여겨지던 실패하고 낙오한 패잔병처럼 자신에게 주어지는 칭호를 그저 그렇게 넘겨왔던 아이들이

비로소 눈을 빛내며 찌질하고 불합리한 세상에 맞서 우리도 무언가 할 수 있다고, 세상이 지어주는 것 같은 패배자가 아니라고

처음으로 숨소리를 내며 고함치며 높이 뛰어오르며 자신들의 살아있음을 그 존재 자체의 소중함을 증명하는 바로 그 순간!

나도 함께 이들의 첫 호흡을 바라볼 수 있어서 행복하고 신나는 시간이었다.

 

이제 작가는 우리에게 제안한다.



"너희들, 세상을 바꿔 보고 싶지 않나?"

 

세상을 바꾸는 그 한 걸음. 작은 일일지라도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더 좀비스와 함께 힘껏 달려보자!

 

 

<더 좀비스의 넘버 제로>

 

그냥 달리고 춤추라! 위대한 탈주의 시작..




 

당연한 의문을 제기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고 스스로도 의문을 접어버리는 그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 속을 채우는 그 말할 수 없는 답답함..



 

비명을 지르는 친구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도 몰랐던 그 때 그 순간.


 

 

자신의 무력함을 느꼈던.. 폐쇄된 공간 안에서의 합숙..

그렇다고 우리가 뭘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자신에 대한 믿음도 의지도 가질 수 없던 그들.


 

 

드디어 사실이라고 보인 것 뒤에 감추어진 진실을 알게 되고..



 

우리의 말이 그들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가능하지 않다..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더 좀비스!!



 

우린 서로가 있기에 서로를 의지할 수 있었다. 추락하더라도, 설사 도전이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도.. 모두가 있으니까!



 

 

오직 '도망친다'라는 한 가지 목적만을 바라보며 드디어 대탈주를 감행하는 열 두 명의 청춘들.


 

결론적으로는 지명수배범을 잡은 덕분에 대탈주의 처분은 면하게 되었지만.



 

우리는 스스로의 힘을 믿고 신뢰하며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그것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변함없이 지루하고 따분한 일상일지라도 우리는 언제든 힘을 모아 도전하고, 깨부수고, 파헤칠 수 있다.

우리는 "더 좀비스" 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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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Pain Grammar - 딱! 미국 중고등학생만큼만
레베카 앨리엇 지음, 한민정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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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지끈거리지 않으면서도 영문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비결이 있을까?

과연 사람이 글쓰기를 좋아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가능한가?

그리고 올바르게 글을 쓰게 할 수 있을까?"

 

작가의 서문을 보면서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사실 영어라면 뭐 우리나라의 그 어느 누가 안 그렇겠습니까마는 저도 참 할 말 많은 사람입니다.

어릴 때부터 아빠는 자녀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집에서는 EBS 교육방송에 나오는 중학생 영어를..

아빠의 차 안에서는 오성식 9200영어 테이프를 정말 지겹게도 틀어놓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원치 않는 부분이 있었음에도 항상 영어 듣기 평가에 있어서만큼은 탁월한(?) 성적을 자랑했었죠.

다른 아이들이 10개씩 틀릴 때도 저는 영어 듣기 평가는 거의 만점을 놓친 적이 없었으니까요.

심지어 지금도 눈으로 보아 이해 안 되는 문장도 귀로 들으면 어느 정도 내용 파악이 가능한 신기한 경지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문법은 또다른 문제였습니다. 영어독해 시험을 보다 보면 문장을 눈으로 일단 한 번 훑는 것 만으로도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며 모르는 단어들만 마구 눈에 확대되어 들어옵니다.

그러다 보면 촉박한 시험시간은 저를 비웃기라도 하듯 마구 째깍째깍 흘러가고

저는 마침내 머리를 부여잡고 외치는 거죠. "Oh~!! My Godness~"

 

대체 영어는 누가 발명해서 나를 이렇게 괴롭게 하는 것일까 생각했던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도 뭐 그래왔고 앞으로도 별반 달라지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학교에 계신 원어민 선생님이 내 앞에만 서시면.

김수희의 애모 노래 가사처럼.. "그대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

원어민 샘이 오시면 진짜 머릿속에선 이렇게 말해야지 라는 생각이 가득한데..

그놈의 입이 벙긋 한 번 못해본 채로 원어민 샘은 답답해하며 나가시고;; 저는 난감하고 뭐 그런 사태들..

단어 단어로 말해도 친절하게 알아들어주시는 분이 계시면 그나마 다행이죠;;ㅎ

 

암튼 말해도 말해도 쉽지 않은 특히 어려운 영어문법;;;

아니 국어문법도 제대로 모르는데 영어문법을 재밌게 공부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인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며

사실상 내 인생에서 영어는 저 먼 나라의 얘기로 치부해 버린지가 좀 되었습니다...

오히려 저는 다른 제2외국어를 하겠다며 설쳐댔죠.(일본어라거나 일본어라거나 일본어라거나...)

 

그런데 이번에 북폴리오에서 받은 노 페인 그래머를 보고 조금 희망이 생겼습니다.

제목만 봐도 머리가 아픈 딱딱한 문법책이 아니라 신나고 재미있는 문법 공부가 가능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특히 작가는 사람들이 틀리기 쉬운 부분, 그리고 실수하기 쉬운 부분을 콕콕 찝어내어 설명해 줍니다.

쉼표, 콜론, 하이픈, 말줄임표 등 문장부호를 사용하는 때와 시와 방법..

축약어와 기호를 사용할 때의 문법..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본 명사, 형용사, 부사, 동사의 문장 내 위치부터 활용문법까지..

이 책 한 권으로 앞으로의 영어 생활이 즐거워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더 이상 영어문법 때문에 고통받는 불쌍한~ 사람들이 생겨나지 않길 바라면서

No Pain Grammar.. 고통 없는 영어시간을 꿈꿔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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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야, 잘 가
허수경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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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해, 나의 일기장아.

아틀란티스야, 잘 가, 라고. 만수씨 말대로 쓰바, 새 날이 시작되니, 내 맘속에 오래 들어 있던 낙원을 보내고 새 낙원을 나는 짓고 싶어.

옛 낙원처럼 부서져버리고 말지라도. 오해받을 낙원일지라도. 그 낙원 속에서 미숙이가 학교를 다시 다니고 우리가 다시 만몽호로 놀러 가는 세상.

사라진 그 섬의 세상. 그 낙원에서는 우리의 거짓말이 우리의 미래가 되지 않기를 나는 바라.

잘가, 나의 아틀란티스야."

 

남쪽의 작은 도시에서 사는 아이 박경실. 경실이는 자신의 이름이 싫다. 뚱뚱한 자신의 몸매도 별로 원치 않는다.

그녀의 일기장 속에서나마 경실이는 뚱뚱한 박경실이 아니라 이름도 예쁜 미미가 되고 싶어한다.

경실의 아버지는 시청 건설부 부국장으로 경실은 학교에서 가장 부잣집 아이지만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다.

엄마는 늘씬한 몸매에 날마다 뭘 그리 꾸미고 다니는지, 뚱뚱하다고 매번 구박이다.

어느날, 경실에게 언니라며 정우가 찾아온다. 어떻게 된 일인고 하니.. 정우는 엄마의 언니의 딸..

즉 이모의 딸이다. 경실과는 이종사촌 지간이지만 정우 역시 경실이네 아빠의 딸이다.

즉, 이모와 함께 연애했었는데 엄마와 결혼한 것이다. 경실은 갑작스런 상황에 혼란스러워하지만 정우와는 사이좋게 지낸다.

 

정우에게서 지금은 이미 수몰되어 사라진 나라 아틀란티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 경실.

경실과 정우는 아틀란티스에 대한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고

이런 글쓰기, 생각하기, 상상하기는 경실이 속한 독서클럽에까지 확대된다.

무당집 아들 명남이, 인삼집 아들 인수, 만몽호에 잠긴 수몰마을에서 태어난 해철이, 소녀가장인 미숙이,

간첩으로 잡혀간 형이 있는 용식이, 때리는 아버지가 있는 영미, 그리고 금희,

아이들은 각자의 꿈을, 각자의 아틀란티스를 글을 통해 그린다.

 

"우리들이 쓴 아틀란티스 이야기는 다들, 각자가 바라는 낙원에 대한 이야기였어.

다들, 지금이 아니라 어제에 대해서, 아니면 내일에 대해서 적고 있었지."

 

그러나 결국 노트의 내용이 문제가 되어 아이들은 조사를 받게 되고, 경실은 그렇게 성장해 간다.

 

내 이야기 같기도 했고, 꿈꾸는 아이들의 모습이 미소짓게도 했다. 재개발 이전의 시대.. 그때의 아이들의 성장과 관련한 이야기.

나라가 발전하는 것이나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이나 매한가지라는 생각을 했다.

조금씩 하나씩 고통과 실망을 겪으며 새로운 미래와 희망을 꿈꾸며 다들 그렇게 자라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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