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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 - 콘크리트 정글에서 진짜 정글로
제니퍼 바게트.할리 C. 코빗.아만다 프레스너 지음, 이미선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어디로 가게 되건 우리에게는 항상 새로운 방향으로 인생의 경로를 이끌어 나갈 힘이 있었다.
우리가 정말로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행 중에 배운 모든 교훈을 통해
스스로 새로운, 더 나은 길을 개척해 나갈 힘이 우리에게는 있었다. 어쩌면 처음에는, 아니 열 번째에도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성공할 때까지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는 모든 것을 맡기고..... 뛰어내리면 된다."
인생을 걷다가 어떤 새로운 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꿈꾸게 되는 때는 언제일까?
혹은.. 내가 하고싶은 대로 마음껏 해도 괜찮은 나이는 몇 살까지일까?
아니면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수 있는 적절한 나이는...?
아마 대부분 십대..혹은 이십대 초반까지 해서 모든 것들이 결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이십대 후반이 되어도 삼십대 초반이 되어도 무언가 변변하게 이루어 놓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한심하고 답답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내 삶에서 이십대 후반이 되면, 그리고 삼십대가 되면 당연히 이루어져 있어야 할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살아보니 그런 게 아니었다.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품고 있는 꿈, 가치관, 생각. 같은 것이 가장 중요한 거였다.
나이가 어린데도 생의 끝자락에 있는 노인처럼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사는 인생이 있는가 하면 분명 머리가 희끗하고 백발이 성성한데도 여전히 청춘의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어르신들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사실 책 제목을 처음 보고 제시된 나이가 좀 어리다고 생각했다.
아직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기에 스물 여덟은 충분히 젊은 것 같다. 하지만 나도 그 나이때는 이제는 더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느꼈었다.
여기 뉴욕 맨하탄에서 살고 있는 성공한 혹은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세 명의 여자가 큰 모험을 감행한다.
오랫동안 사귀어온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미루어둔채, 잘 나가던 직장을 스스로 관둔 채, 그리고 보다 큰 어떤 것들을 얻기 위해..
그들은 뉴욕 맨하탄 중심부에서의 생활을 버리고 1년 간의 여행을 떠난다..
물론 시작도, 결심도 그리고 떠나기 직전까지의 상황도 쉽지만은 않았지만 어쨌든 그들은 출발했고
커다란 세상 속에서 방랑자가 되어 다양한 문화와 세계들을 흡수하고 느끼고 받아들이며 그들이 맨하탄 중심부에 있었다면 결코 느끼지 못했을
어떤 것들을 가슴 속에 품고, 유영하고, 누릴 수 있었다. 여행지의 풍광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남들이 다 가는 정해진 루트가 아닌 그들이 그때 그때 조정해가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도시들과 마을들과 길들, 그리고 사람들, 음식들, 냄새와 향기와 빛과 소리들까지..
책을 읽으면서 훌쩍 떠나서 내가 짠 나만의 루트로 세계 여러나라를 다니며 경험하고 싶어졌다.
많이 불편하겠지만 떠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그리고 이들이 새롭게 발견한 인생에서의 깨달음들..
그건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 안에서 책만 읽는다고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떠나서 경험하고 부딪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니까.
아만다, 할리, 젠.. 그녀들과 친구가 되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래서 함께 훌쩍.. 그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보고 싶다.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품고 무작정 떠난.. 길이었지만 그들의 인생의 향방을 수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준 이 여행처럼
내 삶에서도 이런 터닝포인트가 혹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경험하게 하는 시간이 분명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될것이다.
그것이 꼭 여행의 형태는 아닐 수도 있지만 그녀들의 여행을 보며 나의 삶의 여정도 너무 타이트하거나 반대로 그냥 흘러가는대로 두지 않고
내가 정말로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픈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걸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