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엄마표 독서기차 - 초등 책 읽기, 한 권으로 끝내라!
강승임 지음 / 리더스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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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엄마표 독서기차』라는 재미있는 책이 리더스 하우스에서 출판되었다. 저자인 강승임은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후 부평구청 여성대학 독서지도사 양성과정 강사이며, 인천여성문화회관 논술지도사 양성과정, 엄마역사교실 강사를 하고 있다.

 

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후 독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다양한 독서를 하지 않으면 안되게 교육환경이 변화되었다. 더구나 지금은 입학사정관제가 시행된다는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입학사정관제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자기 주도적 학습과 학생의 잠재력 개발로 그 맥을 잡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의 기본이 되는 것이 또한 독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 후 6년 동안의 학업과정에서, 어떤 방법으로 어떤 책을 선택하여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아이들의 교육을 전적으로 책임진다고도 볼 수 있는 엄마들과 선생님들이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겠다.

 

나부터도 아이들에게 독서에 관해서는 그저 책을 읽으라고만 했지, 구체적으로 어떤 도서를 고르고, 어떤 시각으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못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독서와 관계된 많은 책들도 있지만, 정작 아이들에게 길을 일러줘야 할 일차적인 책임을 가진 엄마로서 그런 책들조차도 읽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책은 내가 읽고 내가 감동하고 느끼면 되지 뭔가 특별한 방법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것 자체부터 인위적인 독서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나의 생각들을 여지없이 부끄럽게 만들어 버렸다.

무조건 많이 읽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고 학년에 맞게 단계별로 목표를 세워서 읽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겪은 자신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진심어린 권면으로 여겨졌다. 이 책에서 제시해 준 튼실한 독서의 길을 간단히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다.

 

1학년 아이들의 책읽기는 무조건 재미있고 즐거워야 한다. 그렇게 해서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2학년이 되면 책 읽기의 습관을 잡아줘야 하는데, 이때는 읽을 책의 목록을 정하여 읽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이 무렵부터는 책의 제목이나 지은이, 출판사 등을 꼭 확인하게 하고, 표지나 머리말, 목차 등을 통해 그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먼저 파악하도록 지도해 주어야 한다. 1, 2학년 무렵 읽으면 좋은 책들이 전래동화, 명작동화, 창작동화들인데, 이때 독서의 포인트를 잡아낼 수 있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인공이 누구이며, 어떤 상황과 입장에 처해 있는지 이해하도록 하며, 주인공에게 닥친 문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하는지 파악하고,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상상해 보게 하며, 글의 주제와 교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어려운 낱말은 사전에서 찾아 그 뜻을 알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3,4학년부터는 과목수도 늘어나고 내용도 점점 어려워지는 시기인데, 이때는 교과서와 연계된 독서를 함으로써 배경지식을 쌓게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더하여 이 시기에 꼭 읽어 주어야 하는 책이 바로 위인전이라고 한다. 위인전을 읽으며 비로소 진로에 대해 구체적인 탐색을 해 볼 수 있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5,6학년이 되면 교과서를 넘나드는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을 확실하게 쌓고 진로를 계획해야 할 시기다. 이때 다양한 분야의 고전과 청소년 도서를 선정하는 것이 좋다. 국어와 관련된 독서지도는 글의 주제를 파악하고 그와 관련된 내용 중심으로 요약하도록 하며, 사건의 원인과 결과에 유의하여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도록 하며, 중심 소재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그리고 사회에 관련된 독서는 무엇에 대한 책이고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며 읽고, 역사 관련 책인 경우에는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연관성을 이해하도록 하고 정치나 경제책의 경우 중심 내용을 주변 상황이나 생활에 적용해 보도록 하는 것도 좋다. 수학과 관련된 독서는 수학 개념과 원리의 발견과정에 주목하고, 어려운 내용은 반복하여 읽도록 하며, 새로운 개념이나 용어는 메모하고 정리하도록 한다.과학관련 독서는 실험 및 관찰한 내용이 나오면 방법과 결과를 파악하고, 과학지식을 주변의 자연 현상이나 물리 현상에 적용해 보도록 한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를 둔 엄마로서 적절한 시기에 이 책을 보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다. 무작정 책을 읽히기 보다는 이 책에서 제시해 준 길을 따라가며 독서지도를 해 준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말 그대로 권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좋은 책들을 만나는 아이로 자랄 것이라고 믿는다.

 

이 책의 장점은 초등학생들에게 권장하는 독서 목록이 교과서와 연계되어 아주 세세한 설명과 더불어 제시되어 있다는 것이고, 독서방법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 시대의 엄마들을 얼마나 걱정하고,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지 깊이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특별히 초등생을 둔 엄마들이라면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후회하지 않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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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무의 일기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이재형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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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야기는 중세 유럽의 최대 연애담이다. 12세기 중엽 프랑스에서 켈트인들의 전설을 소재로 하여 쓰여진 이야기인데, 그 사랑과 죽음의 강렬함과 아름다움 때문에 전 유럽에 보급되고 서구 연애문학의 전형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바그너의 악극으로도 유명하다.

 

이 책의 저자인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는 1960년 니스에서 태어났으며 1994년 <편도승차권>이라는 작품으로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콩쿠르 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그의 소설들은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는데, <금지된 삶>, <반 기숙생>, <언노운>, <지미의 복음>, <빛의 집>, <결혼 입회인들> 등 다양하다. 그의 2011년 최신작인 『어느 나무의 일기』는 3백년을 살아온 나무(트리스탕)를 주인공으로 하는 놀랍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나무의 해’를 선포한 유네스코 프랑스와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를 널리 알리는 등,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에 관한 메시지를 독자와 사회에 전하고 있는 작품이다.

 

역자인 이재형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상명대, 강원대, 한국외국어대에서 강사로 일했으며, 현재는 프랑스에 머물며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나=나무’의 이름은 트리스탕이며 삼백년이 다 된 배나무이다. 돌풍에 의해 마침내 자신에게 이름을 지어준 조르주 란 박사의 정원에 쓰러지면서 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트리스탕의 옆에는 이졸드라는 나무가 한 그루 더 있다. 이졸드의 꼭대기에는 안테나가 세워져 있는데, 이는 사람들에게 TV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세상의 문화, 정보, 오락등의 원천을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한다. 트리스탕은 한 자리에 서서 세계의 흐름을 바라보고, 인간들의 감정을 읽어내며 교감하기도 한다. 역사를 고스란히 읽어내고 겪어낸 것이다. 죽어서야 사랑을 이룬 전설의 연인들인 트리스탕과 이졸드라는 이름을 갖게 된 나무들. 이들의 이야기가 전설적인 연인들의 이름을 갖게 된 이유가 책의 말미에 나와 있어 아하! 하고 이해의 장을 넓혀준다.

 

프랑스 궁정에 의해 살해당한 루이 15세의 사생아였던 쌍둥이들의 뱃속에 있던 독이 묻은 배의 씨앗에서 자라난 나무들이 바로 그들이었던 것이다. 어린 두 영혼이 죽음의 씨앗에서 삶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는 그들 자신이(쌍둥이) 지상에 남아 있기 위하여 나무를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묘한 매력에 빠져 든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었던 것 같다. 비록 나무의 몸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어느 특정한 한 사람의 이야기로 읽혀진 것 말이다. 시공을 넘나들며 트리스탕의 의식 속을 여행하는 재미가 역사의 현장에 내가 서 있는 것처럼 실감났던 이유도 그 나무에 숨겨진 그 비밀스런 탄생의 사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바로 자연과 인간의 오묘한 공존에 관한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자신의 판단이나 감정을 상대방에게 전혀 강요하지 않는 트리스탕의 균형적인 의식은 더욱 감동적이었는데, 내가 본받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중세 최고의 연애담이라고 일컬어지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작가가 그려낸 세계는 온 인류를 아우르는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낯 선 작가의 낯 선 작품을 통해 뜻밖의 보물을 건져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유쾌하다. 소설임에도 픽션같은 느낌이 강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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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 - 최갑수 여행에세이 1998~2012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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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부터 2012년까지 32개 나라, 120여개 도시를 여행하며 단상을 적어 온 최갑수씨의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는 이 시대에 여행을 꿈꾸는 수많은 ‘최갑수’들(너와 나, 그리고 우리들)이 커피를 마시듯 그렇게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읽느라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고,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된다. 차창 밖으로 풍경이 스쳐가듯 그렇게 편안하게, 아주 편안하게 읽어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보통 여행 사진이 들어 있는 책이라면 종이 재질 자체부터 달랐던 것 같은데, 이 책은 121개의 프레임이 담겨 있는데, 상상했던 사진용 페이퍼가 아닌 그냥 평범한 종이위에  그 사진들이 놓여 져 있다. 각 사진마다 작가의 마음 줄기가 굵게, 혹은 가늘게 수놓아져 있어 ‘이러한 풍경들을 만나면서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는 짐작을 하게 해 준다.


“여행은 생의 기분 좋은 온도를 느끼는 일”(#001)

“ 절대로 아끼지 말아야 할 것, 그것은 좋아하는 감정, 사랑한다는 고백”(#002)

“내가 두려운 건 아무것도 해 보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어리석은 일이다.”(#017)

“꽃 한 송이 때문에 길을 멀리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다.”(#088)

“자신을 사랑하려면......좀 뜬금없지만, 책 읽기와 하루에 원고지 3매씩 글쓰기, 그리고 여행을 해 볼 것을 권장합니다.”(#93)


이 책에는 지친 영혼을 편안하게 위로해 주는 손길이 곳곳에 담겨 있다. 그래서 좋다.

사진위에 글씨가 수놓아져 읽기에 힘들긴 해도 현란하지 않고 우리 일상처럼 그렇게 담담하게 위로해 주는 손길이 있어 참 좋다. 그리고 사진마다 그곳이 어디라는 설명이 없는 것은, 아무래도 독자이자 미래의 여행가가 될지도 모를 우리들의 상상력을 위해 남겨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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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복지국가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신 자유주의 시대, 복지정책의 딜레마
아스비에른 발 지음, 남인복 옮김 / 부글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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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참 속 시원 하다는 느낌이 컸다. 저자가 조목조목 짚어주는 이야기들이 이 시대의 흐름을 잘 이해하게 해 주었고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혹자는 어렵다고 여길지 모르겠으나, 신문을 읽는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읽다 보면 어느새 공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복지국가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에 이의를 제기하고 새로운 해석을 내 놓기 위해 썼으며, 복지국가의 발달을 이해하려면 권력분석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자선의 차원에서 행해지던 복지가 보편적인 복지로 자리매김하면서 국민들은 각종 사고나 질병, 실업 등의 늪에서 보다 용이하게 빠져 나올 수 있게 된 것이 사실이다. 현대의 신자유주의자들은 이러한 복지를 순수한 복지차원이 아닌 효율성과 경제적 합리성에 초점을 맞추어 해석하고 정책을 실행하는데, 공공지출과 보편적인 복지제도가 경제성장과 혁신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들의 주장에 대해 권력구조와 노동운동의 관계를 살펴보면서 복지국가를 탄생시킨 원동력 자체가 노동운동에 의한 것임을 설득력 있게 펼쳐 보인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라고 인식하고 있는 기업 활동에 대한 각종 규제완화와 민영화, 그에 따른 구조조정, 혁신 등등 각종 현상으로 인해 이들이 불러온 경제위기와 복지국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강력한 경제적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의 이익에 맞춰 사회를 재편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들이라고 한다. 결국 신자유주의자들은 정치적, 경제적 권력관계에 의해 복지에 접근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은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문제는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각한 양극화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건강과 교육, 일 등 분야마다 그 차이가 더 벌어지고 있다. 교육 시스템에서 사회적 불평등이 어느 때보다도 더 체계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사회 집단에 따라 평균수명도 차이가 더 커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공세가 시작된 1980년 이후로 빈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P.34)

 

‘ 이 시대에(신자유주의 시대) 자본통제의 철폐와 시장의 규제완화, 민영화, 민간위탁, 공공부문의 시장 지향, 아웃소싱, 역외 아웃소싱, 근로조건 악화, 학교와 사회에서 배제되는 인구의 증가 등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이런 것들이 복지국가에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p.39)

 

복지국가를 평가할 때 공공예산 중에서 복지로 할당된 자원과, 공공부문이나 시장을 통해 제공되는 복지가 어느 정도인지가 평가에 포함되고, 나아가서 자원뿐만 아니라 복지의 품질, 복지의 접근성, 복지의 조직화 등도 그 평가에 포함되고 있다. 이는 진정한 복지국가는 양과 질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복지제도가 시행되는 국가여야 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지금의 복지국가는 이러한 바람대로 흐르고 있는가? 세계는 산업자본주의에서 금융자본주의로 바뀌고, 더불어 경제는 ‘광기의 경제’로 불릴 만큼 위협적이 되었다. 노동운동도 신자유주의가 퍼붓는 공세에 제대로 대처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 거대 기업들은 이미 세계 곳곳에 그들의 자본을 뿌리고 그 이윤을 확실하게 챙기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강압적으로 시장을 개방하게 하고, 또 다른 기업을 합병시키고, 심지어는 천연자원까지도 지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도 부족하여 이제 민간자본은 공공부문까지 그 세력을 넓히고 있다. 수도, 에너지, 운송, 우편, 전기통신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복지국가의 마지막 보루라고도 볼 수 있는 건강과 교육, 사회복지, 연금 등이 역시 민간자본이 넘보고 있는 것들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시종일관 신자유주의가 이 세계를 어떻게 몰아가고 있는가에 주목 한다.

특히 복지국가에 위협을 주고 있는 각종 문제들을 짚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노동조합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세계화라는 거창한 명분하에 자행되는 온갖 정책들이 마침내는 이 세계를 오히려 위험에 빠지게 한다는 경고로도 읽혀진다.

 

복지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 보다 활발해지는 우리나라에서도 무조건적으로 세계화라는 흐름에 편승하는 정책을 당리당략에 의해 내세우기 보다는, 궁극적으로 국민을 위하고, 진정한 복지국가로 태어나기 위해 권력층의 이익을 바탕에 둔 정책을 과감히 벗어던지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이 책은 정작 각종 복지정책들을 만들어 내는, 소위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더 깊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된다. 끝으로 이 책의 주요 내용들을 핵심 있게 정리해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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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를 드립니다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미래의 고전 27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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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라는 책을 통해 이금이 작가를 만난 지가 언제였던가?

그 글들이 교과서에도 실렸다는 얘기도 바람결에 전해들은 듯한데, 그녀의 신작 단편동화집 <사료를 드립니다>가 나에게 왔다. 그녀의 글들은 읽어보지 않아도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열 셋, 이제 중학생이 되는 둘째 아이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라고 생각하니 동화 속 이야기들이 남 얘기 같지가 않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나 빠르다.

성장속도도 그렇고, 생각하는 것도 그렇고, 말 하는 것도 그렇고, 배우는 것도 그렇고, 행동하는 것도 우리가 자랄 때보다 한참이나 빠르고 세련되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작가는 요즘의 이런 아이들의 마음과 그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들을 다섯 편의 동화 속에 어쩌면 그렇게 콕콕 잘도 짚어서 풀어 놓았는지 모르겠다. ‘조폭모녀, 건조주의보, 몰래카메라, 이상한 숙제, 사료를 드립니다‘, 이 작품들 속에는 요즘 아이들의 갈등과 바람과, 환상, 그리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관계 맺고 헤어지는 것에 대한 사랑과 아픔들이 잔잔히 스며들어 있다.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하려고 하는 엄마와의 갈등을 겪는 이야기 ‘조폭모녀’에서는, 엄마에 대해 불만을 가지면서도 친구와의 관계를 통해 엄마의 진심을 이해하게 되는 딸의 마음성장이 그려져 있다.  ‘건조주의보’에서는 가족 간에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사는 현실을 잘 그려 보이고 있는데, 안구건조증인 누나와 구강건조증인 엄마, 피부건조증인 아빠와의 사이에서 주인공인 ‘나’는 여러 가지 소외감을 느끼고 산다. 자기도 무슨 건조증이라도 좋으니 건조증에 걸려서 한 가족임을 느끼고 싶어 하는 마음이 코믹하면서도 싸아 하게 나타나 있다. ‘몰래카메라’에서는 선한 일을 하면서 은근히 이것이 몰래카메라의 설정이기를 기대하는 아이의 마음과 행동이 결국에는 마법주머니에 대한 환상을 버림으로써, 오히려 홀가분해 지고 마음 안에 진짜로 요술주머니라도 얻은 것처럼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상한 숙제’에서는 아름다운 사람을 찾아오라는 이상한 숙제를 받은 아이들이  정말 ‘아름다운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각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살펴보게 되는데, 버스에서 만난 바보 같아 보이던 사람에게 자꾸 마음이 가는 것을 느낀다는 얘기다. 결국 아이들의 마음은 여전히 진실로 아름다운 것들을 구별해 낼 줄 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사료를 드립니다’에서는 십년이 넘도록 함께 해 온 애견 장군이와 장우의 이별과 사랑이 담긴 내용인데, 유학 때문에 할 수 없이 장군이를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밖에 없었던 장우는 오랜만에 귀국하여 그 집에 찾아가게 되는데, 나를 떠나 외롭고, 아플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장군이가 벌써 누군가(새로 만난 아이들)와 관계 맺기를 통해, 그들에게 의지가 되고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있음을 보고 쓸쓸한 마음대신 사랑의 마음을 놓아두고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120페이지 정도 되는 이 책은 맘먹고 앉아 한시간정도 읽으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엄마, 아빠가 된 우리 어른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고 아이들에게는 큰 사랑과 관심을 베풀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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