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연서 - 디트리히 본회퍼와 약혼녀 마리아의 편지
디이트리히 본회퍼 & 마리아 폰 베데마이어 지음, 정현숙 옮김 / 복있는사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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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를 위한 존재란, 그 자신을 던짐으로 완성된다. 그리하여 오직 의미로만 존재해야 하는 숙명을 기꺼이 수용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란 통념은, 그 숙명 앞에 여지없이 무너진다. 대한기독교서회에서 출간한 '본회퍼 선집'이 '전집'이 아니어서 아쉬웠고, 특히 연인 마리아와 주고받은 서신집이 빠져서 더욱 아쉬웠던 차에, 이번에 복있는사람에서 이 서신집을 <옥중연서>란 애틋한 이름으로 출간하였다. 두어 달 전에 박종현 대표를 뵈었을 때, 이 책과 에버하르트 베트게의 본회퍼 전기 완연본의 원서를 보여주며 흐뭇해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정성스런 마음으로 책도 잘 만든 것 같다. 소박한 겉표지를 들어내면 본회퍼가 갇혔던 테겔 형무소 10호실 감방이 드러난다. 애틋함은 처연함으로 추락하지만, 그들의 연서는 돌연 세상이 넘볼 수 없는 낭만에 이른다. 본회퍼의 단단한 신학은 어떤 사랑의 언어를 감행할 것인가,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이제 읽기 시작이다. 아, 너무 빨리 읽지 말아야지, 벌써부터 달려가는 마음을 다잡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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