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신간 목록 중 필립 로스와 로맹 가리의 소설은 유독 관심이 간다. 스베냐 플라스푈러의 <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와 폴라 스테판의 <경제학은 어떻게 과학을 움직이는가>도 흥미롭다. 이 두 책은 출판사에 대한 주목을 동시에 요한다. 주목할 만한 책의 배후에 주목할 만한 출판사가 있다는 것은, 독자로서 반가운 일이다. 반면 쌤앤파커스에서 김영란, 김두식의 책이 나왔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어떤 맥락에서? 비밀이다). 아무튼 이 다섯 권의 책은, 주목할 만한 목록 중에서도 '콕' 집어 기억해 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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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욕과 방탕의 자리에 우리를 흥분시킬 향락이 들어서야 한다.` 그것은 바로 노동의 향락이다. 노동 과잉 혹은 중독의 나라, 우리나라 노동자들께서 이 책을 많이 읽으시길 바란다. (근데 좀 놀아보니까 알 것도 같다. 그때 왜 우울했는지. 이렇게 쓰니, 아, 또 우울하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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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과잉 혹은 잉여의 남성들. 빌어먹을, 남성 과잉 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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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고양이 사랑법. 마지막 장의 제목은 무려 `순수의 시대`. 우석훈의 좌절인가, 우석훈이 늙은 걸까, 우석훈도 지친 걸까. 그런데, 그런 그가 좋다. 나의 좌절인가, 나도 늙은 걸까, 지친 걸까. 아무튼 나도 고프다. `순수의 시대`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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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심증만 있었는데, 딱 걸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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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는 왜 시인이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박이문의, `박이문 철학`의 결정판이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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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나라에선 앤 라모트가 뜨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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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카르텔`로 우리 사회를 옭아매는 단단한 부패의 사슬을 과연 끊을 수 있을까. 일단 들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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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모금소설, 손바닥소설. 짧은 소설이 눈에 띈다. 이순원의 <수색, 어머니 가슴속으로 흐르는 무늬>라는 단편을 좋아한다. 순수에 닿은 성찰의 진중함. 그리고 마음을 다독이는 단아한 서사. 그의 소설에 대한 나의 기억이다. 이번에는 어떨까, 궁금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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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영화를 주요 매개로, 철학과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던 정여울의 신작. 그간의 작품들이 주로 평론집이었다면, 이번 책은 그녀 자신의 이야기다. 즉 지금껏 문학과 영화의 목록과 그녀의 속깊은 이야기들이 역전되는 것이다. ˝나는 20대에 놓쳐버린 `기회들`보다 20대애 놓쳐버린 `감성`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문장 속에 이 책을 짐작할 수 있다. 어디 놓쳐버린 감성은 `20대`의 `그것` 뿐이겠냐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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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존스 선교사의 최후 고백. 그가 뇌졸증으로 입원해 있는 동안 구술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란다. <순례자의 노래>와 곁들여 읽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