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기적 같은 일 - 바닷가 새 터를 만나고 사람의 마음으로 집을 짓고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송성영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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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연재되었던 글을 엮은 책이다. 송성영은 글쓰는 농부다. 충남 공주에 살던 지은이가 고속철도가 생기면서 결국 그곳을 떠나 전남 고흥에 거하는 과정을 소박한 글쓰기로 잘 그려 놓았다. 적게 벌고 적게 쓰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 저자의 철학은, 현실에서 만만찮은 벽에 부딪치고는 한다. 하지만 낙천적인 그는 결국 자신의 꿈을 소신껏 개척한다. 

  

이 책은 제목처럼 기적 같은 일로 가득하다. 전라도 땅 끝 고흥 바닷가에 우여곡절 끝에 원하는 땅을 찾고, 말도 안 되는 비용으로 땅을 사서 집을 짓고, 또 동네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을 만들었다. 전국 각지에서 기증한 책들로 도서관은 가득 채워졌다. 정말, 모두가 기적 같은 일이다. 

  

 속에 소개된 여러 이야기들이 다 그렇지만, 가장 감동 깊은 것은 가출한 저자의 친구 아들과 세대를 뛰어넘는 우정을 나누는 장면이다. 소위 스스로 진보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오만은, 그 스스로 고립될 때가 많다. 그는 무소의 뿔처럼 걷되, 이웃과 사람들과 연대하는 길을 택했다. 저자는 가식없는 정직으로 소통하는 법을 안다. 그것이 몹시 부럽다. 진리에 다다른 진심은 기어코 기적을 이루어 낸다.  


저는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우파니샤드>의 구절을 읊조려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37면)


부조리한 세상을 등지고 시골에서 혼자서만 잘 살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과 부대껴 살면서 부조리한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224면)


돼지 같은 세상, 그래도 자유를 꿈꿔라 아들들아.(246면)


세상 살이는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한쪽에서 필요 이상으로 누리면 다른 한쪽에서는 그만큼 고통당하게 됩니다.(3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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