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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DNA, 그들이 인기 있는 이유
SBS스페셜 제작팀 & 이은아.이시안 지음 / 황금물고기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왼쪽 위부터 차례대로) 버락 오바마, 진수 테리, 거스 히딩크, 오프라 윈프리, 유재석, 김연아, 이효리, 박명수, 박용만, 허브 캘리허, 김명민, 인순이
인종도 국적도 활동 분야도 전혀 다른 위 12명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다. 당신은 이 사람들을 보면 무엇이 느껴지는가? 성공? 열정? 철저한 자기관리? 그것도 아니면 남다른 친화력? 이 책에선 그들의 공통점을 '매력(魅力: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힘)'으로 보고 있다. 매력은 앞에서 열거한 성공, 열정, 자기관리, 친화력 등을 바탕으로 한 신비한 힘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들 매력적인 사람의 기준으로 외모를 꼽는다. 3~5세의 유치원생들을 통한 실험과 일반적인 사례들을 통하여 평범한 외모보다 수려한 외모가 매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다소 불편한(?) 진실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나 통하는 절대적인 미(美)의 기준이 존재할까? 하지만 세대별, 시대별, 지역별로 미(美)의 기준은 제각각이고 개개인의 취향까지 더해진다면 매우 복잡해 지기 때문에 절대적인 미(美)의 기준은 존재하지 않았다. 미인의 대명사처럼 인용되는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만 봐도 실제로는 그리 뛰어난 외모의 소유자도 아니었고 지금 기준으로 봤을 땐 오히려 평균을 밑도는 수준의 외모지만 오로지 재능만으로 '절대 매력'을 발산하지 않았는가? 게다가 이 책에서 거론된 위 사람들 중 서너 명(절대적인 미(美)가 없으니 이 숫자도 사람마다 달라지겠지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평균 정도 수준의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결국 외모가 매력의 충분조건은 될 수 있어도 필요조건은 될 수 없다는 진리를 간과하거나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보란듯이 경솔한 그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그와 그녀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는 이유를 좀 더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알아보기 위하여 심리학에서 연구된 이론을 기초로 매력을 해부해 보았다. 사람의 매력을 판단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인들, 매력을 증가시키거나 반감시키는 경우, 자신과 유사한 견해들이 많을수록 호감을 느끼는 이유, 상대의 마음을 사는 최고의 칭찬법을 심리학의 용어로 정의해 주며 여러 사례와 통계 자료들로 알기 쉽게 풀이해 주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고 내용이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설명을 못하는, 그저 막연하게 느끼고 있는 현상들을 좀 더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젖빛 유리창으로만 보이던 막연한 매력의 실체가 어느새 선명하게 보이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매력과 성공. 과연 별개의 것일까? 성공한 사람들은 그들만의 특별함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심리적인 요인에 있다고 본 SBS스페셜 기획팀은 크게 매력 요소들을 세 가지로 분류하여 각각의 매력 요소들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찾아 취재를 했다. 그들이 분류한 매력 요소 세 가지는 의사소통의 93%에 해당하는 비언어적인 표현, '인간친화지능'이라고도 불리는 사회적 지능 SQ, 상반되는 두 얼굴에서 느끼는 묘한 끌림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명인들을 각각의 요소별로 사례로 다루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매력 요소들의 개념에 접근할 수 있고 그들이 매력적인 이유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낱낱이 파헤칠 수 있다. 단지,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회적 자각을 곧바로 사회적 능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방법들에 대한 구체적인 제시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회적 자각이 뛰어난다 한 들, 그것을 제대로 표현 못 한다면 효과적인 상호작용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사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얻고자 했던 지식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매력은 유전적인 요소와 사회 생태학적인 요소에 모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왜 매력 뒤에 유전물질을 뜻하는 DNA를 붙여 '매력 DNA'라 제목을 지었을까? 그건 한 사람의 지능과 감성 발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과 부모, 즉 인간관계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심리학자 배르벨 바르데츠키는 누구나 자기가 경험한 것을 일종의 가풍으로서 다음 세대로 전달하게 마련이라고 했다.¹ 따라서 자녀의 매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부모의 양육방식 역시 유전물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만약 불행히 이 기회를 놓쳤다고 하더라도 SQ는 선천적인 부분보다 후천적인 부분의 영향이 더 중요하다고 증명되었기 때문에 포기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실제로 49세의 중년 남성이 사회적 지능을 습득하는 과정을 몸소 보여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뇌과학 연구를 통해 대중을 아우르는 매력 파워의 실체에 접근해 보았다. 연기에 미친 남자 김명민씨와 음악에 미친 여자 인순씨를 대상으로 뇌과학을 조사해봤는데 뇌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순간, 내 안에 숨어있던 열정이 튀어나올 것이고, 그것이 나를 더욱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준다고 했다. 어찌보면 뻔한 이야기이지만 의외로 세상엔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하고 잘 하는 일을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한번쯤 상기해 볼 만한 내용인 것 같다. 과연 내 매력 파워를 십분 발산할 수 있을만큼 나의 뇌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물론 그 전에 내 매력 DNA를 개발하는 게 더 급선무겠지만…….
1) 출처: <따귀 맞은 영혼>, 배르벨 바르데츠티 저, 2002년, 궁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