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7번 읽기 공부법 - 책 한 권이 머릿속에 통째로 복사되는
야마구찌 마유 지음, 류두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국 공부는 반복 그리고 타고난 머리라는 뻔한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준 책. 그래도 읽어볼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네요. 그림이나 도표, 수식보다는 활자와 글이 더 익숙한 문과 학생들에게 더 어울리는 공부법이고.. 300페이지를 30분~1시간 만에 본다는데 1페이지당 5초 꼴로 읽는 과정을 7번 읽는다는 저자의 두뇌는 솔직히 평범하진 않아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렌지 주스의 비밀 - 신선함이 조작된
앨리사 해밀턴 지음, 신승미 옮김 / 거름 / 201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침 식사를 거르고 나온 날이면 간단한 요깃거리를 위해 편의점을 들른다. 수많은 음료수가 놓인 진열대 앞은 촉각을 다투는 시간임에도 늘 머뭇거리게 만든다. 잠시 망설이다 집어든 건 다름 아닌 오렌지 주스. 다른 탄산 음료보다 건강에 좋을 것 같고 우유 제품 보다 새콤달콤한 맛이 미각을 즐겁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 농축과즙’이라는 라벨까지 붙어있는 오렌지 주스 뒤에 흰색 가운을 입은 수많은 연구진이 포진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 과학자들은 갓 짠 오렌지 주스 맛을 모방하기 위해 인생을 바치는 사람들이다. 

 『오렌지 주스의 비밀』은 플로리다 오렌지 주스 산업의 역사를 되짚어 보는 책이다. 우리가 마시는 오렌지 주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알려 준다. 그 과정에서 오렌지 주스 생산에 숨겨진 비밀도 알게 된다. 오렌지 주스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1961년 벌어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오렌지 주스 정체성 표준 개발 공청회'에 주목해야 한다. 이때 마련된 기준이 오늘날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청회 동안 정부와 업계 등은 '오렌지 주스 제품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요소, 공정, 첨가물은 무엇인가.'등에 초점을 맞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963년이 되어서야 FDA는 36가지 결론을 도출해 냈다. 그러나 저자는 이 결론들이 업계의 이기적인 주장들을 막지는 못했고, 그로 인해 오렌지 외의 성분이 분명 들어가 있는데도 '100% 오렌지 주스'라고 당당히 표기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오렌지 주스의 역사'는 결국 '오렌지 주스 마케팅의 성공사'였던 셈이다.

 오늘날 소비자 입장에서 오렌지 주스가 진짜로 갓 짠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100% 순수하고 희석되지 않았으며 열처리를 하지 않았고 설탕을 넣지 않았으며 갓 짜낸 오렌지 주스'라고 쓴 라벨 뿐이다. 하지만 공청회를 통해 당당히 'Pure' 오렌지라고 광고할 수 있는 빌미까지 제공받은 마당에 그런 식으로 표기하는 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쯤되면 그게 뭐가 문제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오렌지 주스가 우리 생명을 위협한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래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얘기한다. 저자는 '독자들이 식품의 불투명한 포장을 꿰뚫어보고 산업화와 세계화가 된 현대 식품 환경에 감춰진 기이한 방식에 눈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가 바라보는 21세기 오렌지 주스의 미래는 소비자가 직접 갓 짠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것이다. 재배자의 입장에서는 중간 유통단계 없이 직접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더 큰 이윤을 남길 수 있고, 소비자도 진짜 100% 오렌지 주스를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오렌지 주스의 비밀을 알기 위한 호기심으로 집어들었던 책에서 대기업, 마케팅, 무역 및 노동자 문제, 생물종의 다양성 말살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시장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기만행위 및 정부와 대중의 무관심 때문에 일어나는 피해는 비단 '오렌지 주스'만이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소비자로서 오렌지 주스는 물론이고, 우리가 먹는 식품을 만들어 내는 모든 기업의 저의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를 권하고 있다. 가공식품의 소비량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 한번쯤 꼭 권해주고픈 책이다. 

 How to Drink an Orange
In the following video from Parent Earth, Alissa explains how the healthiest way to eat an orange may be the simplest one, to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눈에 펼쳐보는 인체 크로스 섹션 - 인체 속을 살펴보는 특별한 탐험 한눈에 펼쳐보는 크로스 섹션
리처드 플라트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스티븐 비스티 그림, 홍인표 감수 / 진선아이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입체적인 물체를 평면에다 옮겨 그리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다. 3차원에서 2차원으로 차원이 바뀌면서 공간 내의 점을 지정하는데 필요한 독립좌표의 변수가 하나 줄어들었기 때문─한마디로 부피 개념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화가들은 회화, 수학, 기하학, 인체 해부학 등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쌓으며, 원근법이나 음영법과 같은 사물을 실제처럼 묘사하는 새로운 방법을 수세기에 걸쳐 찾아냈다. 최근에는 원근법 및 음영법에 근거한 동시에 빛의 굴절과 반사를 이용한 초리얼리즘 예술인 트릭아트까지 선보였다. 아마도 오늘날의 화가들은 3차원의 물체를 2차원의 평면 위에 표현해 내는데 어떠한 장애나 불편함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영국의 대표적인 역사·과학 그림책 작가로 잘 알려진 스티븐 비스티 역시 우리 인체 내부를 놀라울 만큼 사실적으로 평면에 옮겨 그렸다. 그는 여느 화가들처럼 원근법이나 음영법에 근거하여 우리 몸의 각 기관을 세포와 신경, 핏줄과 근육의 작은 단위로 쪼개고, 중요한 부분은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세밀하게 표현하였다. 여기에 리처드 플라트는 전문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쉽고 위트있는 글로 그의 그림에 한층 생기를 불어넣었다. 리처드 플라트는 블루피터 어린이 도서상의 '최고 이론서 상'을 비롯하여 많은 상을 수상한 작가로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책을 쓰고 있다. 한마디로 『한눈에 펼쳐보는 인체 크로스 섹션』은 각각 글과 그림 두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이들의 멋진 합작품인 셈이다.

 이 책 역시 주 독자 대상이 '어린이'지만 완성도 높은 그림과 전문서적 못지 않은 깊이 있는 내용으로 모든 연령의 독자층을 아우를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오히려 책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고등학교 수준의 생물학 지식을 필요로 할 정도다. 

 우리의 인체 내부 이해를 돕기 위하여 탐험 대상으로 선택된 사람은 '스티븐 비스티'라는 남자로 직업은 예술가다. 자신의 신체를 모델로 그린 스티븐 비스티. 이 책은 단순히 각 신체 기관의 이름과 역할만을 읊어주고 있지 않다. 이야기가 존재하는 과학책이다. '미지의 세계인 인체를 구석구석 탐험하며 지도에 표시하는 임무'를 띤 특별 탐험대가 스티븐 비스티의 몸 속을 샅샅이 뒤지는 내용이다. 눈, 귀, 뇌, 척수와 신경, 뼈대, 피부와 근육, 입과 창자, 림프와 혈액, 콩팥·방광 및 생식기 계통, 심장, 코와 허파 순으로 이동하며 인체 속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입체적이면서도 섬세하게 보여주는 인체 내부는 서른 장 남짓의 지면에 알차게 담겨있다. 하지만 탐험대라 불리는 작은 인간들이 매 인체 내부에 함께 그려지는데 그 수가 너무 많고 정교하게 그려져 있어서 오히려 산만한 느낌이 든다. 굳이 그려야했다면 신호등에 보이는 그려진 사람처럼 단순하게 표현하는 게 좋았을 것 같다. 특히 각각의 작업만마다 각기 다른 옷을 입고 있는데 개중에 혈액반인 '산소를 품은 피'와 '산소가 제거된 피'를 담당하는 자들의 의복색이 거의 구별이 가지 않는 붉은색이라 신체 기관이 그려진 일러스트 내에서는 구별이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아예 구별을 할 수가 없다. 그저 정맥과 동맥으로 파악하는 수밖에는 없는데 그럴 바엔 혈액반을 굳이 둘로 나눌 필요는 없지 않은가! 인체 해부학을 근거로 한 입체적인 그림은 좋았지만 아쉽게도 분해되지 않은 원래의 신체 기관 그림이 없고 또, 아무리 자세한 그림이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그건 '그림'일 뿐이니 실물이 궁금하면 기타 다른 자료들을 참고해야 한다.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하여 만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정교하고 자세한 인체 내부를 그린 책은 일찍이 본 적이 없기에 상당한 재미와 감탄을 느꼈다. 쉽게 떠올리기도, 쉽게 그려 보기도 힘든 인체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 함께 하실래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둠의 변호사 - 붉은 집 살인사건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1
도진기 지음 / 들녘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참 시니컬한 책이다. 책 서두나 말미에 '작가의 말'이나, 이 분야의 권위있는 자나 지인들이 쓴 '추천평'은커녕 그 흔한 한 줄짜리 추천글 조차 찾아볼 수 없다. 시중에 갖은 미사여구로 치장하고 나온 책들 사이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전라의 몸으로 독자들의 냉혹한 평가를 오롯이 기다리고 있는 도진기의 『어둠의 변호사 - 붉은집 살인사건』은 어찌 보면 굉장히 무모해 보이면서도 또 한편으론 강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도진기. 낯선 이름이다. 설마 지은이 소개도 없을까? 다행히 있다. 현직 판사로 재직 중인 그는『선택』이란 단편 소설로 추리작가로 데뷔했다는 대여섯 줄 되는 짧은 글로 묘사되어 있다. 역시… 작가의 사진 따윈 애초에 기대도 안 했다.

 판사직을 내던지고 법의 테두리 안팎을 넘나들며 암약하는 변호사, 고진. 사람들은 그를 '어둠의 변호사'라 부른다. '변호사 사무실도 개업하지 않고, 법정에 출석하지 않으며 오로지 뒷길에서 법률의뢰를 받아 자문과 해결을 되풀이하며' 떠도는 그에게 의뢰가 쏟아진다. 그와 호흡을 같이하는 파트너, 이유현 경위. 경찰대를 졸업했으면서도 편안한 관리직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제 발로 강력계에 발을 디딘 열혈 경찰(강력계 팀장)이다. 여느 때처럼 고진은 도움을 요청하는 여인의 전화를 받고 그녀의 집을 방문한다. 서울 외곽, 한적한 언덕 위의 붉은 집. '서태황', '남성룡'이라는 문패가 나란히 걸린 그 집에는 1층에 '투 스타' 출신의 전역 장군 서태황의 가족이, 2층에는 은퇴한 인문학 교수 남성룡의 일가가 살고 있다. 우연찮게 오빠가 유언을 녹음하는 것을 들은 남광자는 유산상속권리에 대해 상담하기 위해 고진을 부른 것이다. 고진이 유산상속 문제에 염증을 느끼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려 하자 남광자는 간단히 세속적인 문제로 결부시킬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바로 불행한 가족사와 연관이 있었던 것이다. 서씨 일가와 남씨 일가의 기묘한 동거의 효시는 선대로 올라간다. 선대인 서판곤과 이분희의 비극적인 사건, 광인의 범죄와 그 핏줄들, 연이은 살인, 상속, 실족사……. 유산 상속이 아닌 광기와 살인 DNA가 대물림 되고 있는 것일까? 괴이한 가족사로 얽힌 두 집안은 삼대에 걸쳐 네 번의 살인이 일어난다. 그리고 분명 범인은 두 일가의 가족 일원 중에 있다! 하지만 대체 누가, 왜,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르는 것일까? 탄탄한 법률 지식에 정교한 트릭을 갖추고 인간의 광기와 본성을 집중 조명한다.  

  저자는 정식으로 문학수업을 받은 적도 학창시절 그 흔한 백일장에 나가 상을 타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런 그의 펜에서 그려지는 소설의 배경이나 인물·심리 묘사는 마치 비디오 영상을 마주보는 것처럼 섬세하고 활동적이다. 독자가 소설 속 인물로 당당히 한 자리 꿰차고 들어앉아 등장인물들과 직접 대면하고 있는 것처럼 용의선 상에 오른 인물들의 급격한 표정변화가 눈에 선하고 심장 뛰는 소리까지 귓가에 맴돌 지경이다. 입체감이 느껴지는 플롯 구성과 비교적 평이하지만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트릭 역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사건의 진상이 밝혀질 때, 거미줄처럼 촘촘했던 사건의 개연성이 살짝 일그러지는 듯한 느낌을 받아 아쉬웠다. 또, 다른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는 각각의 색채가 뚜렷했던 반면 정작 주인공인 '고진'과 '이유현'은 비교적 밋밋하게 그려져 의아했다.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독자들과 '고진-이유현 콤비'의 정식적인 소개는 아직인 것인가? 독자들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될 수 있는 개성 넘치는 인물로 거듭나길 바란다.   

  사건을 해결하고 한강을 마주하고 앉은 고진. 극악한 범죄자들을 향한 법의 절차와 잣대는 한없이 번거롭고 너그럽기만 하다. 이런 법률의 궤도에서 훌훌 벗어나 스스로를 '선과 악의 그림자'라 칭하는 고진의 호젓한 뒷모습에서 어느 대한민국 현직 판사의 고뇌와 한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어쩌면 고진이 '절대선絶對善'과 '절대악絶對惡'이 공존하지 않는 인물이기에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뉴스와 신문 같은 보도매체에서 흘러나오는 기사 내용 자체가 스릴러인 요즈음, 저자도 독자도 '어둠의 변호사' 그를 통해 잠시라도 막힌 숨통을 틔웠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광연의 수학플러스 - 고사성어로 푸는 수학의 세계
이광연 지음 / 동아시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공자 曰, 피타고라스께선 최근 한국의 한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이광연씨가 펴낸 『이광연의 수학플러스』란 책을 읽어보셨소? 고사성어로 수학을 풀어 설명하다니 그 발상 한번 독특하지 않소! 요즘 나오는 수학교양 서적들은 나름 참신하다고는 하나 그 형식과 내용이 거의 비슷해서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보는 순간 눈을 떼지 못 하겠더오. 같은 내용이라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뿐만 아니라 인문학과 수학을 동시에 다루면서도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두 학문을 자유자재로 엮어냈다 풀어냈다하는데 실로 놀라울 따름이었소. 책 한 권으로 수학과 한자를 동시에 잡다니, 바로 이런 걸 두고 일석이조一石二鳥, 일거양득一擧兩得(한 가지 일로써 두 가지의 이익을 얻음)이라 하는 것 아니겠소. 안 그렇소? 미스터 피타고라스. 허허허. 

피타고라스 曰,
왜 안 그렇겠습니까? 공자님. 며칠 전 피타고라스 학회 도서관의 신간 도서 코너에서 눈에 띄기에 저도 그 분야의 전공자로서 관심을 갖고 이 책을 읽어보았답니다. 재미난 수학사와 역대 수학자들의 업적과 개인사를 다룬 이야기로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중학교 교과서부터 대학교 전공서적에 이르기까지 폭 넓은 수준을 다루고 있어서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를 만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더군요. 이광연씨가 제7차 개정교육과정 중·고등학교 수학교과서의 저자이기도 해서 교과서의 이해도나 논술 시험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특히 한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적극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게다가 매 단원마다 익살맞은 그림이 등장하여 추임새를 넣어주니 재미가 배가 되고 질리지가 않아요. 동아시아 문명의 지혜가 담긴 고사성어와 고대 그리스부터 내려오는 논리를 드러낸 수학이 생각보다 조화를 잘 이루더군요.

공자 曰, 아니, 그대는 책을 제대로 읽어보기는 한 것이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학책이자 수학책인 『주비산경周髀算經』에도 확인할 수 있듯이 동양의 수학은 서양의 수학에 비해 전혀 뒤떨어져 있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는 오히려 상당히 앞서 있다고 하지 않았소! 게다가 원주율 π는 5세기경에 조충지라는 사람이 3.141592까지 구했는데 이 값은 유럽보다 천 년 이상 앞선 시기오. 물론 그대나 나나 기원전 5~6세기 사람들이지만 수학자라면 이 정도는 기본 아니오! 실망스럽소. 미스터 피타고라스! 어쨌든 그대 역시 이 책을 인상깊게 읽으셨구료. 그림 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 설명하는 수학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수식과 그림이 첨부되어 있어 비전공자인 내가 보아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겠더오. 이렇게 수학이 재미있는 학문인 줄 알았다면 나도 진작에 자연과학 분야도 관심을 가져볼 걸 그랬소.

피타고라스 曰,
제 말씀에 기분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물론 저도 동양의 수학이 서양보다 수 세기나 앞선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겨우 200년 앞선 산업혁명 이후로 서양이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급속도로 앞서게 되었지요. 그 후, 서양이 각종 매체까지 주도권을 갖게 되면서 동양의 역사와 학자들은 서양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못 했구요. 이점은 저도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이공계열 기피 현상이 보인다는데 이 책으로 말미암아 많은 학생들이 수학에 흥미를 가졌으면 합니다. 저자도 단원이 끝날 때마다 이 점을 매우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그 정도가 좀 지나쳤습니다. 이제 막 흥미를 갖고 공부 좀 하려하는데 뒤에서 부모님이 "너 공부 안하니?"하면 딱 하기 싫어지는 그런 심정이 되더군요. 고사성어로는 과유불급過猶不及(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이라고 하나요?   

공자 曰,
껄껄껄. 미스터 피타고라스도 이제 고사성어에 달인이 되셨구랴. 음, 그거야 천려일실千慮一失(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한 가지 정도의 실수는 저지를 수 있음)이라고 아무래도 저자가 교직에 몸을 담고 있다보니 학생들이 수학에 관심을 갖길 바라는 욕심이 좀 과했나 보오. 청출어람靑出於藍(쪽에서 우러난 푸른 빛이 쪽보다 더 낫다)이야말로 모든 스승이 바라는 바 아니겠소! 단지 내가 아쉬웠던 건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요즘 세대들을 위해 단원 끝마다 언급되었던 고사성어를 따로 정리하여 각 한자마다 음과 훈을 달아 보기 좋게 정리해 준 건 좋았지만, 이왕이면 고사성어의 뜻도 같이 써주었다면 더 좋았을 뻔 했소. 책 내용에 고사성어가 나오게 된 배경과 그 뜻까지 설명되어 있지만 나중에 고사성어만 따로 익히려는 독자들은 그 뜻을 다시 찾아봐야하지 않겠소? 아무튼 간만에 좋은 책을 만나 그대와 이렇게 담소를 나누니 기분이 참 좋구료. 아니 그렇소?



 서평을 어찌쓸까 고민하다가 책에 나오는 인물 중 인문학과 수학의 대표적인 인물을 한 분씩 선정하여 그들이 이 책에 대해 주고받는 대화로 써 봤습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서평을 쓰는 동안 고사성어와 수학 고유의 맛과 향을 잃지 않고 맛깔나게 비벼낸 저자의 글솜씨가 더 부러울 따름이었어요. 참! 공자님이 미스터 피타고라스보다 어리시지만 말투에 개성을 입히다보니 부득이하게 공자님께서 ’하오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공자 [孔子, BC 551 ~ BC 479]   

중국 고대의 사상가, 유교의 시조. 최고의 덕을 인이라고 보았다.
공자 사상의 근본인 ’인’은 공자가 생각하는 인간의 최고 덕(德)이었다. 하지만 정작 공자 본인은 이를 명백하게 밝힌 바는 없었다고! 
공자는 대체로 박애·덕·선 등의 뜻을 지니고 있는 심오한 인도주의자였다.
애석하게도 그의 사상은 살아 있을 때 실현되지 못한 채 증자, 자사를 거쳐 맹자에 이르러 활기를 띠고 
한 무제 이후 중국 사상계를 지배한 가장 커다란 조류를 이루었으며, 한국·일본 등 중국의 주변 국가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요즘은 동양 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알아주는 인기인이시다!
  
피타고라스 [Pythagoras, BC582? ~ BC497?]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
크로톤에 학교를 세우고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여성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였는데
여제자들 중에서도 아름답고 뛰어난 테아노와 결혼까지 하였다.
정확히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 건지 자신의 배우자가 될 기회를 제공한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암튼 많은 제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수학사에 많은 업적을 남긴 건 확실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