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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목사님은 내가 지킨다 - 목회자를 위해 이렇게 기도하라
에디 변 지음, 윤은숙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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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낯 간지러운 책이네요.
성도들의 기도가 부족해서 목회자들이 그 모양 그 꼴인가요?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에게 필요한 건 기도가 아니라 견제입니다.
그 제왕적 권력에 대한 견제장치가 필요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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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번영의 길
공병호 지음 / 해냄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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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학자 정약용을 존경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입만 살아서 나불대던 조선의 선비 나부랭이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인물이었다. 그는 헐벗은 백성들과 어려운 현실을 공유했고 그가 살고 있던 어두운 시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대부분 귀향지에서 저술된 그의 역작들은 처절한 현실 인식을 기반으로 한 대안 제시의 실현이다. 그러나 그가 제시한 대안들은 대부분 사장된다. 당시 집권세력이었던 노론벽파는 그와 현실인식을 공유할 수 없는 집단이었다. 사대부 중심의 세계관을 가진 그들에게 정약용이 제시한 대안은 시답지 않은 잠꼬대 쯤으로 비쳤을 것이다. 시대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탁월한 현사는 귀향지에 있고 집단이기주의에 빠진 타기할 군상들이 권부의 핵심에 있었던 것이 바로 조선의 불행이었다.

나는 공병호 박사를 실학자 정약용과 비유할 생각은 없다. 다만 공병호 박사의 저술들이 시대에 대한 현실인식과 대안제시라는 측면에서 정약용의 저술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공병호 박사의 저술들이 과연 정약용의 저술만큼 탁월한가 하는 문제는 후세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그의 예측과 대안제시가 정확했는가 하는 점은 시간이 판가름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공병호 박사의 10년 후 시리즈가 시대에 대한 현실 인식과 문제제기였다면 한국, 번영의 길은 시대에 대한 대안 제시이다. 그의 분석과 논술이 얼마나 훌륭하냐의 문제를 떠나서 나는 그의 저술 곳곳에서 풍겨나오는 시대에 대한 사명감에 먼저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의 저술의 동기는 단순히 배운 지식을 동원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대의 대한 사명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는 것만큼 이 나라를 위하는 길이 또 있겠는가?

그의 저술의 목적이 매우 실제적인 것에 있음은 이 책에 첫장을 펴는 순간에 바로 명확해진다.

"먹고 사는 문제보다 시급한 건 없다."

이 책에 현학적 허세는 없다. 이 책은 매우 원초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책이다. 그래서 나는 매우 현학적인 문체로 이 책에 대한 비판을 가한 서평들을 읽노라면 쓴웃음이 나온다. 그들이 과연 우리 사회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알고나 있을까? 비즈니스의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안다. 그의 현실인식이 얼마나 실제적인지를... 범세계적인 경쟁이 일상화되는 마당에 현실성 없는 평등을 이루겠다고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정치권과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은 그의 현실인식과 대안제시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나눠먹을 것이 그렇게 많은 줄로 착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의 절박한 현실인식이 피부에 와닿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논점은 정확하지만 논점을 지탱하는 근거가 약한 부분이 많다. 저자의 실수인지 아니면 자유경쟁시장을 지지하는 저자의 신념이 너무 강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많은 리뷰어들이 지적한 것처럼 왜 우파적 개혁이어야 하는 지를 설명한 대목은 개연성이 약하다. 그 점이 이 책의 핵심 부분이건만 이 부분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너무나 빈약하다. 그래서 좌파적 세계관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점에 대한 보완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공병호의 한국, 번영의 길은 시의적절한 문제제기에 이은 대안제시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또한 이 책을 저술하는 과정에서 저자가 보여준 시대에 대한 사명감은 이 사회의 젊은이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제시한 대안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부분에선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공병호의 저술이 보여주는 시대에 대한 현실인식과 대안제시에 대한 열정은 그 부분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그만큼 우리는 절박하고 어려운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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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3 - 최후의 노력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3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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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무언가를 버릴 때가 있다. 그때만큼 우리에게 신중함이 요구되는 때는 없다. 버린다는 건 우리에게 있던 무언가가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한 하나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없어짐'은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삶이 된다. 이쯤되면 등골이 오싹하지 않은가? 따라서 우리는 무언가를 버릴 때 심사숙고해야 한다. 잘못 버리면 평생동안 후회할 일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인 시오노 나나미는 기독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난 지금까지 그녀가 13권까지 탈고한 로마인이야기를 모두 읽었다. 그녀가 풀어놓은 그 기나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난 그녀가 기독교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일관된 생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로마 정신의 근원이 개방성을 바탕으로 한 다신교적 전통에 있다고 본다. 로마인에게 신은 인간을 도와주는 존재다. 따라서 로마인에게 신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게다가 로마인은 다른 민족이 믿는 신을 부정하지 않는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러한 문화적 개방성이 대제국 로마를 건설할 수 있었던 정신적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3세기 말에 이르러 콘스탄티누스가 단독황제가 되면서 로마의 다신교적 전통은 기독교로 대체되기에 이른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것이 로마다움이 퇴색하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로마인이야기 12권과 13권을 읽어보면 그녀의 이러한 생각이 묻어나는 문장이 도처에서 발견된다.

물론 나는 그녀의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무려 800만이 넘는 우상이 존재한다는 일본열도 출신이 가질 수밖에 없는 시각적 한계일 가능성이 높지만 로마가 멸망하게 된 원인은 로마다움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그녀의 통찰에는 경의를 표하고 싶다. 3세기의 혼란을 겪는 과정에서 로마는 서서히 로마다움을 잃어간다. 로마다움을 구성하고 있었던 요소들을 하나둘씩 버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치밀함은 없고 의욕만 앞섰던 세베루스황제가 로마시민권을 아무에게나 주는 가장 큰 사고를 친 이후 혼란을 수습하기에 급급했던 황제들은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너무나 중요한 것들을 버리기에 이른다. 로마의 인재풀이었던 원로원을 유명무실한 기관으로 만들고, 군대경력과 행정경력을 동시에 쌓을 수 없도록 만든다. 군사적 재능과 정치적 재능을 겸비한 인재의 배출을 원천봉쇄한 것이다. 황제들은 자신들이 버린 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귀중한 것이 쓰레기 취급당하는 무단투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확립한 라인강과 도나우강을 경계로 한 방위선을 근간으로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가 설계했고 오현제에 의해 정착된 로마의 방위 시스템은 무려 300년 동안이나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방위선의 밖의 야만족들은 로마를 넘보지 못한다. 로마가 멸망한 원인은 야만족들이 더 강해졌기 때문이 아니다. 자질이 떨어지는 후대 로마의 황제들이 300년의 세월을 통해 검증된 이 방위시스템을 아무 생각 없이 허물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무단투기가 야만족을 불러들인 셈이다.

로마인 이야기 13권 최후의 노력은 무단투기에 관한 이야기다.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버리는 어리석은 사람들의 이야기라 해도 좋다. 3세기의 혼란을 수습했던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도, 기독교를 공인했던 콘스탄티누스 황제도 이 점에선 한결같이 어리석었다. 그들이 태어났던 시기가 워낙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과연 무엇이 로마다운 것인지 배우기 어려웠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의 선택이 로마의 멸망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것을 가볍게 보아 넘겨서는 안된다.

로마는 로마다움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무단투기한 어리석은 사람들에 의해 멸망했다. 이 교훈을 개인의 삶에 적용한다면 어떨까? '나' 다움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겉은 번지르르한데 속에는 무엇이 들었는지 분명치 않은 연예인들의 스타일을 따라하는 것이 세련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이다. 그들을 톡톡튀는 개성의 소유자들이라고 추켜세우는 골빈 스포츠신문기자들의 말에 현혹되어 자신의 개성을 초라하게 여기기 쉬운 시대이기도 하다. 그런 시대 속에서 '나'다움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진정 우리 스스로를 위하는 길이 아닐까? 로마가 로마다울때 가장 강력했듯이 우리도 '우리'다울때 무언가를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거창한 로마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이런 개인적인 차원의 이야기를 하자니 좀 생뚱맞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역사적 교훈을 개인적 삶에 적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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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의 기술 - 위대한 제국 경영자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배우는 매경 Leader's Book 4
파사 보즈 지음, 박승범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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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에겐 왜 이런 지도자가 없을까? 지도력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사회에 사는 사람으로서 나는 알렉산드로스가 구사한 뛰어난 전략도 전략이지만 어떻게 해야 이런 지도자를 대통령의 자리에 밀어올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책을 읽으면서 나의 눈에 가장 먼저 띈 것은 알렉산드로스의 뛰어난 역량 뒤에는 아리스토텔레스라는 거물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다시말해 그는 태어날때부터 영웅이 아니었다. 그는 만들어진 영웅이다. 그의 탁월한 지도력과 영민한 의사 결정력은 모두 훈련의 결과이다. 뛰어난 전사이자 전략가였던 아버지를 쫓아다녔던 전쟁터에서, 당대의 석학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가 예리한 질문을 던져대던 미에자에서 알렉산드로스는 만들어졌다.

아버지 필리포스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의 왕위 계승은 한 때 불투명해지기도 하지만 마케도니아 귀족들의 현명한 선택과 알렉산드로스 자신의 적절한 대응으로 반석 위에 올라가게 된다. 여기에서 우리는 귀중한 진리 하나를 깨우쳐야 한다. 위대한 지도자는 결코 그 자신만의 힘으로 탄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뒤에는 그 지도자를 선택한 현사들과 그런 지도자를 키워낸 시스템이 있었다. '어떤 나라의 정치 수준은 바로 그 국민의 수준이다.'라는 어느 정치 철학자의 뼈아픈 지적은 우리가 되씹고 또 되씹어야 할 가치 명제이다. 국민의 눈에 지역감정이라는 편견을 씌워놓고 국민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던 타기할 지도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표를 던지는 우매한 국민은 좋은 지도자를 가질 수 없다. 자신들에게 맞는 지도력을 가진 인물이 누구인가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가지지 못한 국민은 위대한 지도자를 모실 영광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역사는 보여준다.

일급 로펌의 마케팅 디렉터인 저자가 풀어놓는 알렉산드로스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그의 합리성과 리더쉽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알렉산드로스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리더쉽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이것은 그가 단순한 정복자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는 동서문화의 융합을 이루어 냈다. 그는 이집트와 인도에 이르는 광대한 영토를 얻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통합의 리더쉽을 발휘했다. 그는 그를 키워낸 마케도니아의 왕에 머무르기를 원치 않았다. 그는 동서의 문화가 융합하는 대제국의 통치자가 되기를 원했다. 정복된 지역의 문화를 존중함으로써 지역 정서를 자신의 통치권에 흡수하는 그의 도량은 흔히 알렉산더대왕이라고 불리는 그의 존칭에 부끄럽지 않다.

전체 국가의 이익보다는 자기가 속한 지역 집단의 이익에 더 집착하는 한국인들의 엽전 근성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이런 강력한 통합의 리더쉽이 필요하지 않을까? <칼의 노래>라는 책에서 읽은 이순신 장군이 민족의 영웅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적절한 시기에 죽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난 동의를 하면서도 기분이 씁쓸할 수 밖에 없었다. 소장 사학자 이덕일씨의 지적처럼 우리에게 진실로 필요한 것은 고구려의 대륙성과 백제의 해양성이다. 좁은 땅에서 동족을 원수처럼 여기면서 자신이 속하지 않은 집단의 지도자를 바보로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용렬함을 버려야 한다.

아울러 알렉산드로스를 키워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눈에 씌워있는 편견과 우매함을 벗어던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우리의 앞에 알렉산드로스와 같은 지도자가 나타나더라도 그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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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와 올리브나무 1 - 세계화는 덫인가, 기회인가?
토머스 프리드만 / 창해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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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벤에플렉이 주연한 '체인징 레인스'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나도 모르는 누군가가 클릭 한 번으로 내 운명을 바꾸어 버릴 수도 있는 현대 정보화 사회를 매우 리얼하게 보여주는 영화였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정보화 사회에 대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지만 정작 우리들 대다수는 이를 의식하지 못한 채로 살아간다. 그러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읽고 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세계화가 얼마나 진행되었으며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 지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좀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먼저 그 제목에 사용된 은유부터가 좀 어설프다. 렉서스는 세계화 시스템의 산물로 세계화의 주도 세력을 상징한다. 렉서스는 첨단기술을 자랑하는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가 생산하는 고급 세단이다. 하지만 강력한 관료집단에 의해 세계화의 발목을 잡힌 일본의 자동차가 세계화 주도 세력을 상징할 수 있을지는 좀 의문스럽다.

또 올리브나무는 세계화를 거부하는 세력을 상징하고 있는데 이 역시 유대인인 저자의 문화적 편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제목 자체는 산뜻한 느낌이지만 범세계적인 세계화 세력과 반세계화 세력을 은유하기엔 보편성이 떨어진다. 또한 전체 내용 곳곳에서 엿보이는 세계화=미국화라는 공식도 거부감을 주기에 딱 알맞다. 과연 미국의 체제가 그렇게 지나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말해주지 않을까?

이런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저자가 보여주는 통찰력에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이것은 물론 저자의 직업적 이점에 힘입은 바 크다. 그는 뉴욕타임즈 컬럼니스트라는 신분을 십분 활용하여 전세계 곳곳을 돌아 다니며 각국의 요인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가 누빈 세계화의 무대에는 이 책의 내용을 채우고도 남을 소재들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그것들을 다 주워다 모으기만 했어도 웬만한 책 한 권쯤은 쉽게 쓸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세계화의 혜택을 입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국가적 시스템을 황금 구속복이라는 말로 표현한 것이나 정보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는 국가나 단체가 보이는 증상을 정보면역결핍증(MIDS)이라고 표현한 것은 정말 뛰어난 언어센스라는 생각이 든다. 또 국경을 넘나드는 전자투자가들이 현재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음을 갈파하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그 전자투자가 집단이 미국인들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들어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총리의 음모론이 부당한 것임을 지적하는 부분도 설득력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맥도날드 햄버거가 진출해 있는 국가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없었다는 이른바 골든 아치 이론이라는 근거가 희박한 학설을 내놓기도 한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는 뚝배기보다는 장맛으로 승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논리성면에서는 어설픈 맛이 없지 않지만 내용면에서는 세계화에 대해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 뒷표지에 씌여 있는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의 서평처럼 세계화에 대해 이렇게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도 드물다. 혹시 미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한 번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금의 험악한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좋든 싫든 세계화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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