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풍요의 바다 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윤상인 외 옮김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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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아키에게 환희를 안긴 것은 불가능이라는 관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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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말 풍요의 바다 2
미시마 유키오 지음, 유라주 옮김 / 민음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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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보다 무서운(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미 의식을 극대화하면 결국 할복자살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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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말 풍요의 바다 2
미시마 유키오 지음, 유라주 옮김 / 민음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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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미시마 유키오가 할복해서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무슨 그런 또라이가 다 있나‘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을 읽은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미시마(히라오카) 상은 ˝그다운 삶˝을 살다 간 것이다.

알면서도 맞이하게 되는 파국이 있다. 우리에게는 죽음이다. 누가 어떤 식으로 죽든, 그게 자기 마음에 드는 방식이면 그만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자신의 앎과 행동을 일치시킨 그에게 어렴풋한 존경심마저 든다.

하지만 미시마 유키오의 사상은 이웃나라의 시선으로 봤을 때는 곱게 보이지 않는다. 또한 합리적인 시선으로 보려고 해도, 전혀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는 미시마 상을 ˝누에˝에 비유하고자 한다. 그의 삶 자체는 고치를 만드는 곤충과 같다. 벌레가 만드는 직물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엿본다. 좋은 주제에 아름다움이 없는 것보다는, 차라리 저열한 주제나마 아름다움이 있는 게 나은 걸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확실한 것은 내가 <달리는 말>을 읽으면서, 이 소설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면의 고백>을 사며 전작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감동을 다시 느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소설가로서 이 정도면 좋은 삶이 아니었을까 싶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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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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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 듣는 사람 만드는 데 치중하는 유치한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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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3
공자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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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공자 사후 제자들이 기록한 스승의 언행을 집대성해 낸 책이다.
동아시아의 가장 큰 스승이라 할 수 있는 공자의 말과 행동을 배울 수 있다고 하기에 큰 기대를 했으나, 실망이 제법 컸다.

물론 좋은 부분도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배움‘으로 대표되는 자기 수양의 강조다. 공자는 배우고 또 배웠다. ˝내가 아는 게 가장 많은 사람은 아닐지 몰라도, 나보다 배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공자는 말한다.

하지만 그 이외의 말들은 그저 좋은 말로만 느껴질 뿐, 그다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살아오며 들은 명언에는 <논어>가 출처인 말들이 참 많았다. 그런 말들을 보며 <논어>를 꼭 다 읽어보리라 생각했으나, 정작 책 전체를 읽어보니 공자 사상이 가진 한계점이 눈에 들어왔다.

수기치인으로 대표되는 공자의 사상은 ˝먼저 자신을 수양한 뒤에 남을 다스리라˝를 골자로 한다. 이를 역으로 말하면, 통치 문란의 원인을 집권자 개인에게 돌리는 방식인 것이다. 즉 사회 문제를 시스템이 아닌 개인의 문제로 돌려버림으로써, 책임소재 묻기에만 급급한 사상이 될 수 있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

또한 공자 사상은 기본적으로 ‘남에게 쓰임 받기 위한‘ 학문이다. 그렇기에 예법에 대한 집착이 심하고, 유신을 주장하되 혁명에는 반대하는 보수성을 갖고 있다. 또한 고착된 계급을 정당화하는데, 이는 ˝군군, 신신, 부부, 자자˝로 대표되는 ˝정명 사상˝에 잘 나타나 있다.

정명 사상은 ˝~다움˝을 강조하는 사상이다. ˝그 지위에 있지 않으면 그 일을 도모하지 않는 것˝이 바로 정명이다. 자신의 몸가짐을 조심하고 ˝~다움˝에 집착하는 것은 피지배계층이 해야 할 일이다.

그렇기에 정명 사상은 기본적으로 지배 계급의 논리로 쓰이기 좋다.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상 임금에게 ˝임금답지 않다˝고 혁명을 일으키는 것은 금지되어 있기에, 남는 것은 ˝신하는 신하답게˝라는 피지배계층에 대한 기강 잡기뿐이다.

<논어>를 읽다 보면 칭찬과 비난에 대한 구절이 많이 나온다. 바로 ˝군자˝와 ˝소인˝으로 인간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놓고, ˝군자는 ~하고, 소인은 ~한다˝는 식으로 평가하는 식이다.

하지만 칭찬이라는 것은 비난과 마찬가지로 한 가지 실재에 대한 방향만 다른 그림자일 뿐이다. 남을 칭찬하는 걸 자주 하는 사람은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이고, 비난도 곧잘 할 사람이다.

공자의 비극은 ˝말 잘 듣는 사람˝ 만드는 가르침을 설파했으나, 정작 본인은 어떤 군주에게도 쓰이지 못했다는 데 있다. 그에 따라 인정욕구도 제대로 채워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하여 공자는 반역을 비난했으나, 정작 반역을 일으킨 역적에게 자리를 제안받자 수락하려고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그의 제자 자로가 이를 비난한다). 즉 지행합일이 되지 않는 것이다.

제자가 ˝3년상을 꼭 치러야 합니까?˝라고 묻자, ˝네가 편하다면 1년상만 해라˝라고 공자는 답한다. 그리고 제자가 사라지자 ˝그 녀석은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나보다, 3년상을 치르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라고 한탄한다.

이 대목에서 나는, ‘기원전 6세기의 중국이 그렇게 경제적으로 풍족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3년 동안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사회가 굴러갈 수 있었다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도 3년상을 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 행위일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공자 사상의 한계는 바로 ˝전통˝과 ˝~다움˝에 집착한다는 데 있다. 전통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공자가 3년상 같은 전통에 집착했던 이유는, 그것이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방법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20대에 처음 이 문장을 들었을 때 무척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논어>를 다 읽고 나니, 겉으로만 그럴듯한 나르시시스트의 말을 듣는 것 같다. ˝죽어도 좋을 만큼 나는 배우는 걸 사랑해˝라고 말하는.

번외.
공자 사상과 반대로, 노장사상은 철저히 지배계층의 처세술 같다. 따라서 지배계층은 노장사상을 국민(피지배계층)에게 배급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이 둘(공자, 노자)의 공통점은 ˝적정함˝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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