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시~작!
마츠모토 게이스케 지음, 복창교 옮김 / 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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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 짧지 않은 자취생활로 집안일에 영 젬병은 아니다. 거기다 청소하면 청소하는 대로 요리하면 요리하는 대로 뭐든 사랑받는 신혼이지만, 미드 '위기의 주부들'에 나오는 '브리'같은 "주부 9단"을 꿈꾸고 있다. 그런데 청소와 요리의 정갈함에 있어서 넘사벽 주부 9단 브리에 필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절에서 수양하시는 스님들이다. 그런 스님들의 청소법을 모아 정갈하게 책을 써냈다. 하루의 삼분의 일을 청소하는데 쓰는 스님들의 소소한 청소 일상을 간결한 문체로 조용히 읊어주는 책, 『청소시~작! 』이다.  
  

 

 절에서는 해가 지고 나면 청소를 하지 않습니다. 수도승은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와 몸단장을 하고 청소나 독경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날이 밝기 전 맑고 찬 공기를 마시면 자연스럽게 기분이 좋아지고 하루를 시작할 힘이 솟아오르기 때문입니다.

주위 사람도, 풀과 나무도 일어나지 않은 시각에 청소를 해보세요. 마음이 개운해질 뿐 아니라 머릿속도 맑고 깨끗해질 것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일어날 때쯤엔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끝내게 됩니다. 아침 청소를 함으로써 오히려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쾌적한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20p


 

 


한 꼭지 읽고
기름기 눌어붙은 가스레인지를 닦고,

또 한 꼭지 읽고
화장실의 세면대도 안 쓰는 칫솔로 쓱싹,

재미 붙여 또 한 꼭지 읽고
널어놓은 빨랫감도 주름 안 생기게 쭉쭉 늘여 팡팡, 
서랍에 꾸기듯 넣어두었던 옷도 가지런히 개켜 놓았다.

 

 

 


 

 청소하는 스님을 그린 귀여운 삽화에 행간이 넓고 분량이 얇아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어제오늘 눈에 보이는 곳곳을 닦고 정리하고 청소했다. 한 번 불고 마는 일회용의 대청소가 아니라, 작은 곳이라도 지금 당장 청소하고 싶다 자리에서 벌떡 일으키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그동안 청소의 신을 한 번만 뵙길 공손하게 기다리고 있었을 집안의 구석구석들이, 날 일으키게 해준 이 책에 감사를 표할 것만 같다. 책에서는 잠깐이라도 좋으니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매일 청소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한다. 당연한 말인데, 알고도 있는데, 수양하듯 토닥이듯 조용히 읊어주는 정갈한 문체에 주부의 마음이 슬며시 스며들게 한다. 

그럼 오늘도 소소하게 청소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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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5 - 시오리코 씨와 인연이 이어질 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5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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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은 조용히 '사랑의 행방'을 지켜본다.
 
 
 이 5권은 내게도 나름의 에피소드가 있는 책이다. 작년, 결혼식을 하루 앞두고 나는 예비신부의 의무도 저버리고 이 책을 들고 있었다. 예약발매일을 맞춰 샀지만 해외에 있었던 터라, 한국에 갈 때까지 이 책은 내가 읽어주길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책은 다 읽지도 못 했을 뿐만 아니라, 결혼식의 북새통 속에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나고 몇 달 뒤, 책이 할머니의 가방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5권이라 그런지 사랑이 결실을 맺기 쉬운 봄날을 배경으로 해야 하는 건지, 책도 5월의 고서당을 배경으로 한다. ​5권에는 그토록 기다리던 다이스케의 짝사랑 고백에 대한 시오리코의 대답을 들을 수 있다. 둘의 사랑 이야기는 이 책의 기본틀인 책을 배경으로 한 숨겨진 사연들을 파헤치는 탐정물의 형식에 조금도 방해되지 않을 만큼 담백하고 필수적으로 가미되어 있다.
 ​
 첫 번째 에피소드는 [월간 호쇼] 라는 일본 고서에 관한 정보지 격인 월간 잡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읽은이의 습성이 책에 묻어나게 되는데, 마음에 드는 구절에 부분을 밑줄을 긋거나 책 한쪽 구석을 접어두거나 책에 메모를 하는 것 등이 있다. 월간 호쇼 잡지에 남아있는 읽은이의 흔적으로 책의 주인을 찾아가는 에피소드였는데, 그것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조금도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었다.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소재도 소재거니와, 과장되거나 억지스러운 점이 없다는 점.
 책의 여자 주인공 시오리코는 책의 이름은 기본이고, 출판사, 출판 년도, 재판되거나 복간된 정보, 책의 스토리 등 자신이 읽은 책에 관한 모든 정보를 기억한다. 그래서 책으로 얽힌 사연을 풀어나가는데 있어서의 감각이 뛰어나다. 이러한 설정에서 자칫하면 불편해질 수도 있는데, 단지 몇몇 것만을 보고도 천재처럼 열발 쯤을 앞서나가 내다보고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의 우연과 능력이 맞물린 억지가 이 책에서는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이런 것, 나만 하더라도 별로 안 되지만 소장한 책의 이름은 다 알지언정, 책의 저자는 누구인지 읽은 책의 주인공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모두 기억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동네 서점에만 가봐도 서점 사장님은 자신의 서점에 있는 모든 책의 이름과 위치를 정확히 알고 계신다(적어도 내가 만난 서점 사장님은 그러셨다). 본인이 직접 매입을 담당하시고 위치를 정하시기 때문이겠지만, 사장님에게 책 한 권을 들어 이 책 어때요? 하고 물으면 그 책은 이러이러하다며 한마디 얹어주시는 맛이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 점을 잘 살리고 있다. 겉은 예쁘지만 외골수 책벌레인 여자 주인공을 통해 탐정 주인공이 가질 수 있는 딜레마를 잘 잡아냈다.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최근에 이웃분이 소개해주셔서 알게 된 월간 책 잡지, 이름도 비슷한 [비블리아 Biblia]가 생각났다. 한국에 나가면 몇 권 사 와야겠다는 예약까지 얹어서. 

비블리아 Biblia 2015.5

작가
(주)위즈덤샐러 편집부
출판
위즈덤샐러(월간지)
발매
20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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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호쇼』 뿐만 아니라, 데즈카 오사무의『블랙잭』, 데리야마 슈지『나에게 5월을』, 리처드 브라우티건『사랑의 행방』까지 5권에서 다루고 있다. 이 중에서 『블랙잭』만화는 우리나라에도 발매되었다.  
​책 뒷면의 표제
"오래된 책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사람과 언제까지나 함께 있고 싶다"
"책을 사랑한다는 것,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책들은 조용히 '사랑의 행방'을 지켜본다"
​의 문장들이 마음에 든다.

'비블리아 고서당'은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가상의 고서당이지만, 일본 기타가마쿠라 역 근처로 가면 이 고서당이 있을 것만 같다. 또한 후에 나올 책에서는 1권에 나왔던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을 둘러싼 미완결 에피소드가 재등장 한다고. 
 비블리아 고서당 6권은 5월이나 6월에 나온다고 하던데, 조금만 기다리면 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책이 발매된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된다.
 책 뒷면 표제로 쓰인 "오래된 책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사람과 언제까지나 함께 있고 싶다" 문장으로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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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L: The Turbulent True Story of a First Year at Harvard Law School (Paperback)
Turow, Scott / Penguin Group USA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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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는 오래전에 절판된 스콧 터로의 [열정속으로 하버드 로스쿨]의 원서 ONE L』은 로스쿨 입문서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은 'One L'이라고 불리는 로스쿨 JD 과정 1년차를 그린 논픽션으로, 실제로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스콧 터로 작가 본인의 1년차 모습을 일기 형식으로 써낸 것이다.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The Paper Chase)]과도 비슷한데, The Paper Chase도 저자 '존 제이 오스본'이 하버드 로스쿨 재학 시절에 집필한 자전소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존 제이 오스본은 1970년에 하버드를 졸업, 1971년 'The Paper Chase' 책이 나왔고, 스콧 터로는 1978년 졸업, 1977년에 'One L' 책이 나왔다. 'One L'은 'The Paper Chase'에서 등장하던 불필요한 로맨스는 제외하고, 로스쿨 1년차의 고군분투는 그대로 전하고 있다. 

 

 

[One L]은 전성철 변호사의 에세이집을 읽다 저자가 읽은 책 목록에 있어 알게 되었다. 절판되어 어렵게 구해서 읽었던 번역서가 아닌 원서로 읽고 있으니 단어에서 주는 느낌이 현실로 와 닿으며, 계약법 시간에 호명되지 않기를 바라는 초조함이 더 생생히 느껴졌다.

Learning to love the Law ​

Nothing was taken for granted; nothing was proven just becasue it was strongly felt. 책에서 쓰인 문장들, 표현들 하나하나 내가 써야 할 말들이라 생각하며 입으로도 같이 읽었다. 요즘 들어 법과 문학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한다. 법이 냉정하게 판단하고 정자로 쓰여진 해석 언어라면, 문학은 폭죽처럼 터져올라 하늘에서 빵빵 터지는 빛을 언어의 형태로 담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판결문을 읽을 때는 내 머릿속에 책장을 지어 책을 한 권 한 권 줄 맞춰 꼽아두는 것처럼 자세를 똑바르게 하고 정자세로 서 있을 것을 요구하는 것 같다. 생각과, 관념들을 그러모아 완벽한 문장의 글을 쓰는 것, 그게 지금 내가 느끼는 '법'이다.   ​

 

​(중략)

 

 

​다음 읽을 책은 로스쿨 입문서로 추천받은 [Acing Your First Year Of Law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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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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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덮고는, 표지를 손바닥으로 쓰다듬어 보았다. 이런 적이 있는 것 같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는 신호다. 아니, 꼭 마음에 들었다.

위로가 필요한 바로 그 순간, 아니 위로가 필요했다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위로가 됐던 책. 이 책을 읽고 서야 나는 비로소 이런 책을 읽고 싶어 했구나 깨달았던 것​이다.

 

나는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낸다. 바다 건너 타국이라는 점은 차치하고, 한국에 있을 때도 나는 많은 시간을 혼자 보냈다. 도서관을 가거나, 쇼핑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봐도 친구가 없는 것도 아닌데 혼자 즐길 수 있는 것들을 헤쳐왔다.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은 익숙했다.

 

혼자 있기 싫어 누군가와 꼭 만날 약속을 잡아야 한다거나,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 그리고 자발적으로 혼자 있고 싶은 사람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 관계에 지친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의 분류는 '소설 같은 에세이'이다. 유학까지 갔다 왔지만 직장을 때려치우고 카페 매니저로 일하는 정은, 절대 현실에 굴복하지 않으리라 시류에 영혼을 팔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어느샌가 그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설리 등,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상황과 인물들을 통해 때로는 뻔한 말로, 그리고 뻔하지 않은 말들로 공감을 이끌어내고 위로가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그 속에서 이 책이 강조하는 것은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 '솔리튜드'(solitude)이다. 혼자 있는 것과 외로움은 다른 것이라는 것. 혼자라고 꼭 외로운 것도 아니고, 혼자가 아니라고 외롭지 않은 것도 아니다. '혼자 ≠ 외로움' 이 동급이 아님을 말하고, 혼자서 스스로를 채우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외로움은 변화의 용광로일 가능성이 높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삶의 길이 갈라질 테니까. 변화는 나 아닌 누군가가 되려고 할 때가 아니라, 나 스스로가 되려고 할 때에야 비로소 시작되는 것일 게다. 그러니까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은 변화가 필요할 때 그 가치를 제대로 발휘하는 자질이기도 하다. p.173

외로움은 콘텐츠의 다른 이름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쌓아놓은 그 모든 것들이, 더 나은 해석을 거쳐 무엇인가 보람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싶어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p.239 

 

 

내가 이 책을 읽었던 날은 마침 빨래를 한 날이었고, 빨래의 하얀 냄새가 집을 하루 종일 뽀송뽀송 지켜주었던 그런 기분 좋은 날이었다. 그리고 이 책은 나를 참 잘 달래주었다. 그래, 이 말이 딱 맞는 책이었다. 나를 참 잘 달래주었다는 말.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

안달 내지 말고 차근히 나를 채워가야겠다. 이 시간, 이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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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versal (Hardcover, 1st)
Connelly, Michael / Little Brown & Co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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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Haller For the People"

미키 할러, 그가 돌아왔습니다. 특별 검사라는 타이틀을 달고선 말입니다.

마이클 코넬리의 미키 할러 변호사 시리즈 제3편 [Reversal]은​ 아직 번역 출간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제일 궁금한 건 제목인데 예상 가능한 '반전'이라고 할지, 책 내용상 reversal이 쓰인 구문인 "Supreme Court reversed his conviction."에서의 판결 '파기'라는 의미의 새로운 제목이 붙을지 두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이번 편 [Reversal]의 줄거리를 간략히 말하자면, 한 남자가 12살의 어린 여자아이를 유괴살인한 혐의로 24년을 복역합니다. 그리던 사이 DNA 조사 방법에 큰 발전이 있어, 감옥에 있던 수감자의 요청에 따라 DNA 재 대조검사를 하게 됩니다. 그 결과 피해자의 옷에 묻은 DNA가 그의 것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오게 되고, 이를 받아들인 대법원은 그의 유죄 혐의를 뒤집어 파기 환송합니다. 그리고 검찰 측에서 정치상의 이유를 들어 미키 할러에게 이 사건에 한해 특별 검사직을 맡아달라 부탁하게 된 거지요. 미키는 그 제안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그의 전 부인이었던 검사 메기를 한 테이블에 앉히고, 그의 이복형제 Harry 해리 보슈까지 특별 수사관으로 불러 드림팀을 짜게 됩니다. 

 

​셋이서 같은 편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게 되다니, 이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게 시작합니다. 미키 할러 시리즈를 보는 이유인 풍부한 법정신도 그렇지만, 셋이서 사건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지요. 시리즈 2편인 [탄환의 심판]에서 미키 할러와 해리 보슈를 '양면의 동전'으로 비유하며 평생 등을 맞대고 있을 거라 했는데(경찰과 변호사의 관계), 바로 다음 편인 이 책에서 한 배를 타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니 말이죠. 항상 conflict of interest 이해 상충으로 미키가 끼는 판에는 출현하지 못하고 물러서야만 했던 미키의 전 부인, 진격의 매기 검사도 출격합니다. 이번에는 상대방 변호인 측이 매기와의 이해 상충을 들어 매기를 물러나게 하려고 하는데요. 미키가 가만히 보고만 있었을지, 이 장면도 상당히 재미있었답니다. 둘이 한 테이블에 앉아 둘이 함께, 아니 해리 보슈가 백업을 하고 있으니 셋이 함께겠지요. 셋이서 서서히 사건의 전말을 알아가고, 그들의 딸들도 서로 조우하게 하는데요.

해리 보슈의 시리즈를 안 읽어봐서 그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는 모르나, 미키 할러 시리즈에는 처음으로 해리의 딸 매디가 등장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 딸의 엄마가 살해당한 설정이고, 딸은 해리가 있는 곳으로 와서 둘이 살게 됩니다. 그리고 해리 보슈와 딸 매디의 신은, 이번 편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 미키와 그의 딸 헤일리와의 신보다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해리 보슈가 딸에게 문법을 지적받는 장면도 몇 나오는데 소소한 웃음을 자아내지요.   

 

특별 검사 임무를 수여받은 미키 할러는 바를 넘어 항상 서던 곳과 반대쪽인 검사 측에 서서 발언을 하다가, 자신이 the defence라며 잘못 말하기도 하지요. '검사 측은 ~이러합니다.'라고 말해야 하는데, '변호인 측은~~ 합니다.'라고 말한 거지요. 옆에 앉아 있던 메기에게 바로 지적당하고, 검사 측은 ~이라고 바꾼답니다.

미키와 메기가 검사로서 함께 선 첫 공판에서 미키 할러는 외칩니다. "Michael Haller For the People." (검사 측 미키 할러입니다). For the People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미키 할러에게는 무척 생소하지만, 의외로 검사일에 빠르게 적응해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책은 미키 할러 시리즈이긴 하지만 해리 보슈의 수사관 역할도 절반가량 차지하고 있어요. 그리고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목으로 Reversal이라고 한 것치고는 큰 반전은 등장하지 않는답니다. 

번역서를 기다릴까 하다가 예정보다 늦게 출간된다고 해서 원서로 미리 읽어보았는데, 기대했던 대로 재미있어서 술술 읽혔습니다. 책에 법률 단어가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간간이는 보이는데, 이도 이제 사전을 찾아가며 읽지 않아도 많이 이해할 정도이니 독해 실력이 그 사이 많이 늘었다고 스스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었지요. 쓰담쓰담, 잘했어요.

 

올해(2015) 안에는 번역될 것 같은 [REVERSAL], 원서로 읽어도 꿀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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