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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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익숙할지도 모르는 내용들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해주는 데에 의미가 있다. 특히 한 분야에 익숙한 사람에게 다른 분야의 지식을 연결하여 생각할 수 있게끔 해주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그런 것 치고는 읽기 쉽다는 점이 가장 큰 특이점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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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그레이트북스 81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 한길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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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 / 한길사

 

아이히만의 사례에서 한나 아렌트가 끌어낸 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나 역시 모르는 사이에 악을 형성하는, 또는 후에 악이라고 판명될 수 있는 시스템의 한 부품을 담당하고 있다는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사회 시스템과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정교하게 부품화되고 있는 나의 위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한편으로 역사적으로 세계적으로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통계를 볼 때 학살의 원인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자본에 의한 간접 살인 같은 것 말이다.


375p 일단 한번 등장하여 인류의 역사에 기록된 모든 행위는 그러한 발생이 과거의 일이 되어버린 지 한참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하나의 가능성으로 인류에게 남는 것은 인간적 사건들의 본질 속에 놓여 있다. 어떠한 처벌도 범죄의 발생을 예방하는 충분한 억지력을 가진 적이 없었다. 반대로 일단 어떤 특정한 범죄가 처음으로 발생한다면 처벌이 무엇이든 간에 그 범죄의 재출현은 그의 최초의 출현보다도 훨씬 가능성이 높다. 나치스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가 재발할 가능성에 대해 말하는 특정한 이유들은 훨씬 더 그럴듯하다. 근대의 인구 폭발과 기술적 장치들의 발견이 동시에 일어났다는 두려운 사실, 게다가 기술적 장치들은 자동화를 통하여 심지어 노동을 보더라도 그 인구의 많은 부분을 잉여로 만들어 버릴 것이고 또 핵에너지를 통하여 마치 히틀러의 가스 시설을 사악한 아이들의 서투른 장난감처럼 보이게 만드는 도구들을 사용해서 이러한 이중적 위협을 처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은 우리를 전율케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본질적으로 바로 그 같은 이유에서 전례 없는 일이 일단 발생했다면 그것은 미래에 선례가 될 것이고, ‘인류에 대한 범죄에 대해 다루는 모든 재판은 오늘날 아직 이상인 기준에 따라 판단되어야만 한다. 만일 대량학살이 미래에도 실제로 가능한 일이라면, 지상의 모든 사람들은 국제법의 도움과 보호 없이도 지속적으로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 합리적으로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선례가 없는 일들을 다루는 데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것은 이렇게 다루는 일이 국제 형사법으로 가는 길에 대한 타당한 선례로 기여하게 되는 정도에만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376p 예루살렘 재판의 실패는 뉘른베르크 재판소 설립 이래로 폭넓게 논의되고 또 충분히 인식된 세 가지 근본적인 문제들 모두를 파악하지 못한 데 놓여 있다. 그것은 승자의 법정의 훼손된 정의의 문제, ‘인류에 대한 범죄의 타당한 정의, 그리고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새로운 범죄자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었다


382p 논증을 위해서 피고가 대량학살의 조직체에서 기꺼이 움직인 하나의 도구가 되었던 것은 단지 불운이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피고가 대량학살 정책을 수행했고, 따라서 그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마치 피고와 피고의 상관들이 누가 이 세상에 거주할 수 있고 없는지를 결정한 어떤 권한을 갖고 있는 것처럼) 이 지구를 유대인 및 수많은 다른 민족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기를 원하지 않는 정책을 피고가 지지하고 수행한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누구도, 즉 인류 구성원 가운데 어느 누구도 피고와 이 지구를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교수형에 처해져야 하는 이유, 유일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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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 길벗어린이 문학
엘리너 파전 지음, 에드워드 아디존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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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어서도 작은 별처럼 가슴에 남아 있는 이야기들. 아름다움을 말할 때 지금까지 간간이 떠오르는 장면들이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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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기들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우열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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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기들> 레이몬드 카버 / 문학동네

 

먼저 사랑을 말할 때~를 편집한 고든 리시에 대해 악담을 하고 시작해야겠다. 생략에는 지나치게 대담했고 감성에는 지나치게 융통성이 없었다. 두 책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서 보다가 지금이라도 원전대로 책이 출판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인칭대명사를 통일하거나 지나치게 긴 서술을 압축하는 것에는 동의하는 바이나, 그 외에는 편집자의 권한을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레이몬드 카버의 글에서는 언제나 균열점이 드러난다. 레이몬드 카버는 글이 끝나면 인물이 변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변화는 도드라지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끈질기게 달라붙어 생활에 균열을 낸다. 용수철처럼 과거로 돌아가는 듯 싶다가도 다시 변형지점으로 튕겨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균열점들은 레이몬드 카버의 글의 공통점이지만, 시작과 끝, 그 사이를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리게 돌려 순간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바라보는 방향마저 다르게 잡는다. 그래서 그의 글은 비슷하게 보이면서도 다르게 읽힌다


그의 글에서는 삶에 지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느껴진다. 그래서 읽고 나면 내가 공감받은 것처럼 위안받게 된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이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174p 그의 일은 꼭 필요한 직업이었다. 그는 빵집 주인이었으니까. 꽃집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먹을 걸 파는 게 나았다. 잠시 곁에 두다가 내던져버리는 걸 파느니. 꽃보다 냄새도 좋았다.

, 냄새 좀 맡아보세요.” 빵집 주인이 짙은 색 빵덩어리를 자르며 말했다. “빡빡하기는 해도 영양은 풍부하죠.” 두 사람은 냄새를 맡았고, 빵집 주인은 그들에게 먹어보라고 했다. 당밀과 거친 곡물 맛이 났다. 그들은 빵집 주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들은 먹을 수 있는 만큼 먹었다. 짙은 색 빵을 삼켰다. 나란히 늘어선 형광등 불빛이 마치 햇빛 같았다. 계속 이야기하다보니 이른 아침이 되어, 희뿌연 빛이 창문에 높게 비쳤지만, 그들은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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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 2015년 제1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김근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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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묘사는 표층이 가벼우나 그래서 접근이 쉽다. 고양이와 오리의 대척 관계는 마치 노인과 아들, 아들과 손자의 관계와 비슷하다. 가족 대신 공동체의 연대를 제시한다. 따뜻하며 소박한 글이다. 재미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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