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 지금+여기 3
오찬호 지음 / 개마고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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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채찍이든 당근이든`사람은 모름지기 일정한 희생을 감수하면서 자기 계발을 해야하는 것`이라는 대전제에 대해 아무도 의문을 달지 않는다는 점이다.

.... 문제는 그 `좋은 일`이라는 목표가 마냥 달성되지 않으면 이 `자신을 옥죄는` 수단을 의심해봄직한데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p. 59

이유는 노동자들이 겪는 고난의 일차적인 원인이 개인의 `노력 부족`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좀 더 노력했으면 그런 꼴 안 당했을 것인데, 왜 뒤늦게 이러쿵저러쿵 요구를 하냐는 것이다.
이처럼 이십대들이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 있다. 이는 어쩌면 그만큼 이십대의 취업현실과 이로 인한 심리적 불안감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뜻이다. 노동자들의 요구를 `인생을 날로 먹으려는 게으름뱅이나 루저들이라` 간주하며 취업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해가는 자기통제형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이십대들의 박탈감과 불안감 말이다. p.77

그것이 자기계발서라면 어떤 책이든 패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내용이 넘쳐난다. 그 사람이 취업하지 못한 건 이 때문이다, 그런 태도로 어떻게 승진할 생각을 하느냐, 저렇게 사니 살을 못빼지.... 하는 식으로 실패의 원인을 구구절절하게, 하지만 근시안적으로만 제시한다. p. 95

구조의 피해자들이 가장 충실한 구조의 유지자로 기여하기에 사회는 변화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어 나간다. p.125

한편에선 `너넨 지금 튼일 났어. 미래가 암울하다고`라는 무서운 경고를 듣고 다른 한편에선는 `괜찮아, 우리가 말하는대로 하면 성공할 수 있어`라는 주술을 듣는다. 이렇게 `무기력한 현재`와 `희망찬 미래`가 동시에 굉장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때 이십대는 충분히 손에 닿을 것 같은 목표를 향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자기계발에 매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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