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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이야기
이명옥 지음 / 명진출판사 / 2000년 5월
평점 :
품절
화랑이라는 공간에 관심이 있어 이리 저리 찾아헤매다 구해 읽은 책이다. 부제에 적혀있던 '갤러리의 모든 것'이라는 문구에 아무래도 솔깃했던 것같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가장 궁금해하던 것들은 이 책에서 알아내지 못했다. 내가 관심있어 하는 화랑과 작가의 관계, 화랑과 미술품 구매자들과의 관계 등이 그다지 깊이있게 다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 '애호가'라는 챕터 속에서 따로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미술계와 전혀 무관한 나로서도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정도의 내용들만 설명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좀더 깊이 있는 이야기들은 화랑 나름의 노하우에 속하기때문에 속속들이 드러내지는 않은 듯 싶다.
내가 기대하던 방향과 책의 내용이 조금 다르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가 운영하는 사비나 갤러리에서 주관한 전시회들의 기획부터 전시까지의 기록들을 자세하게 남겼는데, 전시회들의 아이디어가 상당히 참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화가의 길을 포기하고 화랑 경영을 결심하게 되기까지의 저자의 진솔한 고백도 인상적이었다.
'갤러리의 모든것'이라고 표현하기엔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별셋 반쯤 주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된 저자의 이름을 알라딘에서 검색해보니, 저자가 집필한 대중적인 미술책이 이미 여러권이다. 전시회의 컨셉들이 그랬듯이, 집필을 통해서도 미술과 대중 사이의 거리를 좁히려는 저자의 노력이 느껴진다. 우선은 <팜므 파탈>이 눈에 들어온다. 그 책도 주문해서 읽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