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이야기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7
게일 헤일리 지음, 임혜숙 옮김 / 보림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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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마음에 드는 책이다. 아프리카의 민속적인 정서를 담은 내용도 좋고, 목판화 형식의 멋진 삽화도 마음에 든다. 외국 동화책 대부분이 유럽이나 미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데, 이런 흔치 않은 동화책을 만나니 그저 반가울 뿐이다.

사실, 이 책도 미국인 저자의 작품이다. 하지만, 아마도 흑인인 듯 싶은 저자는 이 동화책을 통해 일종의 '뿌리찾기'를 시도한다. 때문에, 작가의 시선도 흔한 서구식 '아프리카 바라보기' (정글북이나 타잔같은) 와는 거리가 멀다. 이국적이고 야생적인 분위기 조성을 위해 사자, 기린, 코끼리등 수많은 동물들을 집합시키지도 않는다.(물론 표범이 잠깐 출연하기는 하지만) 다만, 하늘과 땅을 넘나드는 모험의 주인공으로는 적당치 않을 듯한 할아버지 한 명을 등장시켜, 아프리카식 지혜를 더듬어 간다.

흑인 청년도 아닌, 흑인 할아버지라! 정말 만나보기 힘든 주인공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이 할아버지는 그저 지팡이를 짚고 앉아 젊은이들에게 지혜로운 조언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직접 나서 거미줄도 짜고, 표범도 붙잡고, 말벌과 요정도 속아 넘기고, 결국 하나님의 것인 '이야기'를 모든 이들의 것으로 만든다. 정말 씩씩한 할아버지가 아닌가! 아프리카에서는 연장자들의 지혜를 중요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노인들도 오래도록 삶의 현장에 참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아이들에게 세계의 다양한 문화 유산을 알려주고 싶은 분들께, 꼭 권하고 싶은 멋진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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