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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왔다
이시자카 케이 / 한솔미디어 / 1996년 6월
평점 :
품절
국내에서는 소리소문없이 출판되었다 사라진 책이지만, <아기가 왔다>는 일본에서는 상당히 인기를 끈 책이었다고 한다. 그 소문때문에 아직 미혼이었던 5년 전에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었고...
하지만, 역시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던 탓일까? 그 때는 몇장 읽다가 금새 흥미를 잃었던 기억이 난다. 책이 특별히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책 속에 펼쳐지는 육아를 둘러싼 에피소드들이 너무 머나먼 이야기로 들렸던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임신을 한 후 5년 만에 다시 펴든 이 책은 너무도 흥미진진했다. 확실히 책읽기도 때와 장소가 맞아 떨어져야 되는 모양이다.
이 책은 만화가인 저자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기를 갖게 된 후, 임신 기간과 육아 기간에 일어난 에피소드들을 진솔하게 적어나간 책이다. 만화가라서 그런지 엄마의 성격 자체가 독특해서 (엉뚱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유머 감각도 대단하고, 흥분도 잘 하는... 한마디로 상당히 매력적인 성격의 소유자이다) 아기의 탄생과 성장을 지켜보는 시각 자체가 남다른 데가 있다.
아기에게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도 않고 육아에 극성을 떨지도 않지만, 아기의 모습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에서 어느 엄마 못지않은 애정과 관심을 느끼게 된다. 자기의 머릿속 생각대로 아기를 만들어 가려 하지않고, 아기의 타고난 모습을 이처럼 제대로 바라볼 줄 아는 엄마... 나중에 아이가 자라서도 이런 멋지고 재미있는 엄마를 진정으로 따르지 않을까 싶다.
만화가라서 아기의 변화를 직접 재미있는 캐릭터로 그려내고 있어 그 삽화를 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저자의 아기가 종횡무진,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어휴 아기 키우기 정말 정신 없겠다' 싶기도 하지만, 책 전체를 통해 저자가 던지는 메세지에서 큰 위안을 얻는다. '아기 키우기는 놓치기 아까운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험!'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