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쌍브르 - 1,2권 합본 (양장) ㅣ 비앤비 유럽만화 컬렉션 3
발락 지음, 이슬레르 그림, 이재형 옮김 / 비앤비(B&B)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시각적으로 무척이나 강렬한 만화이다. 단순히 A4 사이즈의 큰 판형이라서, 혹은 컬러로 인쇄된 만화라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동안 보아온 대부분의 만화 (국내 만화나 일본 만화)에서는 매 컷들이 전체 스토리를 위한 구성 요소로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만화에서는 한컷 한컷들이 저마다 거의 예술작품 수준의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모든 컷을 열심히 그리다가 어떻게 장편을 완성시킬까 걱정스러울 지경이다.
유럽 만화의 스타일이 이처럼 미학적인 면에 중점을 둔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왔지만, 막상 직접 접하고 나니 가히 충격적이다. 이 작품의 탐미적인 성향은 강렬한 그림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성격묘사나 스토리 전개에서도 두드러진다.
쌍브르 일가에게 내려진 운명적인 저주, 여주인공 쥴리의 광기로 가득한 사랑등이 격정에 휩싸인 채 숨가쁘게 펼쳐진다. 우리 정서에는 낯선 감이 있지만, 매혹적인 것만은 틀림없다. (몇몇 프랑스 영화들을 보면 온통 광적인 사람들만 등장하는 것 같아 황당해 하곤 했는데, 그 작품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게 된다.)
만화의 멋진 신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께 강력히 추천한다. 대여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만화책이니 이왕이면 직접 구입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