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1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만화가게 아저씨가 '이거 꼭 읽어야돼요, 이거 정말 재미있어요.'하며 <터치> 1권을 꺼내 들었다. 책장을 후루룩 넘기며 훑어보니 '이거 완전 애들 만화잖아?'싶었다. 어렸을 때 보던 독고탁 출연 만화같기도 하고.... 명랑 만화같은 그림체가 왠지 맘에 안들었지만, 워낙 거절 못 하는 성격이라 아저씨가 떠넘기는 10권을 다 받아들었다. '후회 안 할거예요!' 아저씨의 마지막 한마디.

그렇다면 결과는? 그날 앉은 자리에서 받아온 10권을 다 읽어버리고 결국은 아다치 미츠루와 사랑에 빠져버렸다. 다음날 마지막권까지 다 빌려서 단숨에 읽어버리고....

놀라운 것은 다 읽은 후에 내가 얼마나 그의 그림체를 사랑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어쩐지 아기 얼굴같아 못마땅했던 주인공의 얼굴들, 그러나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감정들이 담겨 있는지! 또한 그들이 잡는 포즈 하나 하나는 또 얼마나 깊은 이야기를 표현하는지! 아다치 미츠루는 그림을 '정말로 잘'그리는 만화가이다.

모두가 칭찬해마지 않는 그의 화면 연출 역시 압권이다. 나는 만화 주인공의 뒷모습, 아니 뒷통수가 이처럼 많은 감정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았다. 아직 '터치'를 못 읽어본 분들은 꼭 주인공의 뒷통수 씬을 눈여겨 보시길.. 작가가 얼마나 감수성이 예민한 인물인지 담박에 알아 차릴 것이다.

내가 이토록 그의 그림체에 열광한다고 해서, 이 만화의 줄거리가 그림체만 못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내가 아다치 미츠루의 그림체가 훌륭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 표현력이 전체 줄거리를 너무 잘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누구 하나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러나 너무도 평범한 주인공들이 꾸며가는 건강한 이야기들은 연신 독자들을 킥킥거리게 만든다. 하지만, 눈물나도록 웃다보면 어느새 엉엉 울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터치'를 읽던 도중 갑자기 책을 덮고 통곡하는 나를 보고 남편이 얼마나 난감해 하던지....

정말 강추!! 이처럼 멋진 만화를 찾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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