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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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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의 기억을 가지고. 누군가는 더 열심히 공부할 것이고, 누군가는 주변 사람들을 돌볼 것이며, 누군가는 많은 돈을 벌지도 모른다. 그리고 개중의 몇은 역사를 바꿔보고 싶은 생각도 들 것이다. 역사에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그 때 저 사람이 죽지 않았더라면, 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우리나라는 많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테니.

하지만 막상 그 시대로 돌아간다면? 나에게 역사를 바꿔야 한다는 무언가가 부여된다면?

 

제이크 에핑은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교직원들이 아무도 가지 않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전처인 크리스티에게 단지 자신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감상적인 성향이 전무하다고 매도를 당했지만 그는 앨의 식당을 좋아했고, 충분히 감상적인 사람이었다. 바로 그 감상적인 성향이 에핑을 토끼굴로 뛰어들게 한 이유거든.

에핑에게 부여된 것은 의무도, 임무도 아니었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이 마침 시간 여행 터널을 지나 만난 과거의 시간과 맞았을 뿐이고, 좋아하는 사람의 부탁이 있었고, 스스로도 그 일이 옳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는 머뭇거리면서도 토끼굴로 뛰어들었다.

 

앨이 발견하고, 지금은 에핑이 생활하고 있는 토끼굴 안의 세상에는 몇 가지 법칙이 있다. 과거의 물건은 현재로 올 때 사라지지않고, 현재의 물건도 과거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과거는 자신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방해하지만 미래의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 과거에서 아무리 오랜 시간을 있다 현재를 돌아가도 겨우 2분의 시간이 지나있을 뿐이다(하지만 과거에서 지난 시간만큼 나이를 먹는다). 마지막으로 현재로 돌아왔다가 다시 토끼굴을 통해 과거로 가면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된다는 것이다. 앨이 하반신 마비의 위기에서 구해냈던 소녀가 에핑이 과거로 돌아감으로 인해 다시 휠체어를 타게 된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내내 앨과 에핑의 탁구공처럼 주고 받는 대화, 해리 더닝을 구하기 위해 데리로 간 이야기, 캐롤린 풀린과 앤디 컬럼의 인생을 바꾼 이야기, 에핑이 앰버슨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에 동화되어가는 과정에 푹 빠져 있었다. 별 다른 사건 없이 '그 날'을 위해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이야기마저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재미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상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읽게 하다가 마지막에 단어 하나로 다시 확 긴장감을 주는 대단한 작가.


내가 왜 이 책을 지금 1권만 가지고 있지 후회스러울 정도로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기대를 가지고 2권을 읽을텐데. 절대 후회하지는 않겠지! 믿고 보는 스티븐 킹이니까: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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