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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抱天) 6막
유승진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6막의 표지는 허난설헌과 허균 남매가 주인공이다. 허난설헌이 초희와 너무 닮게 그려져서 뭐지? 했는데 읽고 나서 멘붕. 초희가 난설헌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이시경 양반? 허난설헌에 대해 얕게나마 알고 있는 지식을 비추어봤을 때, 초희가 이시경의 보물이었고, 허엽의 양녀로 허씨 집안의 꽃이었던 난설헌이 시집을 해서 어떻게 됐는지를 생각하니까 진짜 속이 상했다. 그래서 허엽이 초희를 혼인시킨다는 얘길 듣고 찾아온 이시경이 남편의 관상에 대한 얘기를 하며 허엽을 비난할 때 가슴이 찡했다. 픽션이기는 하지만 허엽이 저 말을 듣고 초희의 혼인을 파기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화가 난 이시경이 허씨 가문에 대한 안 좋은 일들을 홧김에 전부 털어놓았을 때 심하긴 하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 자식도 많으면서 왜... 하는 이시경의 대사에 울컥했다. 그리고 초희가 몸으로 이시경을 향한 매질을 막으면서도 허엽에게 아버지라고 부르는 장면에서는 이시경에 빙의ㅠㅠ. 초희야 니가 그러믄 안돼ㅠㅠ.
결국 허엽은 이시경의 하나 뿐인 아이는 물론 자신의 아이들도 비참하다면 비참하게 생을 마쳤으니 둘 다 자식복은 없었구나 싶었다.
이시경은 정가의 야욕을 막기 위해 도참서를 쓰려고 산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사이에 정가는 정여립을 앞세워 자신의 야욕을 이루려고 한다. 그리고 거기에 이시경이 도참서를 쓰러 산에 들어가기 전에 이시경을 도왔던 사람들을 이용한다. 나이가 든 설레가 등장해서 반갑긴 했는데 설레가 하려는 일이 정가를 돕는다는 일이라는 게 으악! 나중에라도 그걸 알면 얼마나 분할까. 제발, 설레와 산진두령에게 아무 일 없이 그 점을 깨달아야할텐데!
6막은 유독 인물들 개인에 대한 얘기가 많았던 것 같다. 역사 속의 인물들이 많이 등장해서 그런지 이야기 중간중간에 그 인물에 대한 설명과 대표적인 에피소드들이 하나씩 있어서 인물을 파악하기에는 좋았지만, 이야기 흐름이 중간중간 끊긴다고 해야하나. 그런 면은 좀 아쉬웠다. 5막의 내용을 싹 잊어먹은 상태에서 읽어서 그랬던 건지도 모르지만...
거기다 시간이 왔다갔다하는 바람에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딱 놓치기 십상! 그래도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서는 제일 많이 새롭게 알게 된 것 같긴하다. 여러가지 덧붙여서 알게 된 것도 있고. 이제 남은 것은 완결인 7막 한 권 뿐이다. 그래서 그런지 6막은 마구 달리는 느낌. 그 달리기의 끝은 어디인지 즐거움으로 기다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