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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프로스트 2 : 검은 파도 - 시즌 1 ㅣ 닥터 프로스트 2
이종범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 케이스의 제목인 '검은 파도'는 작가가 작품에 참고하기 위해 보던 증례집의 한 공황장애 환자의 인터뷰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증세가 시작될 때의 불안감을 파도에 비유한 이 말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지 않을까.
각자 정도는 다를지언정 모두 불안한 마음은 속에 가지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자꾸 드러내어 작게 만들려고 하고, 누군가는 마음 속에 깊게 파묻고 모른 척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주 작은 계기 하나로 작아졌던 불안이 다시 커지고, 묻었던 불안이 펑 튀어나올 때 꼭 커다란 파도가 밀려오는 느낌이지 않을까. 저 멀리서 파도가 밀려온다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보고 있어야만 하는 그 기분은... 상상만 해도 오싹해진다.
케이스의 내담자는 여고생 나리이다. 보기엔 특별한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등교를 거부하고 있는 나리를 예전에 과외를 했던 인연으로 성아가 상담을 하게 된다. 상담에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나리를 달래가며 상담을 하던 성아는 백선생과 자신이 생각했던 증상에 나리가 하나도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을 얘기하고, 백선생은 직접 나리를 상담하겠다고 한다. 상담 도중 백선생의 행동이 오해를 사 경찰서로 가게 되고, 그곳에 온 송교수와 투닥거리면서도 나리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의 발판을 마련한다.
읽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과, 혹은 정신과 상담, 정신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대해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그래도 요즘은 상담에 대한 인식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기는 하니까. 아마도 나리 엄마와 나리의 반응은 지극히 평범한 것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나리의 증세가 심각해진 것일 수도 있고. 하지만 경찰서까지 오게 만든 백선생의 행동은 그런 쪽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이건 아니지 않나 싶다. 물론 과호흡 증상이 환자에게 괴롭고 빨리 처치를 해야한다고 해도 아무 설명 없이 그냥 입을 틀어막나? 밖에 있는 가족들에게 소리칠 정신도 없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백선생이? 내가 백선생을 너무 냉정한 사람 취급하는 것 같지만 아니 지금까지의 백선생은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보는데요. 송선 교수가 왜 백선생은 내담자와 함께 있으면 안된다고 하는지 그 장면에서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둘 사이에는 과거에 더 얽힌 게 많지만. 그 과거와 더불어 백선생의 과거도 3권에서는 드러나겠지. 그나저나 맨 마지막 컷의 천교수 되게 끝판왕 같은 느낌!
+ 그리고 분위기를 바꿔 '노란 방의 심리학자'. 본편을 읽으면서 가지고 있던 어두운 분위기를 상쾌하게 날려준다:D
++ OCN에서 드라마화 한다는데, 캐스팅도 방영도 엄청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