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LAST 1 - 몰락의 시작
강형규 지음, 창작집단A.P 기획 / 애니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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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실패를 모르고 언제나 1등만 했던 남자. 펀드 매니저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던 장태호는 주식 작전에 실패해 조폭인 정사장의 돈을 날리고 만다. 함께 작전에 참여했던 동료이자 여자친구 미라의 오빠인 박팀장은 잔뜩 겁을 먹고 자살을 하고, 도망치려던 태호는 정사장 패거리에게 붙잡히고 말지만 겨우 도망쳐서 숨어지내다 가지고 있던 돈이 떨어지자 무료급식이 있는 서울역으로 가게 된다.

급식을 받으려고 줄을 서 있다가 새치기를 하는 사람과 시비가 붙어 일방적으로 맞게 된 태호는 서울역 노숙자들에 대해 무언가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자기를 무시하던 서열 6위 뱀눈을 우연히 눌러버린 후에 서울역 지하경제 시스템에 대해 알게 된다. 태호를 눈여겨 본 젊은 노숙자 차해진은 태호에게 지하경제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며 1위인 곽흥삼에게는 100억의 돈이 있다고 말한다. 박팀장의 죽음과 미라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더해져 태호는 차해진과 손을 잡기로 한다.


초반부터 강하다. 그리고 점점 강해진다. 1권을 읽으면서 아무래도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정사장이 태호를 관람차 바깥에 거꾸로 붙여놓은 장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 싶을 정도로 기발하고 오싹한 장면이었다. 생각만해도 후덜덜한 장면인데 친절하신 정사장님은 그걸로 모자라서 빨리 떨어지라고 칼집을 또 내주셨어요... 장과장 오래 무서워하지 말라고...OTL

정사장이라는 사람의 잔인함이 여과없이 드러난 장면 같아서 박팀장이 왜 자살했는지에 대한 이해가 더 잘됐다. 제일 처음 작전에 실패한 걸 알았을 때는 태호에게 먼저 도망가자고 했던 사람이 왜 그 짧은 사이에 생각을 바꿔 목숨을 버렸는지. 정사장이 붙잡은 태호에게 하는 행동에서 충분히 보였다. 으으.


1권에서 작가는 길게 얘기하지 않는다. 태호가 어떻게 성공했고, 왜 실패했고, 도망친 태호는 어떻게 살아갔고, 오빠가 죽고 하던 일을 관두게 된 미라는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대해 전혀 길게 얘기하지 않는다. 다만 돈으로 꽉 차 있던 지갑이 바로 다음 컷에서 텅 비어버린 장면, 태호의 자신감 넘치던 표정, 혼자 하는 독백, 태호가 준 돈을 뿌리치긴 했지만 결국 돌아와 다시 주워가는 미라를 통해 길게 얘기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는 사람에게 알려준다. 좋구만!


소년만화를 많이 읽긴 했지만 이렇게 남자냄새 폴폴 나는 만화는 굉장히 오랜만에 읽는다. 사실 이렇게 어둡고, 암울한 주제의 만화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처음에는 좀 심드렁했었는데 1권을 읽자마자 푹 빠져버려서. 태호는 이제 겨우 서열 6위다. 아직 곽흥삼을 깨려면 4명이나 남았나. 남은 2, 3권에서 태호가 어떻게 서열을 올라갈 지 또 누구를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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