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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의 아폴론 4
코다마 유키 글.그림,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누가 고등학생들 아니랄까봐, 질풍노도의 시기 아니랄까봐, 청춘 아니랄까봐 하루에도 여러 번씩 흔들리는 주인공들. 보고 있는 나도 어질어질할 정도로 이리저리 흔들린다.
도쿄에서 만난 카오루의 엄마는 카오루가 엄마라고 불러도 될까 머뭇거릴 동안 비를 맞고 있는 카오루와 센타로를 위해 우산을 양보하고 비를 맞으면서 뛰어간다. 음식을 먹으면서는 카오루와 똑같이 뜨거워하고, 옛날 일을 즐겁게 담담하게 얘기를 해주기도 하고, 카오루의 앞에서는 울지 않고 센타로에게 카오루와 친하게 지내달라고 부탁한다. 오래 헤어져 살았지만 금새 울고 웃으며 묵은 감정들을 해소한 모자가 앞으로는 오래 자주 만났으면 싶은 마음. 카오루가 엄마가 부르는 '버드랜드의 자장가'를 꼭 들었으면 좋겠다.
도쿄로 갔던 일이 잘 돼서 마음을 추스른 카오루는 돌아오자마자 센타로와 연습실로 직행. 심부름을 갔다가 돌아온 리츠코에게 그 걸 눈짓으로 알려주는 리츠코의 아버지가 한 컷이지만 굉장히 좋았다. 이렇게 셋이 다시 똘똘 뭉친 것처럼 보인 것도 잠시. 2학년이 된 세 사람은 카오루&리츠코와 센타로, 이렇게 반이 갈라지게 된다. 카오루도 센타로도 서로가 없는 교실에 쓸쓸해 하는 게 눈에 보인다. 아침부터 뚱했던 센타로는 결국에는 다시 싸움까지 하게 됐고.
어찌됐든 카오루의 실연으로 좀 정리가 되나 싶었던 관계는 다시 꼬인다. 카오루는 리츠코를 위해 유리카와 만나려고 하는 센타로를 방해하고, 센타로는 리츠코에게 자기보다 카오루를 더 잘 돌봐달라고 하고, 카오루는 준이치에 대한 유리카의 감정을 눈치챈다. 그러던 와중에 센타로의 재능을 탐내는 세이지의 등장까지. 정말 바람 잘 날 없는 청춘들이다.
개인적으로 세이지의 가족과 꿈에 대한 얘기에 넘어간 센타로가 이해가 가기는 한다. 센타로도 가족에 약하니까. 하지만 그 얘기에 진실성이 있다고는 해도 그 후에 카오루와 센타로에게 구는 태도가 너무 얄미워서 믿음이 떨어질 정도 OTL. 물론 카오루의 대응도 아무리 어린 시절에 기억 때문이라고 쳐도 너무 하긴 하다. 그래도 이번 권에 등장한 세이지보다는 1권부터 봐 온 카오루에 애정이 더 가는 건 당연한 거니까. 카오루의 편을 들게 된단 말이야. 최대 피해자는 센타로 같지만.
어쨌든 4권은 거의 실종상태였던 준이치가 상태가 안 좋은 모습으로 리츠코의 아버지에게 발견되면서 끝난다. Aㅏ... 빨리 5권이 나와서 왜 준이치가 그런 상태로 돌아왔는지 보고 싶다. 끊기 신공이 장난이 아니야!
+ 4권을 읽으면서 앞 권에 나온 곡들을 다 찾아서 들으면서 읽었더니 만화만 읽을 때랑은 느낌이 또 다르다. 전부 다 좋은 곡들이라 귀도 즐거웠음:)
++ 4권에 실린 단편인 '엘리베이터 차일드'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의 단편들 중에서 제일 맘이 훈훈한 이야기였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생각나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