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상문학상 작품집들을 꺼내

과거에서부터 한편씩 읽어나가고 있다.

그 당시 읽을때는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해서 잘 모르겠나보다 라고 생각했었다.

지금도 부족한 건 다름없지만

이제는 왜 이런 작품이 대상이지요? 라고 말할 수는 있게 됐다.

아이러니하게 실려있는 작품들 중 가장 와닿지 않는 단편이 대상 수상작이었다.

 

책 뒷편의 종합적인 총평에는 이 작품에 대해 줄거리를 소개한 뒤 이렇게 써놓았다.

 

파괴적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자기 안의 천사를 불러내는 고통스러운 여성의

자기 정체성 확인법을 보여주는 이 소설은

핏빛처럼 선연하고 처절하지만

고통스러우면서도 찬란한 자기 내면의 생명이라는 빛을

천사의 모습으로 구현해 냈다.

 

다른 작품들에도 이런 식의 과도한 의미부여를 붙여놓았는데,

막상 작가들은 자기 작품에 대한 이런 해설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까 궁금해졌다.

심사위원들이 스스로 자신들에게 부여하는 권위를 위한 말장난들이 아닌가.

몹시도 신물이 났다.

 

의외의 발견은 한창훈 작가.

그러고보니 책들을 사놓고서는 막상 제대로 읽은 작품은 없었나보다.

구수한 글빨과 대사들이 어찌나 매력적이던지,

우와, 우와 이러면서 읽어나갔다.

한창훈 책들이나 찾아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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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7-27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창훈 책은 강추입니다, 기억상실님. 일단 [나는 여기가 좋다]라는 단편집을 권해드립니다. 진짜 대박이에요. 엄청엄청 좋음요. ㅋㅋㅋㅋㅋ

느긋느긋 2015-07-28 17:59   좋아요 0 | URL
오오, 다락방님이 이렇게 추천해주시다니, 다음 시간 날때 필독 해야겠어요,
책은 언제 샀는지 책꽂이에 꽂혀있는데 왜 아직도 안 읽고 있었을까요 ㅠㅠ
엄청 바쁘실텐데도 이렇게 와주셔서 추천까지 해주시고, 서재 관리인 다락방님의 섬세함이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