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너무 익숙해서 - 느리게 여행하기
서제유 지음 / 미디어윌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과하다' 라고 생각되는 에세이가 있는 반면 '부족하다' 라는 느낌이 다분히 드는 에세이가 있다. 내가 읽었던 <오늘이 너무 익숙해서>는 후자에 가까웠다. 부족했다. 너무도 많이. 에세이라는 건, '적당하다' 라는 느낌이 들때 가장 만족함을 느낄수 있을듯 하다. 그것이 내게 스며드는 공감이 될지, 아니면 질이 아닌 양적으로 텍스트의 부족함을 사진들이 대신 풍요롭게 해준다하던지, 그런것들. 하지만 내가 느낀 서제유님의 에세이는 무언가 참 사진과 글 모두 많이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이 에세이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한토막 한토막, 잘라 버린듯 그 짧은 한 구절을 읽으면서도 잘 모르겠다. <오늘이 너무 익숙해서>는 다이어리에 잠깐 끄적거린 듯한, 짧은 단상, 여행에서 느낀 잠시 잠깐의 생각들과  편린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 가끔은 내비쳐지는 여행에서의 에피소드가 조금은 긴 장문의 전부인듯. 오롯이 자신의 이야기 생각들로만 담뿍 채워져 있는 느낌이다. 텍스트가 향한 방향은 나와 당신이 아닌 단지 저자 서제유의 초점에 맞춰져 있는 듯 했다. 그러해서였을까. 텍스트가 스며들지 못하고 내 주위를 겉돌고 있을 뿐, 나는 어느 한 곳, 한 부분에서 조차 곱씹으며 맛과 향을 음미하지 못하였다. 그러했으니 떠남,자아,사랑,대화,여정 이라는 5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그 테마들은 내게 채움을 주지 못하였고, 가끔은 이해할 수도 없는 어느 한 구절에서 막혀버려, 잠시 몇번을 곱씹듯 읽기도 하였다. 내가 선호하고,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에세이가 아니여서 그럴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그렇게 한 가슴 한 공간도 메우지 못하고 겉돌기만 하다 사라져 버림이 더욱 안타깝고 아쉬웁다.

 

때로는 눈에 익은 익숙한듯 비슷한 느낌의 글귀들도 있더랬다. 꽤나 자주 에세이를 접하는 탓에 그랬건 것일까. 이 책을 손에 들고 읽기 시작한지 채 한시간이 되지도 않은 사이에 나는 마지막 장을 덮고 있더라. 그러했고, 또 그러했다. 내게는. 쉽게 읽히고 빠르게 읽히지만, 막상 리뷰를 쓰려하니 난감해진다.  내가 느낀 모든 생각과 감성들이 결국은 텅텅 비어버린듯 해서. 작가만의 독특하거나 매력적이거나 오묘한 특성을 살린 색깔이 없었던 것이 내게는 가장 큰 단점으로 다가왔다. 익숙한 글귀, 공감할수도 없을 만큼 짧막한 표현, 글귀의 의미를 이해 못했던 이야기들. 그러한 것들이 내 머릿속에 엉켜버린채 어느 순간 일독(一讀)을 해린 것이다. 비록 나에게는 채움을 주지 못하는 아쉬운 에세이 였지만, 그녀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했던 건, 지금의 현실에 익숙해진 삶에 안주하지 않길 바라는 것이 아니였을까. 한번쯤은 뒤돌아보기도 때로는 낯선 곳에서 낯설음을 마주하며 살아 숨쉬고 있음을 새삼 깨닫고 느낄수 있기를 , 긴 여행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로 당신과 나도 잠시나마 간접적으로 느끼기를 바랐던 것이 아니였을까. '느리게 여행하기'라는 서브 타이틀에서도 느낄수 있듯이 말이다. 완벽히 그것을 내가 받아들이지 못했고, '마음에 들지 않아..' 라는 생각으로 가득찬 채 불편한 감정으로 읽어내려갔음에 더욱 저자의 텍스트를 거부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세이라는게 , 개개인마다 선호하는 부분이 다른 것이니 당신에게는 이 에세이가 선물이 될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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