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른다 마음이 흐른다
신미식 지음 / 푸른솔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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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쯤, 서점에서 이 에세이를 발견하고 마음에 들었었다. 그것은 우연히 펼친 어느 한 페이지에서 였다. 구입을 하려다가 살포시 내려놓고 돌아왔다. 그런데 며칠 전 도서관에 예약도서를 찾으러 방문했다가, 이 에세이집을 우연히 다시 발견했다. 망설임없이 함께 예약도서와 대출을 했고, 근처 카페에서 이 책을 잠시 읽다가 귀가 하려고 했지만, 무심히 넘기던 책 페이지는 어느덧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있었다. 그날의 하늘은 햇살이 내리쬐다가, 먹구름이 몰려오며 비가 오다가, 우박처럼 4월의 눈을 바라보다가, 그렇게 변덕스러웠다.  기대를 한 탓인지, 아니면 우연히 어느 페이지에서 발견한  어떠한 문구에 끌렸던 것인지, 한참을 읽어 내려간 에세이는 내 생각만큼의 감성을 충분히 채워주지는 못하는듯 했다. 여행작가가 아닌 사진작가, 그 한뼘의 차이는 조금 다른 것이였을까.. 작가의 텍스트에서는 표현의 부족함과 함께 조금은 괴리감이 느껴지는듯, 겉돔이 꽤나 짙다. 유난히 많은 사진들 속에는 아이들의 표정을 담은 사진들이 자주 눈에 밟힌다. 사람, 추억, 여행, 사진...이란 키워드로 때로는 짧게,때로는 하루의 생각과 내면을 담은 일기 형식의 텍스트들.. 소소한 일상일지, 아니면 자신의 내면일지, 또는 사진에 대한 수많은 생각들일지..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내려는듯 그 노력이 다분히 보이는듯 하다. 사진이 말해주는 여행지들의 순서 또한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느낌이다. 국 , 내외 여행 사진들이 순서와 정열의 나열 방식이 아닌, 어느순간 파란 눈의 아이에서 국내의 시골스런 풍경이 다음 페이지에서 불쑥 튀어나와 잠시 당황했더랬다. 잘못 된 건가..싶었지만, 이것은 작가의 생각과 스타일이겠지 싶다.

 

수많은 곳을 여행다니며 , 그는 그곳에서 만난 풍경 속, 사람들의 표정에서 느낀 짧막한 편린과 마음 속 깊이 느꼈던 감정들을 토내해는듯 하다. 오래전 <지라니 합창단 희망을 노래하다>라는 작가의 또다른 에세이를 접한 기억이 났다. 그 당시에도 작가의  문체와 텍스트보다는 나는 사진에 더욱 매력을 느꼈었다. 아이들의 순수하고 맑은 표정들을 살아있는듯 디테일하게 담아 놓은 그 사진들이 아직까지 마음에 남아있음에 새삼 놀라웁다. 이번 에세이는 한 곳의 여행지가 아닌 여러 여행지에서 담은 사진들로 더 많은 색채와 다양한 사진들을 접할수 있다는 사실이 참, 마음에 든다. 아마 여행작가와 사진작가의 차이라는게 이런 것인가.. 좀더 정교하고, 사람이 담고있는 내면을 고스란히 사진으로 스며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 이것이 신미식 작가의 색깔이겠지.

 

 

* 책 속에서.

 

내가 가는 길이 옳은지는 자신만이 알 뿐이다.

내가 걷는 이 길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을지는 자신만이 알 뿐이다.

누군가에게도 묻지 마라.너 자신을 믿고 그 길을 갈 때 확신이 생기는 것이니까 _ 첫 페이지

 

 

 

좋은 사진이란 잘 찍은 것이 아니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의 깊이에서 나오는 것이다.

사진에는 정답이 없다.

그 정답 없음이 사진을 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기도 하고 절망이 되기도 한다.

나에게 사진은 분명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그 창을 여는 것은 내 가슴이다.

당신은 마음의 창을 열고 사진을 담을 것인가?

아니면 창을 닫고 사진을 담을 것인가?

분명 사진은 쉽다.

그리고 사진은 어렵다.

그러나 나에게 사진은 쉽고 어렵고를 떠나서 삶 그 자체다.

그 삶을 즐기는 내가 있을 뿐이다.

 

 

그렇게 생각해.

아픈 이별이 없었다면 아름다운 사람도 없었을지 모른다고.

나에겐 아픈 이별을 고한 그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사랑을 시작하게 한다는 사실.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진실이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_ 65쪽

 

 

 

침묵.

한참을 바라봤다.

그리고 조용히 셔터를 눌렀다.

때로는 설명이 필요 없는 사진이 있다.

이 사진이 나에겐 그렇다. _ 233쪽

 

 

 

스스로 외로움 속으로 너를 밀어 넣으려 하지 마.

그렇게 하지 않아도 앞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외로움들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애써 네 자신을 스스로 아프게 만들지 않기를.

그렇게 아픔을 견디며 성장하면 후에 상처의 흔적들이 너를 괴롭힐지도 몰라.

내가 그랬으니까.

너의 인생에 찬란한 무지개의 빛이 피어나기를 _ 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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