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만 20년째
유현수 지음 / M&K(엠앤케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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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얇다. 겨우 235 페이지의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거의 20일의 시간이 걸렸다. 지루하다, 재미없다.. 이런 건 아니였다. 그냥 지지부진하게 망상 속에 파묻힌 삶을 살고 있노라니, 텍스트가 내 머리 주위를 겉도는 느낌이었다. 다른 핑계로 제목이 마음에 안들어서 그랬다고 하자(웃음). 왠지 이 소설은 사람이 많이 붐비는 지하철이나 카페에서는 쉽게 꺼내지지가 않았다. 제목 때문이다. 제목! 누군가 자꾸 힐끔 거리는듯 하기도 하고.. 왠지 꼭 내 치부를 들킨것 마냥, 나 또한 사람들의 시선을 자꾸 의식하게 되었으니까. 잠시 책을 읽다 다른 일을 할 때는 책을 뒤집어 놓기도 했다.  제목 .. 참 .. 마음에 안든다.

 

하지만 신기하다. 제목만큼 기대 없이 가볍게 읽으려 했던 건데, 이 이야기가 자꾸 나의 코끝을 찡하게 만들기도, 나도 모르게 그녀들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며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다. 그래.. 이 이야기는 지금의 내 나이쯔음 된 사람들이라면 (특히 여자) 아마도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다. 90년대 학번을 가진 자들이라면.. 그대들도 그러할 것이다! 분명히... 세 여자를 (엑스트라 느낌의 또 한 여자도 있었다)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갓 신입생의 20살 부터.. 40세가 되어가는 그 긴 세월과 시간 속에 그녀들의 아프고, 즐겁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들이 스며들어 있다. 그냥 단평으로 이 소설에 대한 느낌을 말하라 하면. 지금의 제목을 보면 된다. 하지만 그러기엔 하고픈, 쓰고픈 말들이 많다.

 

세 여인 중, 연예인인 보라와 그의 남자친구 진욱의 길고 긴 , 아픔과 고통, 헤어짐, 다시 사랑의 반복되는 러브 스토리를 읽고 있다보면,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 긴 사랑 이야기의 결정과 선택에서는 참 저릿했다. 결국 이 소설은 사랑 이야기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세 여인의 인생을 말하고 있는 듯 하지만, 나는 텍스트들 사이에서 많은 오묘한 감정의 엉킴을 경험했다.  그렇게 긴 세월과 시간동안 세 여자의 피보다 진한, 우정에 나는 잔뜩 심술과 부러움이 샘 솟는다. 드라마를 보는듯, 어떠한 면에서는 실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다분이 든다. 자꾸 감정 이입이 되다보니 나도 모르게 조울증 마냥.. 들쑥 날쑥이다.(아 .. 제길! 요즘 왜이리 심약한 내가 되어 버린 거지!)

 

그냥 그러하다. 스토리 자체에 빠져들어 읽었다기 보다는, 그들의 추억과 현실의  살아가는 그대로의 모습들에서, 그녀들이 내뱉는 텍스트와 생각하는 내면의  텍스트에서, 나는 심장의 울림을 여러번 느끼고 말았다. 부모님의 부재, 헤어진 남자친구의 부재.. '혼자'가 된다는 것에 대한 여러 감정, 그녀들이 말하는 삶 속에는 참 많은 희노애락이 스며들어 있다. 울컥 했다가, 저릿하다가, 스리슬쩍 미소 짓다가, 나와 같은 마음에 고개를 주억 거렸으니.. 가볍고 그저 그런 유치한 연애 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엔 , 좀 많이 아까운 소설이니 나는 당신들에게 이 소설을 살짝 권해 주고 싶다. 

 

 

 

- 이 소설을 읽고 당신도 나와 같은 감정과 감성을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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