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 - 택꼬의 630일간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기
김태현 지음 / 더난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잠시 짧은여행을 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던 날, 돌아갈 짐 정리를 한 후, 잠시 숨 돌리는 찰나, 숙소내 카페에 비치 되어있던 한권의 여행 에세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잠시 여유의 시간이 남아, 슬슬 읽으며 시간을 떼우려했지만, 이 책, 은근히 첫장부터 끌림이 있더라고요. 출발할 시간은 촉박했고, 이 책을 다 읽기에는 마음이 급한 나머지, 아쉬움을 남긴채, 책을 놓아두고, 부산역내에 있는 서점에서 ,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덥썩 구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긴 5시간 반이란 기차여행에서 때로는 여행의 피로감을 떨치지 못한채 꾸벅 꾸벅 졸기도 하고, 잠시 잠에서 깨어 다시 책 페이지를 뒤척이기도 하며, 반복되는 일상 속으로 다시 적응할 준비를 했습니다.

 

사실, 제목이 눈에 띄여서 집어들었던 책이였지만, 630일 이라는 짧지않은 긴 여행 속에서 오롯이 자전거 하나만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구석구석 여행한 저자 김태현씨가 참으로 대단해 보이네요.(책을 읽기도 전에..말입니다). 여행기 누적 클릭 수 232만(블로그, SLR클럽, 네이버 카페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들’), 블로그 총 방문자 85만 명을 기록하며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니, 여행을 즐겨하거나 자전거 라이딩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어쩌면 재미있고,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여행기가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이 여행기는 참, 잘 읽히기도 하고, 실실 웃을수 있는 재미도 있지요, 또한 쉽게 접하지 못하는 아메리카 대륙의 16개 나라를 여행하면서 , 일반 관광지가 아닌, 정말 생소한 나라의 낯설은 곳들을 구석구석을 상세히 이야기 해 주고 있습니다. 자전거로 여행을 하면서, 카메라로 풍경과 현지인들을 담는다는것, 그리고 , 긴 여행의 시간 속에 꼼꼼히 여행 기록을 남긴다는 것이, 참으로 버겁고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도전을, 용기를 여행을 갈망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해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처음에는 흥미로 , 재미로 읽기 시작했지만, 그 흥미로움이 점점 중, 후반부로 가면서 사라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여행 에세이를 접했지만, 이처럼 리얼하고, 생생한 이야기는 저에게 조금은 맞지 않은 블록 같은 느낌이 컸거든요. 이런 여행 에세이를 읽는 이유는, 가보지 못한 여러 나라의 이야기와 사진들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받아들이며 대리만족을 함으로써, 때로는 그들의 텍스트 속에서 공감을 느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그곳에 스며들어 함께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틈틈히 , 가슴이 답답할때면 한번씩 기분전환 겸, 읽고 있지만, 이번 에세이는 크게 무언가 와닿음이 없어서 아쉽네요.

 

하지만,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고달픔과 고난스러운 여행길 속에서도, 늘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글들로 가끔 여행기를 읽으면서 때로는 느끼는, 우울함과 외로움, 가슴의 짓누름 따위는 느낄수 없었던 것 같아요. 단순히 사진과 감상만을 보여주며 독자의 마음을 흔들기보다는, 자신만의 이야기로, 현지인들의 삶 속에 함께 섞여 녹아든 에피소드들과, 많은 곳들의 풍경과 자연들을 가슴으로 느끼며 느릿하고, 사색하는 여행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텍스트로 표현함에 있어, 얼핏 저자 김태현씨의 일기장을 들여다 보는 것 같은 생생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며, 끼워넣듯 억지스러운 미사여구 또한 없으니 작위적이지 않다는 것이 꽤 마음에 드네요.

 

그렇기는 해도,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크게 여행에 대한 갈망과 흔들림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운건 어쩔수가 없네요. 한편으로는 정말 큰 용기가 필요했을 도전에, 부러움도 느끼며, 평생 잊지못할 자신의 기억속 편린에 한조각의 깊은 새김을 넣었다는 것이 그냥 저는 부럽기는 하지만, 딱 거기까지 에요. 그것이 어차피 이렇게 떠나보지 못할 것을 알기에, 눈으로만, 텍스트로만으로 그의 이야기를 오롯이 남의 이야기로 치부한채 읽어 내려갔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만약 이런 자전거 여행을 , 아니면 남들과 다른 특별한 오랜 기간의 장기 여행을 꿈꾸거나 갈망하거나, 계획중인 분들이 읽는다면, 저와는 다르게 또다른 시선으로 이 책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드네요. 많은 여행 에세이를 접하기 시작하면서, 저 스스로 추구하는 에세이의 취향이 꽤나 한쪽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것을요! . 여튼 저에게 <떠나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 이 책은 강한 느낌은 없었으나, 은근한 끌림은 있습니다. 재미있게 읽히기는 하지만, 있는 그대로를 흡수하지는 못했습니다. 왠지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가 유난히 부각되어 느껴졌으니, 그럴만도 하지요. 하지만 , 라이딩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왠지 추천해 드리고 싶은, 뭐 그런 정도?!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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