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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종료되었습니다
박하익 / 낙산재 / 2012년 5월
평점 :
판매중지

자주 방문하는 홍대 서점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신간 코너에서 발견한 소설입니다. 사실 , 제목보다는 시뻘건 표지에 먼저 시선이 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시커먼 후드티를 뒤집어쓴 인물이 왠지 강하게 끌림을 주었습니다. 3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얇은 소설에, 텍스트들도 큼직하니, 읽기에는 큰 부담이 없을것 같아, 망설임 없이 구입을 하고선, 수 일이 지난 후에 읽게 되었네요. 출간 전부터 영화화 결정이 되었고, 6회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에서 다섯 명의 심사위원이 만장일치로 대상을 점 찍은 '대상 수상작' 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화려한 수식어로 책의 홍보를 잔뜩 했는데, 과연 기대에 부흥했는지는, 독자들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우선 이 SF소설은 범죄, 사이코패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있습니다. 스토리는 현실성 없는 독특한 주제(소재)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요, 억울하게 죽은 피해자들이 다시 살아 돌아와, 자신을 죽인 가해자들을 직접 처벌한다는 기발하고 ,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이 진심으로 회개할 수 있는 벌이 무엇인지..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신선한 이야기로 전해주는 소설입니다. 초반을 읽으면서는 조금 황당스러운 설정과, 약간의 유치함이 곁들여진 듯 해서 피식피식 실소가 나오기도 했어요, 그러니까 저는 , 잠시 이 소설이 SF소설(공상과학소설) 이라는 것을 잠시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는 서서히 은근한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합니다. 끊임없이 의문을 만들어 주거든요, 왜? 왜? 왜?! 누가? 누가?! .. 라는 궁금증에 책의 몰입과 가독성은 꽤 좋은 편입니다. 난해함 없이 쉽게 읽히기도 하니,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날 읽기에는 탁월한 소설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또하나, 생각치 못한 반전들로 놀라움(?)을 주기도 합니다. (요소 요소 숨어있던 반전들을 모두 눈치 채지 못한 건 아니지만요) 제 생각으로 가장 강했던 반전은 아마 결말쯔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반전의 묘미는 결말에 있어야 훌륭한 작품이 될 테니깐요! 훗! (내 생각만 그래요) 결말에서의 반전은 저도 감탄성이 나올 정도로 흥미롭고 놀랍기도 했습니다.(뭐, 추리/스릴러 소설을 자주 접하시는 분들은 금방 맞추실수도 있지만...)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는 단순히 소설 속 이야기로서 만이 아니라, 우리 현실 사회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처벌이 정당하고 온당한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점점 사이코 패스 범죄가 늘어나고, 더욱 잔인한 사건들이 늘어나는 지금의 사회에서 양심의 가책도, 죄에 대한 어떠한 죄의식도 갖지 못하는 범죄자들을 어떻게 처벌해야 하는지, 그에 대한 묵직하고 답답한, 질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약간의 어색하고 서투른 느낌이 들기도 , 스토리 전개가 완벽함을 주진 않지만 이 소설에 담긴 깊은 의미와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엿 보입니다. 하지만 역시 소설 보다는 왠지 영화 소재로 더 잘 어울리는듯 보이기도 하고요, 그 이유가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에서만 맛 볼수 있는 디테일함과, 텍스트만의 주는 묘한 매력을 이 소설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이 이야기는 어떻게 표현되고 연출 되는지에 따라 아주 재미있는 영화로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여튼 은근 즐겁게 읽었으니, 한번 읽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