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림 - Travel Notes, 개정판
이병률 지음 / 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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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묵혀 두었던 책 한권을 꺼내 들었습니다. 사실 이 에세이를 읽으려던건 아니였는데,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려고 서슴없이 집어 들었습니다. 10여년의 짧지않은 시간동안 이병률님은 순간순간의 기록을 그대로 고스란히 책 한권에 남겨 놓았습니다. 200여 나라,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또 많은 이별을 했고, 많은 편린들을 고스란히 남겨 두었겠지요. 짧은 단상들의 이야기로 가득찬듯 하면서도 순간순간 우리에게 충고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 지금의 청춘을 헛되히 낭비하지말고, 그 두근거림을 늘 간직하고, 실패와 포기를 두려워 하지 말라고 말이지요.

 

무엇 때문에 난 사랑하지 못하는가, 하고 생각하지 마라. 그건 당신이 사랑을 '누구나, 언제나 하는 흔한 것' 가운데 하나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왜 나는, 잘하는 것 하나 없으면서 사랑조차도 못하는가, 하고 자신을 못마땅해하지 마라. 그건 당신이 사랑을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흔한 것도 의무도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이다.

 

사랑해라,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잃어온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사랑하고 있을 때만 당신은 비로소 당신이며, 아름다운 사람이다.

 

 

 

 

하지만, 산문집이라서인지 그의 글을 읽으면서 내내, 겉돌고 있음을 느끼기도 해요, 씹히지 않는 모레알을 씹는듯, 억지로 내 것으로 만들려하니, 크게 감흥이 생기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그의 생각들일 뿐이라고, 그의 기행문일 뿐이라는 생각에, 결국은 텍스트들을 고스란히 활자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종종 아주 가끔은 그의 글귀에 이야기에 가슴 한켠이 찌릿해지기도 합니다. 그것이 감성이 아니라, 고통으로 다가 왔으니, 마음의 슬픔 이겠지요. 순간 순간, 나 또한 그와 같은 느낌을 그대로 흡수했으니 말입니다.

 

이 에세이는 이병률님이 자신의 오랜 여행 속에서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가 만난 모든 여행지에서의 현지인들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듯 합니다. 나름대로의 아픔이 있었고, 슬픔을 머금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사이사이 , 타지의 사람에게 손을 내미는 따스한 베품을 가지고 있는 , 두근거리는 심장을 품고 있는 그들이기도 해요. 저자가 잊지 못하는 그 곳의 순간순간의 짧은 스침을 , 이 책 속에서는 아픈 편린들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긴 장문의 이야기 속에서, 때로는 그만의 사색이 담긴 짧은 문구들로 마음을 독자들에게 마음을 전해주기도 해요.

 

 

태어난 건, 우연의 힘에 의해 태어나는 것이므로 기억될 가치가 적지만 한 사람이 세상을 살았고 그렇게 떠나는 것은 인류에게 더없이 기억되어야 할 가치가 충분하므로 일일이 그 날짜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이라고 너는 말했다. 따뜻한 건, 유난스러운 것이 아니라 바로 그런 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오늘을 살고 있어서 가치가 적다고 생각되는 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 까지인걸요. 어쩌면 제목만 보고, 감성이 듬뿍 담긴 이야기들로 충분할 거라고 읽고 전에, 기대아닌 설레임을 갖고 이 책을 집어 들었던 저의 잘못에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늘 그래요, 소설이든 에세이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기대를 가지고, 어떤 느낌을 가지고 책의 첫장을 펼치냐에 따라, 그 책이 당신에게 전해주는 이야기는 똑같은 텍스트로 시작해 똑같은 텍스트로 끝난다 해도, 전혀 다르게 해석이 되고, 와 닿으며, 느낄수 있을 테니. 

 

 

 

누군가는 한문장,한 단어, 한 문구에 .. 이 에세이 집에 큰 감동을 , 생각치 못한 말랑거림을 느꼈을지도요. 하지만 저는 아직 , 이병률님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스며들어 느끼기에는 많이 부족한듯 싶습니다. 어쩌면 시기를 잘못 선택한 탓일 수도 있고요, 많이 말라버린 건조한 나날들이 끝없이 계속되어 버리고 있으니, 오롯이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저는 '나' 하나뿐인, 그것밖에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구의 아픔도, 슬픔도, 주변도, 세상도 돌아볼 작은 틈도 제게는 없거든요. 하지만  이 에세이가 전해질 그대에게는 꼭 '치유'의 묘약이 되었으면 합니다. 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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