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포 더 무비 - 고단한 어른아이를 위한 영화 같은 위로
신지혜 지음 / 시드페이퍼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잉여스럽게, 일찍 퇴근후 영화를 예매해놓곤, 4시간 남짓의 시간을 어찌 보낼까 하다, 이대 캠퍼스 안에 있는 서점을 찾았습니다. 비록 많은 책들이 구비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문득 제 시선에 고스란히 드러왔던 한 권의 에세이 . <땡큐 포 더 무비> . 그것이 어쩌면 영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빼곡히 안고 있음에, 시선을 빼앗았는지도 모르겠고요, 영화를 꽤나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슬쩍 텍스트들을 느끼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몇 권의 책과 함께 구입했습니다.

 

후루룩 목록만 훑어보았을 뿐인데, 이 에세이에는 여러 감정선들을 테마로 잡고 있네요. 이별, 고독, 기억, 인정, 치유, 용서, 사랑라는  일곱가지 테마 속에 영화를 그대로 담아 내고 있습니다. 간락한 영화 줄거리와 함께 인간의 감정선을 적절히 섞어내어, 적절한 양념으로 맛깔나게 이야기 해주고 있어요, 단순히 영화 이야기 만이 아닌, 인간의 감정을 이야기 하면서 치유와 위로로서 작은 상처에도 보듬아 줍니다. 묘하지요, 다른 타 감성/공감 에세이와는 다르게, 조금은 딱딱한 느낌의 텍스트들이지만, 저자 신지혜의 이야기들은 그대로 저의 심장에 아릿한 무언가를 느끼게 해 주어요.

 

 

 

 

삶은 예측 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가진다. p17

우리는 알고 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기 마련이고 짧든 길든 누군가와 인연을 으며 살게 돼 있다는 것을. p48

 

이 책 속에 녹아있는 영화들은 제가 보았던 것도, 보지 못한것들도 꽤나 포함 되어 있어요, 하지만 영화를 보지 못했다 해도, 충분했어요. 짧막짧막한 그녀가 전해주는 영화의 이야기들로 인해, 오히려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를 메모하고 있었으니까요. 특히 저는 <노라 없는 5일>이라는 영화가 꽤나 끌려요.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생을 관통해 사랑한 남편 호세를 초대하는 세심하고 빈틈없는 이별극' 이라고 간단히 압축함으로 대신 하겠지만, 책 속에서는 이 영화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뭉클함을 그대로 느낄수 있거든요.

 

저자 신지혜님은, 영화를 통해, 그리고 감정들을 통해, 우리들의 내면에 깊은 상처들을 그대로 표면으로 드러내어 줍니다. 자신의 이야기로, 영화속 이야기로, 그런 상처들이 오롯이 자신만이 느끼는 것이 아닌, 자신과 우리들 모두 똑같음을 알려주려 하고 있지요. 제가 그렇게 그녀 이야기에, 포옥 빠져 읽을수 있었던 것도, 신지혜님과  꽤나 비슷한 성격에, 비슷한 관념들, 그리고 생각들이 아니였나 싶어요. 중간중간 베어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멈칫, 뜨끔함을 느꼈으니. 그래서 말이지요. 저는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코끝이 찌릿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지혜님의 이번 에세이가 작위적이지 않아서 참, 좋습니다.

 

 

 

 

 

지금까지, 갈증스럽게 영화를 보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어쩌면 그런 공허함을 채우기 위함이였나, 어렴풋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우리에게, 아니 저에게 영화는, 상처를 치료해주는 빨간약 같은 존재였을지도요. 그리고 우리가 살아갈 인생에 , 우리의 삶을 대변해 주며, 영화로서만이 아닌 , 더 나은 우리의 일상이 되어 주는 빛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영화 속에서, 희노애락을 찾을수 있듯이, 어쩌면 자신의 불안한 삶 속에서, 한 편의 영화로 인해, 새로운 방향을 나아갈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줄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았음에도 그 속에 내포하고 있던, 의미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받아들이지 못했던 부분들은 이 책을 통해서, 다시한번 깨달음을 얻기도 했고요. 책 속에 숨어있는 또다른 Tip들로 인해 책 읽는 재미는 더욱 더 플러스 효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꽤 오랫만에 좋은 에세이를 만났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영화를 유달리 좋아하는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읽는 재미가 쏠쏠해요. 지금의 봄날과 참 잘 어울리는 에세이 라서, 꼭 추천해 주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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