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대신, 여행 - 오늘은 여행하기 좋은 날입니다
장연정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눈물

대신,

 

여행

 

 

그러니까 , 계속되는 건조한 일상에, 무료함에, 흥미상실에 , 방황의 나날을 계속 보내는 어느날, 집에 수두룩히 쌓여있는 책들을 집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서점에 들려 또다른 책을 품에 안고 돌아왔습니다. 다시 패턴을 찾고 싶었어요, 공허한 마음에서 , 채워지지 않는 계속되는 갈증과 갈망에, 소설보다는 내 마음을 위로해줄, 다독여줄 , 그리고 기댈수 있는 에세이집에 저절로 시선이 갔습니다. 그랬던것 같아요, 어떠한 것에도 위로받지 못한 채, 더욱 더 집요하게 이 에세이 집에서 무언가를 찾으려 했으니.

 

 

 

이번 장연정님의 에세이는 소중한 친구를 잃은 슬픔과 상실로 ,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돌아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슬픔과 모든 감정들로부터의 치유를 위해 프랑스로 떠나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여행자로써, 고통와 아픔에 당당히 마주 볼수 있기를 기대하지요.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 그녀의 여행 흔적들은 고스란히 추억과 아련한 기억으로 길을 따라, 희미하게 흔적을 남기네요.

 

여행 에세이라기 보다는, 그녀의 상처를 치유하는 그러니까 '산다' 라는 의미를 오롯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끼려는 것에 이 에세이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잃고서 비로소 깨닫게 된, 사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똑바로 직시하게 된 것이지요. 그녀의 짧지만 그녀의 심장 한 부분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여행자로서의 짧막 짧막 이어지는 이야기들과, 그녀가 여행을 다니며 생각하던 단상들로 , 또한 발자취를 따라 남겨진 사진 속에서 , 그녀의 내면과 마주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 또한 위로받고 싶었습니다. 그녀의 슬픔들을 내 것으로 흡수하기에는, 지금 저는 너무 건조하게 말라 버렸으니 말이지요. 감정이 담겨있지 않은, 그래서 그런 그녀가 무한한 감정과 애정으로 써내려갔을 텍스트들을 감흥없는 시선으로 읽어 내려갈 뿐입니다. 삐툴어진 시선으로, 그 텍스트를 읽어 내려가자니, 그녀의 감성스러운 글귀들이 모두 작위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던것 같네요. 분명 그녀는 자신의 슬픔을 토해내듯 적어 내려갔을 듯한 그 글귀들이 -

 

 

나,

아픈 것은 여전히 아프고

슬픈 것은 여전히 슬프지만,

그렇게 변한 너도 생각보다 나쁜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변한다는 건 모든 것들에게 다 자연스러운 일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

 

 

 

 

 

 

혼자 상상해보는 '둘'이라는 단어.

 

'혼자'라는 말이 없었다면 별로 아름답지 못했을지도 모를 나의 일상.

이 말에 공감한다면, 당신은 '혼자'라는 말의 아름다움을 잘 이해하는 사람

혹은 '둘이서'라는 말에 깊이 상처받아본 사람.

 

 

 

하지만, 모든 텍스트들이 그렇듯 삐툴어진 시선으로 보이는 건 아닙니다. 한켠으로는 소중한 친구를 잃었을때의 그 상실감과 고통, 상처가 얼마나 클지, 저 또한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제는 소수가 되어버린) 어쩌면 귀중하고, 소중한 친구들의 얼굴들을 한명 한명, 떠올리기도 했으니까요. 또한 나 역시 '살아있다' 라는 것에 무덤덤해진채, 그토록 중요한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지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오랜 시간, 오랜 세월, 몸에 베인 습관처럼, 당연함으로 , 느껴지게 되었던 것일지도요. 그래서 지금의 이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건조함과, 상실감이 살아있음으로 해서 , 내가 이렇게 무료하게 지내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고, 또한 느끼는 것일테지요.

 

뭔지모를 허무함이 밀려 듭니다. 잠시나마 공감하며 , 내 답답한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쩌면 조금이라도 내게 웃음을 줄수 있는 책 한권이 되어주길,  되었으면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마음이 더욱 심장에 무거운 돌덩이를 얹은듯 조여오는 느낌입니다. 잠이 오지 않은 휴일의 새벽을 꽉 채워 주는 친구가 되어 주었지만, 그래도 허 해진 마음은 채워지지 않은채, 긴 시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요, 지금의 이 끝없는 '상실'들을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