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센스 - Perfect Sens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리뷰 ::

 

11월의 마지막 월요일,  유주를 만나려고 신촌으로 향합니다. 11월의 끝자락이지만 꽤나 날씨가 봄기운이 물씬 나요. 얇은 가을 외투를 걸치고, 그래도 왠지 목이 허전에 파란빛 머플러를 둘렀습니다. 조금 이르게 도착한 영화관 앞. 월요일 이여서인지, 카페에도 한산함이 물씬 풍기네요. 잠시 그 아이를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으려고 일주일째 손에 잡고있는 <나, 참치여자>를 꺼내 들었습니다. 15페이지 쯔음 읽었을 무렵, 그녀가 도착했어요. 시간이 여유치 않기에 가까이 있는 분식집에서 간단히 끼니를 떼웠습니다.  오랫만에 신촌 메가박스를 방문했어요, 하지만 그날은 메가박스내 상점들이 정기휴무이네요. 허허스럽게, 참으로 지나다니는 행인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이번 영화를 보려고도 했다가, 잠시 머뭇 거리며 고민하며, 그냥 지나칠까도 생각했는데, 우연히 유주 양과 함께 보게 되었네요.(사실, 딱히 끌리는 영화도 없었고요, 서로 보았던 영화는 리스트에서 빼고 보니, 함께 할수 있는 영화의 종류가 많지가 않기도 했습니다)그래도 다행이네요. 놓칠뻔한 이번 <퍼펙트 센스>를 볼수 있었으니 말이지요. (고마워, 유주) 

 

 

전염병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과학자 수잔(에바 그린),  요리사 마이클(이완 맥그리거), 두 사람은 각기 사랑에 참으로 냉소적이고 차갑습니다. 두사람의 사랑에는 말 그대로 '사랑' 이란 존재 하지 않지요. 수잔은 자신의 그동안 상처받은 '사랑'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은듯, 매우 깊은 슬픈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이클 역시 그에게도 꽤나 아픈 '사랑'에 대한 기억이 그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두 사람은 사랑을 다시 시작함에 있어 꽤나 두려움과 공포를 내면 깊이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두 사람의 운명은, 하나의 끈으로 이어진듯 서로에게 끌리게 되지요. 그들은 점점 뜨거운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모습을 인류(세상)은 시샘을 한 것일까요?  세상은 알수없는 바이러스에 의해 인간들이 하나씩 감각을 잃어가기 시작합니다. 미칠듯한 공포, 슬픔, 식욕, 분노 등, 갑작스런 현상을 일으키며 말입니다. 마이클과 수잔이 사랑하면 할수록, 그들의 감각도 하나 , 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공포에 질리고, 도시는 온통, 암흑에 빠지듯 어지럽게 변해 버립니다

영화는 인류의 재앙, 감각의 상실, 공포라는 소재들을 인간의 '사랑'이라는 포괄적인 하나의 커다란 의미에 담아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퍼펙트 센스>는 단순히 사랑, 로맨스 이야기라기 보다는 ,  오히려 '감각'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애틋한 사랑 따위는 찾아볼수 없지요. 분명 그들의 애절하고 , 안쓰럽기까지 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있음에도 저는,이영화를 보는 마이클과 수잔의 안타깝고 애절한 사랑 보다는 감각을 잃어감에 찾아오는 공포감과 두려움을 내내 느꼈습니다 . 그리고 세상 사람들은 점점 감각을 잃어가지만  또한  천천히 그런 삶에 적응해 나가며, 또하나의 또 여러 방법, 삶의 방식을 찾아 갑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들이 살아감에, 살아갈수 밖에 없는 , 삶이 계속 되어야 하는 이유였겠지요.
 

 

 

 

지독히 흥미롭지도, 않은 이야기 임에도,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시선을 뗄수 없을 정도로, 강한 몰입을 하며 보았던 것 같습니다.(그래서 영화가 끝난후, 꽤나 두통이 심하게 찾아왔습니다) 너무 사소한 , 너무 당연한  '감각' 이였기에,  소중함을 몰랐던 것이겠지요, 신체의 모든 감각들을 잃어 버린다는것이 이토록 두렵고, 공포스러움을 느끼게 할 줄을 몰랐습니다. 신체의 감각 뿐 아니라, 감정의 감각들 조차 모두 사라져 버린 인류는 과연 우리가 숨을 쉬며 살아있다고 할수 있을지도요! 무섭습니다. 당연함을 소중함으로 인식하지 못한채,  당연히 누릴 권리라 치부해 버렸으니 말입니다.  인간이란 가지지 못함에, 더욱 간절히 원하듯 사랑도 그렇습니다. 점점 무감각해질수록 서로를 더없이 원하게 되는 것처럼!

 

이렇듯, 인류의 삶은 계속 되겠지요. 우리는 늘 급변하는 세상에, 그리고 처해진 현실에 적응해 나가는 동물일 뿐입니다. 새삼, 누릴수 있는 그 '당연함'에 고마움과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비록 영화 속 이야기일 뿐이지만, 단순히 영화일 뿐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제게 다가온 <퍼펙트 센스>에 대한 임펙트는 꽤나 강하네요.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그리고 계속 영화속 이야기들과 장면들이 마음을 갑갑하게 조여 오는듯, 후유증이 꽤나 심했습니다. 단순히 로맨스 영화라 단정하기에는 , 또한 한편의 인류를 다룬 영화라고 치부하기에도 , 두 가지 소재는 뚜렷한 의미를 띄고 있습니다. 아마, 이 영화를 보신분들이라면 공감할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당연히 누리고 있는  , 그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망각 하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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