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 - Guzaaris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리뷰 ::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제가 자주 이용하는 상암CGV에서 <청원>시사회를 한다해서 신청했습니다. 영화 '세얼간이' 이후, 오랫만에 보는 인도 영화이기도 했고, 세얼간이를 본 제게는 인도영화가 낯설지도 않았지만, 꽤나 흥미롭고 기대이상으로 즐겁게 보았던 터라 이번 <청원> 시사회에도 조금은 기대를 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네영카(http://cafe.naver.com/movie02)' 의 초대로 , 덕분에 좋은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네요. 포스터가 왠지 뮤지컬을 연상케 하기도 했지만, 인도영화 <블랙>을 잇는 감동 스토리라는 문구가 더욱 눈에 띄기도 했지요, 블랙은 루즈한듯 평범한  앞이 보이지 않는 한 소녀의 삶의 내면을 잘 그려낸 영화였습니다. 꽤나 Ending 이 제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 <청원>에서는 전신마비인 마술사 '이튼'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4년전 마술 공연중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이튼은 그 이후 단 한순간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곁에는 늘 이튼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12년간 그를 보살피고 간호해 주는 간호사 '소피아'가 있지요, 대저택에서 남 부러울것 없이 지내는 이튼은 전신마비 이후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이 되어주는 라디오 DJ로 또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좌절이나 고통은 찾아볼수 없었지요.그의 라디오를 듣는 청취자들은 모두 그를 통해 희망을 얻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그는 자신의 변호사 친구를 통해 자신의 안락사를 '청원' 하게 되지요 


 

그는 왜 갑자기 자신의 안락사를 법원에 청원을 하게 된 것일까요? 이야기는 이렇듯 이튼의 안락사 청원을 시작으로 그의 내면속 이야기와, 자신의 화려했던 마술사 최고의 명예인 '멀린'의 위치에 올라있던 삶을 , 현재와 과거의 반복 속에 보여줌으로써 , 이튼의 전신마비 이후 고통스러운 현재의 심리와 그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가 갑작스런 안락사 청원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왜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 하는가, 단지 자유롭게 움직일수 없는 몸 때문인것일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요, 그런 생각은 어쩌면 저처럼 평범한 정상인들에게는 받아 들이기 힘든 , 이해 불가능한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그에게 있어 그런 몸의 장애가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수 없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어쩌면 '최고의 자리'에 있던 삶을 살던 이튼과 같은 사람에게 갑작스런 이런 사고는 한순간 그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습니다. 그 사고로 인한 전신마비는 그에게 삶의 모든 희망을 완전히 앗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평범한 삶이 아닌 '최고'였기에 더욱 더 좌절감이 컸을지도요, 숨을 쉬고 있지만, 그리고 그렇게 살아있지만, 아무것도 할수없는 자신의 몸은 그에게 지옥과 같은 삶이 였을 것입니다. 숨이 막히는 감옥 속에 갇힌채 답답함과 괴로움을 흠씬 안고서 14년이란 세월을 견뎌 왔을테지요.
 

 

이튼으로 인해 삶의 희망과 용기를 얻었던 청취자들과 팬들은 그의 안락사에 대해 모두 반대를 하지요,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튼'의 삶의 고통을 알지 못합니다. 오롯이 생명의 존귀함만을 내세웠을 뿐이지요, 그래서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튼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다가도 , 다른 한편으로는 삶을 포기하려는 그를 이해할수도 없을 뿐입니다. 또 하나, 과연 누가있어 이튼의 삶과 죽음에 있어 결정하고 판단하는데 권한이 있고 권리가 있을까요? 오롯이 자신의 인생이고 삶일 뿐인데, 누군가에 의해 그 삶과 죽음이 결정지어진다는 것 자체에 잠시 실소가 나오기도 합니다.

 

영화 <청원>은 이렇게 짐짓 무거운 소재인 '안락사'의 논쟁을 중심으로 흐르지만, 오히려 인도 특유의 음악, 춤, 즐거움이 조화롭게 섞여 보는 관객들에게도 , 무게가 느껴지는 짓누름이 아닌 , 편안함을 주는 오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마술이라는 환상적인 볼거리와, 웃음 포인트 또한 적절히 녹아 들어 있지요. 하지만 , 왠지 그것들이 완전히 조화롭게 이루어져 잘 버부려진 느낌이 들진 않았습니다. 아직 인도영화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함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상황에 맞지않은 음악 삽입이라든지, 익숙하게 느껴지지 않는 그들의 조금은 부자연스러운듯한 연기라든지 말이지요, 제게는 관람하는 내내 걸림돌처럼 불편함을 안겨 주었습니다.

 

완전히 이튼의 고통을 이해하기에는 , 그리고 안락사 청원을 도와주는 변호사 친구의 입장 또한 그녀의 입장을 , 그리고 생각을 이해 하기에는 부족했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튼이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부르던 "What A Wonderful World"를 들을 때는 정말 표현 할수 없을 만큼 묘하게 가슴 아림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전반적으로 참 훌륭한 영화임에도 ,저는 영화 속에서 전달하는 감동, 고통, 슬픔, 행복, 희망 등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모두 내 것으로 만들지는 못함이 못내 아쉽게 느껴질 뿐입니다.하지만 왠지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시한번 Replay 해보고 싶어지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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