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도서관
조란 지브코비치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제목만으로도 어떠한 이야기를 담아내었을지 짐작이 가는 얇은 책 한권이 도착했네요, 채 200 페이지가 되지 않으니 말입니다. 환상 도서관이라... 사실 저에게 도서관이란 대학시절 까지만해도 모든 공부벌레들이 옹기종기 모여 공부 하는 것이라는 의미에 지나치지 않았네요. 아마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지 않을까요? 이른 새벽, 혹은 늦은 시간까지 등 하나에 모든 정신을 집중하며 무언가에 열중 하는 모습이요. 저에게는 도서관이란 그런 존재였습니다. 초, 중교 시절에는 괜시리 집근처 도서관에 다니는 친구들이나  언니, 오빠 들이 부러웠지요, 공부도 안하면서 엄마에게 나도 도서관 보내달라고 졸라댔으니 말입니다. 그 칸막이 쳐진 작은 책상, 조용하고, 음침한(?)한 느낌, 그리고 나만의 공간이 생긴듯해 마냥 좋은 기분, 단지 이런 것들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은 도서관이란 개념이 많이 달라진듯 하기도 하네요. 꼭 공부만이 목적이 아닌, 다양한 체험과 정보, 그리고 활용도가 다른 각양각색의 도서관들이 많이 생기는듯 합니다. 저에게 요즘 도서관을 책을 마음껏 읽을수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하게 인식 되었어요. 한동안 회사 근처 국립 도서관에서 무료료 책을 대여해 읽는 재미에 폭 빠져 즐겨 이용 했었는데, 요즘은 집에도 많은 책들을 소장하고 있으니 점점 이용횟수가 줄어들었네요. 아, 이젠 책 욕심은 그만 부릴 때가 된듯 합니다.

 

이번 <환상 도서관>은 6편의 이야기가 실려있습니다. 그리고 6개의 환상적인 도서관이 등장하지요, 내가 미래에 집필할 책도 볼 수 있는 <가상 도서관>, 집 안을 하드커버 책으로 채워 버린 남자 이야기 <집안 도서관>, 지구상에 존재해 온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야간 도서관>, 영원히 책을 읽어야 하는 형벌이 기다리는 지옥의 이야기 <지옥 도서관>, 펼칠 때마다 새로운 책이 나오는 요상한 책 이야기 <초소형 도서관>, 하드커버 책만 소장하는 마니아의 아무리해도 죽지 않는 페이퍼백 책과의 혈투를 그린 <위대한 도서관> (교보문고 제공) 이라는 것처럼 왠지 꿈속에서나 만날수 있을 듯한 이야기들이 이 얇은 책 속에 담겨 있답니다. 사실 제목은 도서관인데,  왜 오롯이 책에 관한 이야기로 이 6편의 도서관들의 스토리를 모두 채웠는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실 도서관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진건 당연코 책이 일순위 겠지요, 하지만 책 이외에도 여러가지 다른 이야기를 담을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혼자만의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어요.

 

이 판타지 요소가 듬뿍 담긴 책 한권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몽상적인, 그리고 말 그대로 환상적인 판타지 소설 <환상 도서관>의 이야기에 많이 동요 되지 못하는듯 하네요. 'World Fantasy Award 대상 수상작' 이라는 띠지에 적힌 글귀에서도, 언론들의 극찬의 평에서도, 저에게는 평범한 책 한권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네, 맞아요! 분명히 작가 '조란 지브코비치'의 이번 소설은 정말 뛰어난 상상력과, 기발한 발상으로 도서관에 대한 환상을 써내려 갔습니다. 또한 그의  뛰어난 이야기 속에는 단지 기발함과 상상력만이 아닌 책에 대한 또다른 의미를 판타지 짙은 스토리로  독자들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의 생각 뿐인지는 모르지만,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그냥 그의 독창적이고 환상적인 한권의 소설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네요.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저는 이상하게 꼭 꿈 속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니면 제가 꿈을 꾼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들더라고요. (읽으신 분들은 어떠셨나요?) 우리가 꾸는 꿈 역시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잖아요! 그런 느낌이였어요, 구름을 타고 둥둥 흘러가는 느낌이랄까? 누군가의 꿈속에 들어가 엿보는 느낌? 여튼 낯설지 않은 익숙한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분명 처음 읽는 이야기 임에도 말입니다. 아마 '환상' 과 '꿈'이라는 단어가 비슷한 의미를 지닌 이유도 있을수 있을것 같네요. 여튼! 막상 이 책을 읽은후 평점을 주려하니,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읽은 이번 소설은 개인적으로 감탄스럽거나, 놀랍거나 , 그런 느낌이 전혀 생기지 않았거든요, 뭐 제가 판타지 소설을 많이 즐겨 보지도 , 그렇다고 아예 안 읽는것도 아닌 딱 중심에 서있지만, 판타지 소설도 참 다양한 장르가 있는 것처럼, 저의 취향에 맞는 판타지 소설은 아니였던거 같아요.  아마 그런 이유에서 이번 소설은 저에게는 소유하고 싶은 신발을 맞지 않는 제 발에 억지로 맞춰 신으려는 것처럼 불편하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이번 <환상 도서관>에 대한 다른 독자분들의 평이  꽤 좋은 걸 보니 저는 이 소설을 가슴으로 읽지 않고 눈으로 읽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어쨌든간에 제 생각과 느낌을 거짓으로 끄적일수는 없는 거잖아요! (웃음) 그래도 저 또한  환상적인 도서관들을 만나볼수 있어서 저도 나름 즐거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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