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싸라비아 - 힘을 복돋아주는 주문
박광수 글.사진 / 예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박광수님은 이미 많은 분들에게 그리고 그의 담백하고 진솔한 공감가는 이야기에 꽤 알려진 분이라고 생각한답니다. 하지만 저는 박광수님의 에세이를 한번도 접해보지 않았었어요, 딱히 읽고 싶다는 생각도, 그의 이야기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그의 에세이 집이 저의 손에 처음으로 쥐어 졌습니다. 바로 <악마의 백과사전> 이라는 에세이 집이였지요, 아마 일년여전 딱 이맘때쯤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사실 왠지 광수생각으로 유명한 분이라, 아기자기한 귀여운 캐릭터만큼 조금은 유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렇게 별 감흥없이, 관심없이 , 무심히 읽어나가기 시작한 <악마의 백과사전>은 저에게 꽤 신선하고 마음으로 와닿는, 그리고 공감가는 글귀들이 많았답니다. 이제야 왜 박광수님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었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그때의 느낌이 고스란히 마음속에 남아있었던 찰나, 박광수님의 새로운 에세이 집이 출간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만큼 저의 기대치도 한껏 부풀어 있었지요, 하지만 저의 기대가 컸던건지, 아니면 나의 생각들과 감성들이 조금은 달라진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년전 그날의 감성들이 잔뜩 묻어 나오지는 못하는듯 하네요. 이번 <앗싸라비아>에서 말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서러움, 삶의 버거움, 가족에 대한 사랑, 희망들이 고스란히 담긴 그림과 글을 통해 함께 하는 이들의 소중함과 이 세상이 살 만한 곳임을 일깨워준다는 책 소개 만큼은 아니였던것 같네요.

 

 

이번 에세이에서는 이제 마흔이 넘은 자신의 인생에 조금더 포커스를 맞추었다고 합니다. 이번 이야기를 뒤적이다보니,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많은 사진을 담으셨어요. 이탈리아, 프랑스,필리핀, 일본, 중국 등 다양한 곳에서 그의 시선으로만 오롯이 느껴지는 사진들을 잔뜩 추억삼아 담아놓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여행의 흔적들과 함께, 짧막한 단상, 또는 좋은글, 문구 등을 함께 남겨놓았어요. 하지만 무언가 감흥하며 오롯이 책속, 사진들과 글귀들에 공감하기에는 부족한 느낌? 어쩌면 조금은 불편한 느낌이랄까요? 물과 기름처럼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하며 서로 밀어내는 느낌이 많이 들기도 해요, 사진들에 완벽히 만족하지도, 그렇다고 광수님의 글귀에 고스란히 녹아들기도 , 어느쪽에도 줄을 서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게 되는군요.

 

무언가 잔뜩 어둡고 외로워 보이는 사진들로 꽉 채워진 느낌이 들어, 책 제목처럼 <앗싸라비아> 라고 외치기에는 기운이 샘솟지 못하는 듯 하기도 합니다. 그의 짧은 단상들과 여러 생각들, 스치는 추억들이 어쩌면 오롯이 광수님의 것이 아니였을까요? 아니면 제가 광수님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지 못해서일까요? 저는 이번 에세이집을 접하면서 글의 일부분, 또는 생각의 일부분만(중간만) 톡! 잘라서 적어놓은 느낌에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이게 무슨말이지?' 라며 ... 말이지요.

 

 

책 분야에서 에세이가 독자들에게 호응을 얻는다는건, 어찌 생각해보면 어려울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자신의 생각, 느낌뿐 아니라 그것들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호응을 얻고 공감을 얻어내야 하는거니까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광수님의 에세이는 그동안 꽤 많은 호응과 관심과 사랑을 받은건 사실입니다. 그만큼 많은 독자들로부터 대중적인 어쩌면 독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공유할수있는 글귀들로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 감싸주기도 하고, 토닥여주기도 하며 , 희노애락을 함께 했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번 에세이를 접한 저는 뭐 그렇습니다. 저에게 조금 힘이되어 주어주는 책이였으면  생각했고, 그렇지 않더라도 많이 공감할수 있는 글이 였으면 생각했어요. 꼭 힘이 되어주지 않더라도 나와 같은 생각, 나와같은 마음의 사람들이 이 세상에도 많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힘을 낼수 있을것 같았거든요. 그게 어쩌면 저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생각일수도 있겠네요. 그런 마인드로 이 책을 접하다 보니 저와 다른 생각과, 관념들로 인해 읽는내내 괴리감에 빠져 들었으니 말입니다. 어떤 마음과 생각을 가지고 이번 광수님의 에세이 집을 접하느냐에 따라 , 또는 연령층에 따라 꽤 호불호가 강한 에세이 집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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