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의 비밀스러운 삶
아틀레 네스 지음, 박진희 옮김 / 비채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결국 이 책 역시 내 손에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겨우 책 한권을 끝내고도 이 책에 관해 리뷰를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함이 밀려와 선뜻 리뷰를 작성하질 못하고 몇번을 서성이다가 힘겹게 마음을 다잡고 리뷰를 쓰기로 마음 먹었다. 어떻게 써야할지,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아무런 준비도 아무런 생각도 없는 지금,포스팅이 무사히 마무리 될지도 미지수이다. 우선은 최선을 다해 볼 수밖에.솔직히 수학이라하면 단어만 들어도 두통과 미간에는 川자가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단어이다.나뿐 아니라 대부분 수학에 부담을 갖거나 거부감이 드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그렇다고 이 책이 어려운 함수,수학,수식의 복잡한 이야기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가끔 나오는 함수와 수식에 조금은 당황스럽고 고개를 갸웃갸웃하며 머리 위로 잔뜩 물음표를 그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깊게 파고들어가지 않으니 가볍게 넘겨 읽도록 한다.
 

이야기는 딸이 아버지(후세)의 실종신고를 하게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컴퓨터 파일 하나를 보게되는데 그 파일은 아버지(후세)가 일기를 기록해두었던 하나의 파일 문서였다. 이야기는 이렇게 후세(화자)의 일기를 토대로 진행된다. 모든 스토리의 시작과 끝은 이 일기가 바탕이 되어 전개되는데 마흔세살인 중년인 후세는 수학교수로써,소수(소수 [素數, prime number] - 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누어지는 1보다 큰 양의 정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아내와 두 아이의 아버지였다. 평범하고, 늘 부족함없이 생활하던 가정의 가장이라 생각하며 지내던 그는 19세기 역사적 천재 수학자인 베른하르트 리만의 평전을 쓰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처럼 소수를 공식으로 증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소수는 모든 규칙을 벗어나 안전한 보호막 속에 있기 때문에 연구 가치가 있다.나는 이렇게 수와 관련된 주제를 좋아하여 자주 화제로 삼는 편이다. 그러나 내 강의시간에 이런 수에 관한 이야기는 뛰어난 몇몇 학생을 제외하고는 의식과 야심이 있는 학생들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한다. 나는 도대체 그 이유를 모르겠다. (14쪽)

 

리만의 가설은 두 세기가 지나도록 풀지못한 최대의 난제로 남아있다. 그런 리만의 가설은 처음부터 순조롭게 풀리는듯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기록에 대해 부족한 자신의 형편없는 글쓰는 재주에 결국 작문을 배우기 위해 작문교실에 등록하고 강의를 듣는다, 그러던 중 우연히 그곳에서 독일강사'잉빌드'라는 여인을 알게되고 그녀에게 조금씩 호감과 사랑을 느끼면서 자신이 생각했던 지극히 평범한 자신의 가정에서도 조금씩 불화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후세는 리만의 평전을 준비하기 위해 잉빌드와 함께 리만의 삶을 쫓아 여행을 하고 필요한 자료를 찾아 간다. 잉빌드는 리만의 자료를 수집하는데 후세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그녀도 어쩌면 자신의 이런 불미스러운 만남에 자신의 가족에게 큰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듯 하지만, 두 사람은 자신들의 마음이 이끄는대로 농도깊은 사랑을 나눈다.

 

이 소설의 이야기는 책 제목처럼 리만의 이야기로 잔뜩 채워지지 않았을까 했지만, 어쩌면 이 책을 쓴 아틀레 네스는 독자들로 하여금 부담과 거부감, 읽는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리만의 평전을 집필하는 후세로 하여금 그의 일상의 이야기를 적절히 섞음으로써 두 인물의 삶이 자연스럽게 섞여 조화를 이룬다. 주인공 후세 역시 수학교수라는 설정과, 목사의 아들이라는 점, 그리고 결혼 후의 진정한 사랑을 만나는 설정등을 보면서 비슷한 공통점은 수학교수(후세)가 리만의 평전을 집필하게 되는 동기나 그의 삶이 꽤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나가는것 같다. 후세는 자신이 잉빌드와의 은밀한 사랑을 나누면서 자신의 아내 과 아이들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감정 묘사가 꽤 세세하게 표현되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리만의 이야기에 빠져있던 그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천재 수학자 리만처럼 그 역시 그렇게 비밀스럽게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린 것일까?

 

이야기 속에는 리만 외에도 가우스, 베버 .... 등의 역사속 인물 수학자들의 이야기들도 등장한다. 하지만 나에겐 모두 생소할 뿐, 그들이 누구인지 문외한 나에게는 그냥 어렵고, 지끈거리고, 울렁거리는 수학에 뛰어났던 인물들이 였다는 것에만 지례짐작 할뿐이다. 관심없던 수학자 리만의 이야기였지만, 후세 역시 '소수'처럼 작고 미미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리만의 삶을 쫓아 평전을 집필하면서 그런 자신의 소극적이고 늘 존재감 없는 자신의 삶을 어쩌면 깨달았을지도 모르겠다. 후세의 시선을 통해, 그리고 그의 생각을 통해 리만의 이야기를 읽었지만, 이것이 진실이든 가설이든, 후세와 리만의 삶을 잠깐 엿볼수 있었던 것 같다. 비록 여전히 나에게 수학은 어렵고 난해한 과목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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